'간혹 아기 이가 나오면서부터 부서진다고 치과를 방문하는 엄마들이 있다.사실 대부분은 충치로 인해 치아가 깨져나가는 현상인데 이를 말해주면 당황하는 엄마들이 많다. 이제 겨우 아장아장 걷기 시작하는 두 돌이 채 안 된 아기에게 신경치료까지 요하는 상황이 되면 엄마도 의사도 안타깝다. 이처럼 유아기에 생기는 대표적인 충치로 우유병 우식증이 있다. 우유병 우식증은 입안에 모유 분유 우유나 주스 등을 오래 물고 있는 아기에게 생기는 심한 충치로 진행속도가 빠르다. 아기를 재우기 위해 밤중 수유를 하거나 젖병을 물린 채로 재우는 것이 이
아이들은 30분마다 우루루 몰려 나간다.왜 나가니? ‘구름빵 만들러요’구름빵? 잘 만들어. 불조심하고.‘구름빵이 뭔지 아세요?’나도 젊었을 때가 있었거든.구름을 만들고 도너츠 만들며 서로 묘기 자랑하던 시절 우리도 그런 시절을 보냈다.아이들이 눈을 동그랗게 뜬다. 난 언제나 어른이었는 줄 아나 보지. 하긴 엄마는 태어날 때부터 엄마였는 줄 알았다는 말이 있듯이 나에게도 거쳐 온 세월이 있다는 것이 이 아이들에겐 신기한 모양이다. 우리 막내 정후 역시 아빠의 흰머리를 보며 “내가 아빠를 처음 봤을 때부터 머리가 하옜어 난 멋 부리는
지난 며칠은 창문을 너머 방 안까지 퍼지던 아까시나무 향으로 온누리가 숨쉬는 공기에 선물이 더해진 듯했습니다. 오월의 옛추억들과 함께하던 이 향기가 작년 기억들 속에는 없네요. 이맘때쯤 우리가 있던 깊은 산 속에서는 아까시나무를 만나기 어려웠으니까요. 석가탄신일에 우리 가족은 먼 기차여행길에 올랐습니다. 도착지는 민둥산역으로 이름이 바뀐 증산역입니다. 주말이면 아이 아빠의 일정을 꽉 채우던 길입니다. 지루함과 걱정과 설렘이 담겼을 길이기도 합니다. 아이 아빠는 왕복 12~13시간을 지하철 기차 버스에서 보냈습니다. 세 식구를 산 속
'날씨가 점점 더워지고 있다. 벌써 여름이 온 듯하다. 요즘처럼 더울 때에는 유행성 각결막염에 유의해야 한다.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눈병은 대부분 유행성 각결막염으로 아데노바이러스에 의해 눈에 발생하는 안과질환이다. 갑자기 눈이 충혈되고 눈물을 많이 흘리며 이물감이 증가하고 눈이 부시며 아침에 자고 일어나면 눈꼽이 심하게 생겨서 눈을 잘 뜰 수가 없게 된다. 통상 감염 후 약 2-3주간 증상이 나타난다. 쳐다보는 것으로 옮기지는 않지만 직접적인 접촉에 의해 눈으로 전염될 수 있다. 첫 7-10일간은 약을 써도 증상이 더 심해지고
인상이 찌그러지고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그러던 어느 날 경찰차가 왔다 가고 경찰들이 순찰을 돌기 시작했다. '어? 그래도 이건 아니지.' 경찰들과 아이들이 숨바꼭질을 하고 있다고 느낄 때 난 아이들에게 말을 걸었다. "갈 곳이 없니?"여자아이들이 합창을 한다"네.""그럼 도서관으로 와라.""그래도 돼요?""선생님들과 의논해서 연락할게."아이들은 나에게 언제부터 가도 되냐고 몇 번을 물었다."그래 7월 22일부터 매주 수요일 오후6시부터 9시까지 있어보자."처음에 별 생각 없이 한 제안이었다. 그냥 도서관에서 쉬라고 갈 곳이 없으면
계절을 알 수 없는 요즘 어떤 하루를 보내고 계시는지 궁금합니다. 아이들의 웃음 날리듯 떨어지는 벚꽃이 눈꽃이 되기도 하고 눈물이 되기도 하는 사월이었던 것 같아요.얼마 전 보이는 곳마다 풍경이던 어느 주말 우리 네 식구는 춘천에 사는 동생네로 놀러 갔습니다. 첫애는 떠나기 며칠 전부터 손을 꼽으며 설레는 마음을 숨길 줄 몰랐지요. 덕분에 저도 아이 아빠도 마음이 좀 떠있었어요. 둘째 태어나기 전에는 자주 여행 가듯 놀러 갔는데 일 년 넘게 못 갔으니 그럴 수밖에요. 드디어 기차를 타고 예매한 자리를 찾아 앉았습니다. 마주 보게 의
그래서 더 천천히 시간이 간 듯한 느낌이 듭니다. 며칠 전 허리를 갑작스레 다치고 얼마간 허리를 못 쓰게 되자 봄은 오고 있는데 저는 다시 겨울로 돌아가는 듯한 느낌이 들어 우울하기도 했습니다. 걷기도 힘든 허리로 아이들을 돌보기는 어려워서 지난해 봄처럼 엄마의 도움을 다시 받으며 며칠을 보냈어요. 그래도 밤은 제가 돌봐야 하기에 안을 수도 업을 수도 없는 몸으로 아이에게 두 달 전 끊은 젖을 다시 물렸습니다. 빈 젖이라도 빨려야 잘 수 있고 가려워할 때 달랠 수 있었으니까요. 다시 찾은 엄마의 젖을 아이는 너무나 반겨 하루 종일
기억하고 싶지 않은 것이겠죠. 쓰나미 같은 아토피로 식구들 모두 아토피에 끌려가고 있었으니까요. 둘째 아이 아토피가 극도로 심해진 상황에서 저는 두 아이를 키우는 것이 참 버거웠습니다. 결국 친정 엄마께서 하시던 일을 접고 우리와 함께 있어 주기로 하셨죠. 하루 온종일 아이를 안고 지내는 저에겐 밥 먹는 시간과 화장실 가는 시간 내기도 힘겨웠습니다. ▲ 아토피로 고생하는 아이는 웃음도 줄어들고 먹는 것도 시원찮고 몸무게가 주는 일도 나타났습니다. © 김지혜목을 가누게 된 이후로 아이의 성장 단계는 멈춰버린 것 같았어요. 엎
밤새 안녕히 주무셨어요? 평범해 보이는 이 말이 누군가에게는 일상이 될 수 없음을 저는 조금씩 알게 되었어요. 경험한 만큼만 느낄 수 있다는 것도 깨닫게 되었구요. 안녕하지 못했던 지난해가 가고 이렇게 새해에 선생님께 비로소 편지를 띄울 수 있다는 사실이 제겐 기적과도 같은 일입니다. 삶이란 정말 한 치 앞도 알 수 없지만 참으로 숭고한 것임을 묵묵히 끄덕이게 됩니다. 지난달 저는 알 수 없는 불안감과 두려움에 한없이 작아졌어요. 지난해 새달의 시작이 우리 가족에겐 끝날 것 같지 않은 고통의 시작이었으니까요. 선생님을 처음 뵈었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