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세계행복보고서라는 보고서가 발간된다. 3월 20일이 ‘세계 행복의 날’인데, 그 날을 앞두고 발간되는 것이다. 이 보고서에서는 세계 여러나라들의 행복도를 비교해서 순위를 발표한다. 올해는 146개국을 대상으로 비교를 했는데, 대한민국의 행복도는 59위를 차지했다. 작년에는 62위였으니, 조금 순위가 올랐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경제 수준 등을 감안하면 매우 낮은 순위이다. 필리핀(60위), 중국(72위)보다는 높지만, 대만(26위), 일본(54위)보다 낮다. 이런 결과가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다. 대한민국이 경제수준에 비해 행복하
구산근린공원 경계에 안겨서 정면으로는 아파트단지를 바라보는 은평 대영학교는 1981년에 세워진 우리 동네 특수학교다. 당시에는 시내 외곽 외딴 산에 있는 학교였지만 지금은 도심 가운데 우뚝 솟은 동네 학교가 되었다. 1995년 11월 일원동 수서 3단지 주민들이 도로 점거를 하며 극심 반대했던 밀알학교나 주민들에게 스포츠센터 개방을 약속하고 겨우 문을 열었던 국립 우진학교의 정문 입구를 찾아 헤매는 것과는 달리 은평대영학교의 입구는 정면으로 바로 보인다. 마치 동네 아이들, 필요하면 모두 환영한다는 듯이.물론 패쇄적이고 권위적인 학
최근 몇 달간 뉴스만 틀면 선거, 코로나 이야기로 들썩였다. 일정 기간 동안은 올림픽, 화재, 전쟁 등이 가미되었다. 선거에서도 정치인의 여자들과 올림픽 여자선수, 여성가족부가 문제라 했다. 그 문제의식도 다양했다. “여자는 이래서 안 된다, 여자는 정치하면 안 된다”에서 시작해 어떤 이의 어떤 오류, 잘못이 그쪽 계통 모든 이의 문제로 취급된다. 드라마 ‘소년심판’에는 ‘소년범을 혐오한다’고 말하는 까칠한 판사가 등장한다. 나는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내 기준에서 판사의 그 말에 적잖게 당황했다. 처음부터 그렇게
올해 6월 1일에는 지방선거가 치러진다. 그런데 온통 대통령 선거에 관심이 쏠려 있다 보니 지방선거에 대한 관심은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다. 더욱 심각한 것은 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는데, 지방의원 선거구 획정조차도 안 되어 있다는 것이다. 광역의원 선거구와 기초의원 정수를 확정해야 하는 국회가 직무유기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역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대통령 선거 못지않게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것이 지방선거다. 싫든 좋든 사람들은 자기 지역의 공기와 물을 마시고, 숲과 하천을 걷고, 지역의 어린이집·유치원, 학교·복지시설·
1990년대 출퇴근 서울 지하철은 지옥철이었다. 입구에서 사람들을 밀어 넣는 사람이 필요했고 잦은 지연 출발과 결행으로 원성이 높았다. 1996년 2월 4일에는 철도청 운수 국장실로 전철폭파 협박 전화까지 있었다. 열악한 지하철로 지각을 많이 했다는 것이었다.1994년 6월 23일 새벽 3시, 일부 철도 노조 농성을 경찰이 강제 진압하자 서울과 부산지하철 노조 등 궤도 3사가 최초의 공동파업에 돌입하여 전국 교통대란이 일자 시민들의 비난은 극에 달했다. 개찰구 앞 사무실은 유리창이 박살나고 파업은 용납이 안 된다며 북한 오판론까지
학대 관련해서 이야기하던 그는 순간 말을 멈추었다. 그리고 학대관련해서 줄줄이 나열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맞아서 머리가 찢어지는 일은 다반사였고 몽둥이로 개잡듯이 때린다는 말을 하던 참이었다. 1월 25일 방영된 MBC PD수첩에서는 구체적인 학대사실이 보도됐다. 모두 벌칙이란 이름으로 행해졌다. 꿈나무마을 출신 30여 명이 일관된 증언이 이어졌다. 함께 지내는 친구와 얘기하면 안 되는 ‘투명인간’부터 밥을 늦게 먹는다고 먹던 밥을 모조리 비벼 먹이고 먹다 토하면 그것까지 다시 섞어서 먹게 했다는 증언이 이어졌다. 매를 맞는 일은
이준석 국민의힘 당 대표 공약 중 하나인 공직후보자 적격성 교육 영상이 최근 공개됐다. 편에서 이 대표는 당원 및 공직후보자들 대상으로 기후위기 대응 참여를 독려했다. 따릉이와 전기차를 적극 이용 중인 당 대표의 소신이 비쳤다. “미래세대를 위한 합리적인 에너지믹스(energy mix)에 바탕을 둔 탄소중립 에너지전환 30년 계획”을 공약으로 내건 제1야당다운 강령이었다.이런 국민의 힘에 기후위기 인식 수준에 적색경보(code red)가 켜졌다. 설 연휴 직후 열린 대선후보 4자 TV 토론에서 윤석열 대통령 후
작년 6월, 은평구 새내기 1인 가구 주민이 되었습니다. 구산동 언덕길 끝자락에 있어 서오릉도 가깝습니다. 맑은 날 북동향 17층에서 족두리봉을 시작으로 향로봉까지 북한산 자락 응봉능선 전부가 손에 잡힐 정도지요. 좁디좁은 복층 원룸 사무실 건물에서 몇 번의 화재를 겪고 나니 나름 호젓하고 안전한 곳을 찾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부모님 집에서 초등학교 그림일기, 개근상 한 장까지 모두 안겨 받아 홀로 구산동 아파트로 급하게 이사를 왔죠.단체 사무실로 같이 쓰기 위해 입구 쪽 작은 방 2개를 하나로 텄습니다. 더 좋은 아파트 대단지도
정부가 2021년 12월 13일부터 새로운 방역패스 지침을 시행함에 따라, 소상공인들은 새로운 국면의 위기를 겪고 있다. 한 주간의 계도기간을 거쳐 2021. 12. 13. 시행된 방역패스 지침은 사업주들에게 손님들의 방역패스 유무를 직접 확인할 의무를 부여하는 것을 골조로 하고, 방역패스 위반 사항이 적발되었을 때 사업주와 손님 모두에게 과태료 등 제재를 가할 수 있다는 것을 주된 내용으로 한다. 그러나 이러한 방역패스 위반에 따라 부가되는 각종 제재들이 형평성 위반 및 과잉금지원칙 위반이 아닌가 하는 논의가 법조계를 비롯한 시민
2021년을 마무리하는 8대 은평구의회는 아주 나쁜 선례를 남기며 막을 내렸다. 예정된 구정질문 대신 명분 없는 서면질문으로 바뀌는 데 10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당연히 참석해야 할 김미경 은평구청장은 본회의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썰물처럼 의원들이 빠져나간 회의장에는 허탈한 탄식소리만 맴돌았다. 14일 한 의원의 코로나 19 확진은 의회를 잠시 멈춰 세웠다. 전날 본회의장에 모였던 이들은 이른 아침부터 코로나 19 검사를 진행했고 당일 저녁 모두 음성판정을 받았다. 이 상황을 이해 못할 시민은 없다. 당연한 조치였고 발 빠
지금처럼 무더위와 코로나가 겹쳐 있는 상황에서 일이 늦게 끝나 밤 10시 반이 넘어 전철에서 내려 집에 가는 버스를 기다리면서 버스가 혹시 일찍 운행 종료되었을까 싶어 마음 졸인다. 언덕을 올라 집에 가면 집에 같이 사는 개들을 데리고 산책을 하고 들어온다.성인 여자인 나는 개들과 산책할 때 개들이 크다는 것이 든든하다. 누군가들은 큰 개를 보고 긴장할 수 있는데 나는 그 개들과 함께해서 안도감을 느낀다. 몇 년 전에는 전철역에서 귀가안심서비스를 하는 여성들을 보며, 나를 데려다주면 이 분들은 그 길을 안심하고 다시 돌아갈 수 있을
‘함께’와 ‘갑질’. 요즘 우리사회에서 많이 사용되는 말이다. 함께는 더불어라는 뜻이고 갑질은 우월적 지위를 바탕으로 한 폭언, 폭행, 부당한 지시 등을 뜻한다. 우리가 서로를 배려하는 생각이 늘어날 때 갑질은 줄어들고 우리가 사회의 한 구성원이라는 공동체 의식은 더 늘어날 것이다. 오늘 나누고 싶은 이야기는 아파트 경비 노동자에 관한 것이다. 경비 노동자는 늘 우리 옆에서 주민들의 안전을 지켜주고 주민편의를 위해 고생하고 있다. 2014년 10월 인격 모독과 무시를 견디지 못해 스스로의 몸에 불을 붙였던 강남구 압구정동 신현대아파
연일 언론보도를 통해 투기광풍 기사가 쏟아지고 있다. 이 기사의 대부분은 부동산과 주식 등 자산투기에 집중되고 있다. 그러나 왜 이런 투기가 일어나는지에 대한 설명 중 ‘초저금리로 인해 유동자금이 넘쳐난다’ 이외에는 별다른 이유를 찾아보기 힘들다. 거대한 투기자본이나 대기업의 투기가 투기광풍을 조장하는 가장 결정적 이유겠지만 이른바 ‘개미투자자’, ‘내 집 마련’ 등으로 표현되는 서민들은 왜 투기에 몰입하는가.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결정적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소득 감소 때문이다. 감소하는 소득을 메우기 위한 방법으로 폭등하는 자산
우리나라는 매년 2천명이 넘는 보호종료아동이 생기고 있습니다 가정 내 학대, 친부모로부터의 유기, 부모의 이혼, 부모의 동시사망 등 불우한 사유로 국가의 보호대상이 된 이들은 법령에 따라 시설 등에서 양육되다 만 18세가 되면 아동양육시설 등에서 퇴소하여 자립해야 합니다.보호종료아동의 사정은 잘 알려지지 않다 최근 언론 보도 등을 통해 이들의 삶이 조명된 뒤, 관련 보고서 및 언론 취재 등이 이어졌고 정부는 자립지원을 위한 여러 제도들을 마련하고 확대 하였습니다. 그러나 퇴소를 앞둔 17세 고교생의 투신자살, 보호종료 이후 주거불안
민주주의 근간 이루는 언론자유, 더 이상 침해되어선 안 돼사건의 시작은 ‘강남에 살고 있는 부구청장을 모시러 새벽마다 공무원이 가는 건 과잉의전’이라는 보도였다. 관용차량 사용일지를 모니터링하다 담당 운전원이 부구청장의 출퇴근을 위해 새벽 5시 30분에 은평구청을 출발하고 퇴근업무까지 마치면 저녁 9시가 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납득이 되지 않았다. 강남에 사는 부구청장이 은평구청으로 출근한 후 업무를 위해 차량을 이용하고 운전원이 두는 건 문제라고 할 수 없다. 하지만 굳이 은평에서 강남까지 매일 모시러 가고 퇴근 이후에는 다시 모
“은평구청은 1층 브리핑룸에서 이번에 새롭게 추진하는 여성정책 방향을 발표했다. 이번 정책은 그간 가족정책 범주 안에 머무르는데 그치고 여성을 대상화했던 여성정책에서 벗어나 여성을 변화의 주체로 바라봤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고 할 수 있다. 이 자리에는 다수의 지역신문 취재기자와 시민들이 참석해 구체적인 정책 내용 등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가끔 상상해보는 장면이다. 여기서 중요한 건 ‘구청에서 브리핑룸을 마련했다’와 ‘다수의 신문기자와 시민들이 참석했다’는 점이다. 보도자료 한 장에 담을 수 없는 행정의 고민과 추진과정 그리고
지난해 초등 아이들과 미디어 수업을 진행했다. 미디어 수업은 미디어를 다루는 능력뿐 아니라 미디어를 바라보는 시선 등 다양한 분야의 수업을 할 수 있어서 아이들하고 하고 싶은 활동을 마음껏 해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 날도 그런 장점을 십분 발휘한 주제를 아이들에게 던졌다. ‘체벌할 수 있다’ VS ‘체벌하면 안 된다’ 복잡한 주제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다만 모든 아이들이 ‘체벌하면 안 된다’로 의견을 모으고 나면 좀 싱겁지 않을까? 그래도 토론인데 좀 다른 의견들이 나오면 재밌지 않을까? 그 정도 단순한 생각에 머무르고 있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류의 삶은 급속도로 변하고 있다. 원격근무와 자가 격리, 온라인 교육, 비대면 회의, 비대면 진료 등 언택트 서비스가 일상화됐다. 경제의 형태도 변했다. 배달경제는 커진 한편, 한때 주목받았던 공유경제는 위축되고 있다. 재택근무 등이 늘어나면서 가정 내에서 소비하는 홈코노미(home+economy) 현상이 확대됐다. 전혀 다른 세상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종이신문의 미래는 괜찮은 것일까? 또 지역신문의 미래는 어떠할 것일까?많은 전문가들은 코로나19시대를 맞아 변화된 특징 중 하나로 ‘디지털화’를 꼽는다. 모든
인간은 다양한 거리를 유지하며 살고 있다. 직장이나 학교는 가깝게 하려고 엄청난 경제적 부담을 감수하고, 휴가와 여행은 되도록 멀리 가려고 큰 비용을 지불한다. 인간관계에서도 가깝게 지내야 할 사람과 멀리해야 할 사람을 적절히 선택해야 한다.그런데 코로나19로 인해 인간의 거리 선택권이 제한받고 있다. ‘사회적 거리 두기’라는 신조어가 생겼고, 가깝고 친근한 것은 위험요인으로, 서로 멀리 떨어지는 것은 안전한 것으로 간주된다. 코로나19로 인해 가까운 것과 먼 것을 자유로이 선택할 수 없게 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심리적 피로와 경제적
2020년 11월 27일 은평구의회 정례회 본회의에서 안건으로 상정된 「은평구 민주시민교육에 관한 조례안」(더불어민주당 신윤경 의원 발의)의 처리가 보류되었다. 은평구의회 19명의 의원 중 10명의 여·야 의원들이 공동발의하여 행정복지위원회의 안건 심사에서 원안 의결로 통과된 조례안이 본회의에서 보류되는 이례적인 일이 발생했다.이 일이 있기 직전 시각에 은평구청 앞에서 ‘참인권청년연대, 국민의눈’ 등이 주최한 민주시민교육 조례 반대 긴급 기자회견이 열렸다. 동성애와 공산주의 교육을 조장하는 민주시민교육조례를 결사반대한다는 것이 그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