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튀르 랭보(Jean Nicolas Arthur Rimbaud, 1854년~1891년), 학창 시절에 너를 만나고 30년만에 다시 너를 만난다. 베를렌(Paul Verlaine, 1844년~1896년)이 그랬던 것처럼, 우리는 너를 ‘바람 구두를 신은 사나이’라 부르며 가난한 옆구리에 끼고 길을 걷거나 막걸리 상 위에 던져두고 술을 마셨다. 혹, 여행 가방 속에 구겨 넣고 바람처럼 세상을 떠돌았다. 우리는 그때 ‘유신’이라는『지옥에서 보낸 한 철』(랭보, 1873년)을 살고 있었던 것이다. 너는 모르겠지만, 사람들은 너를 ‘상징주
▲연신내 로데오거리에 위치한 헌책방 ⓒ권혁신 시민기자은평구 최고 번화가는 연신내 로데오 거리다. 로데오 거리란 미국 로스엔젤레스 베버리힐즈의 옆에 있는 고급 옷가게 거리 ‘로데오 드라이브’에서 따온 것으로 보통 젊은이들이 많이 가는 쇼핑센터와 유흥가가 많은 거리를 일컫는데 서울엔 압구정과 문정동, 화양리, 연신내에 있다. 그 중 연신내 로데오 거리는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낙후된 서울 서북지역 최고의 상권으로 꼽히는 지역이다. 그런 연신내 로데오 거리에서 40년째 자리를 지키고 있는 헌책방 문화당 서점의 존재는 매우 이채롭다
주민이 직접 구 행정에 참여하고 의견을 반영할 수 있는 기회인 은평구 주민참여예산 정책제안 투표가 모바일, 인터넷 및 현장 투표 방식으로 10월 1일(목)부터 10월 16일(금)까지 실시된다. 정책제안 사업을 홍보하고 설명하는 주민총회는 10월 17일(토) 10시~12시에 개최될 예정이다. 주민들은 정책제안 투표에 참여해 '참여예산 분과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선정된 정책들의 우선순위를 선정한다. 이후 주민총회 현장투표와 인터넷 투표 결과를 절반씩 반영해 우선순위를 가리고, 참여예산사업 예산 범위 안에 든 사업을 내년에 추진하게 된다
처마 밑에서 ‘지지배배’하고 울던 제비를 기억하세요? 전래동화 ‘흥부와 놀부’ 에서 권선징악의 상징이자 우리에게 친숙한 제비가 모습을 감추기 시작한 건 오래 전 일입니다. 높은빌딩숲과 아파트가 빼곡한 도시에서 점차 모습을 감추기 시작한 것이죠. 제비는 매년 같은 둥지로 돌아오고자 하는 귀소본능이 높은 새입니다. 한때는 서울에 10만 마리의 제비가 날아오기도 했지만 지금은 아주 적은 숫자만이 확인되고 있습니다. 생태보전시민모임은 서울시, 국립산림과학원, 터치포굿과 함께 2015년 5월부터 8월까지 서울지역의 제비 개체수 모니터링을 진
제 집에는 TV가 없습니다. TV가 없으니 좋은 점들이 많습니다. 집에 와서 습관적으로 TV를 틀게 되지 않아서 책을 읽거나 라디오를 들을 수 있는 여유도 가질 수 있고요, 저녁식사를 먹은 후 산책하러 나가기에도 조금 유리하죠. 그리고 전기료에 포함되어 있는 TV 시청료를 내지 않아도 됩니다! 물론 세상 돌아가는 소식을 잘 모를까봐 출근하면 인터넷으로 뉴스를 검색해야 하기는 하지만요. 그런데 모든 분들이 TV없이 생활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학습을 위해 TV를 봐야 하는 분들도 있고, 아이를 키우시는 분들도 TV가 필요하죠. 뽀로
“어제는 별 일 없었어요?” 전날 휴무였던 선생님이 묻는다. 그리고는 눈을 마주치자 이내 서로 웃는다. 별 일이 없을 리 만무하기 때문이다. 별 일이 없다면 이상한 곳, 날이면 날마다 욕망이 사건 사고를 만들고 그 덕분에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손톱만큼씩 성장하는 곳이 바로 작공이기 때문이다. “어, 선생님… 어떻게 아셨어요?” 이번에는 아이가 묻는다. “몰랐어? 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쥐가 듣는다잖아? 작공에 그 새와 쥐가 있어” 그런데 작공의 새와 쥐도 듣지 못하는 것을 듣게 되는 루트가 있다. 그것도 지극히 합법
▲전복과 반전의 순간 / 강헌 지음 / 돌베게 / 15,000원“20세기 이후 인간의 일상에 음악이 개입하지 않는 순간은 거의 없다고 해도 결코 과언이 아니다. 어떤 순간, 어떤 공간에도 음악은 유령처럼 존재하며, 인간의 의식과 무의식에 깊은 흔적을 남긴다.” 저자가 머리말에 쓴 이 말 때문에 이 책을 읽지 않을 수 없었다. 지금 거리를 걸으면 만나는 가게 대부분에서 음악이 흘러나온다. 어떤 가게는 가게 안이 아닌 바깥 거리로 대형 스피커를 내놓고 크게 음악을 틀어놓고 있다. 이렇게 흘러나오는 음악들은 나도 모르게 나의 귀를 통과해
‘또 무슨 일이세요?’ 보안관선생님 인사에 ‘금암문화제 준비 들어갑니다’ 인사를 한다. 토요일 오전 시간인데도 은빛초등학교 교문을 통과하는 아이들, 선생님들, 학부모님들, 졸업생들, 지역문화예술단체사람들 발걸음이 시끄럽다. 몇 해 전, 은빛초등학교 학부모들의 ‘혁신학교공부모임’에서 비롯된 마을살이를 위한 프로그램에서 발전된 이 문화제는 주민과 공동체의 결실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 2012년 함께 배우고, 함께 키우고, 함께 나누고 싶은 사람들의 고민이 ‘금암기적비’를 중심으로 펼쳐졌다. 지역문화재가 ‘민본주의’의 의미를 알리고 교
선천적으로 장애를 갖고 태어난 이도, 후천적으로 장애를 지니게 되는 이도 다양하고 복잡한 감정 변화를 경험합니다. 저 역시 그랬습니다. 장애가 더 심해지면 어떻게 될까. 너무 두려웠습니다. 실망하기도 하고, 좌절하기도 했습니다. 세상을 원망하기도 했습니다. 어떨 때는 그냥 누워서 쓴웃음을 짓기도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세상과 저를 연결해주는 한 도구를 만났습니다. 바로 스마트나브입니다. 이는 일반 마우스를 사용하기 어려운 장애인들을 위한 특수 입력 장치입니다. 전용 프로그램 설치 후 사용하는 컴퓨터 모니터 상단에 PC와 UBS
장 자크 루소(Jean-Jacques Rousseau)가 테레즈 르바쇠르(Thérèse Levasseur)와의 사이에 태어난 5명의 자식들을 모두 고아원에 보냈다는 것은 참으로 충격적이다. 그런 그가 나중에는 그 유명한 교육 소설 을 썼기 때문이다. 그리고 유럽의 많은 나라들은 그의 교육 철학을 따라서 자국의 교육 프로그램을 짜고 가르치기 때문이다. 유럽의 국가들은 어째서 이런 ‘부모 같지도 않은’ 루소의 교육 철학을 바탕으로 교육 프로그램을 짜고 가르치는 것일까? 혹시 루소가 이런 파렴치한 짓을 했다는
요즘 나는 소소한 일상에서 항상 행복을 찾고 만끽중이다. 이렇게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었던 것은 에서 소중한 인연들을 만나고 이 곳에서 함께 아이를 키웠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사실 3년 전 나의 모습을 돌이켜보면 상상도 할 수 없는 큰 변화이다. 3년 전 독박육아에 늘 불만과 짜증이 가득했었던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2013년 1월 은평품앗이육아 신규 회원 모집을 위한 오픈수업에 참여했다. 오픈수업 3주 전 초대문자를 받은 날부터 밤마다 잠들기 전 그 문자를 보며 새로운 사람들과의 만남을 기다렸다. 실로 오랜만의
지난 8월 20일 칠석날 응암동 백련산 자락에 있는 심택사에 다녀왔습니다. 칠월 칠석이니 보살님들에게 별자리이야기를 들려달라는 효탄스님의 귀한 초대를 받고 잠시 망설이긴 했지만 우리의 토속신앙과 조상들의 별에 대한 생각을 음미해볼 기회라 생각되어 감히 응하고 말았습니다. 부처님 품 안에서, 7,80이 넘으신 인생 선배들 앞에서, 피피티를 틀어놓고 우주와 인생살이를 이야기해본 시간은 제 개인사에서 특별한 순간이 되었습니다. 서양에 로미오와 줄리엣, 발렌타인 데이가 있다면 우리에게는 견우와 직녀, 칠월 칠석이 있지않을까요? 동, 서양을
▲소리나는 어린이집에서 마지막 잔치를 하고 있는 모습. ⓒ은평시민신문은평공동육아사회적협동조합 소리나는 어린이집이 영구터전 마련을 기념하여 현재 터전에서 9월 12일 마지막 잔치를 했다. 지난 20년간 지금의 터전을 일구어온 전․현 조합원들이 모여 지난 20년을 추억하고 영구터전으로의 새 출발을 축하하는 뜻 깊은 시간을 보냈다. 교사회에서 준비한 추억의 전래놀이로 본격적인 잔치가 시작되었고 현 조합원들이 정성껏 준비한 음식과 마당에서 마시는 시원한 맥주로 밥상을 함께 했다. 이 잔치가 아니었으면 만나지 못했을 전․
박물관은 어떻게 만들어졌고, 어떤 기원이 있는지 생각해보았으면 한다. 박물관의 기원을 찾아보자면 기원전 300년으로 올라가는데, 프토레마오스(Ptolemaios) Ⅰ세가 이집트의 알렉산드리아 궁전에 문예 ·미술의 여신 뮤즈(muse)에게 예를 올리고, 또한 학문연구를 하였던 곳을 뮤세이온(Museion) 이라고 했다. 이는 대학의 기원이기도 했다. 프토레마오스 Ⅱ세는 부왕(父王)의 뜻을 이어 궁전 일부에 각종 수집품(철학자의 조각, 진귀한 보물, 미술품)을 모은 후에 이곳에서 그리스 학자들을 초청하여 문예와 철학을 연구하며 교제하는
2012년 12월 31일부터 시작한 초록길도서관 반찬나눔 봉사단은 정부로부터 보조금을 받지 못하는 독거노인 5분을 대상으로 시작하게 되었다. 시작 초기에는 초록길도서관을 이용하는 동네 엄마들 5명과 함께 1주일에 한번으로 시작해 현재는 7명으로 2주에 한 번 월요일에 활동을 한다. 각자 반찬 한 가지씩 가져와서 도시락에 담아서 드린다. 반찬을 받으시는 분들은 봉사자들에게 항상 고맙다는 말씀을 잊지 않으신다. 반찬 봉사를 받으시는 할아버지께서는 이사를 가시면서 그동안 반찬 봉사를 해줘서 고맙다는 내용의 쪽지를 남기고 가셨다. 이러한
▲1968년 은평구 전경45년 전,연신내 시장은 불광사를 따라 내려온 시내 옆에 자리한 시절.시내에서 디자이너로 일하느라 정신없는 나날을 보냈다. 가족을 품에 안고 아이를 교육하며 살기위해 처녀시절부터 살던 동네로 돌아왔다. 의상실을 열기위해 번화한 거리를 찾았다. 역말길에 의상실을 열었다. 역말길은 번성한 곳이었다. 지금의 연신내처럼 환한 상가의 불빛에 사람들은 언제나 바글거렸다. 의상실도 많고. 과일가게도 문을 열고, 마트도 환하게 밝혀져 있었다. 모든 상가가 고르게 열려져 있었다. 술집은 많지 않았다. 사람들은 삼삼오오 모여
어느 날 무심히 마을길을 걷다가 역사가 우리를 툭 건드리며 말을 걸어왔다. 2013년, 특별한 기대 없이 나섰던 마을 탐방에서 ‘금암기적비’에 얽힌 이야기를 듣는 순간 우리(인디언, 보자기, 정기훈)의 눈엔 불꽃이 튀었다. ‘기적비’ 라는 이름 앞에서 시쳇말로 ‘심쿵!’했다. ‘우리가 찾던 보물이 여기 있었다니!’ 마음속으로 쾌재를 불렀다.그렇게 ‘금암기적비(서울유형문화재 38)’와의 운명적 만남이 시작되었다. 그저 금암문화공원 한 모퉁이에 존재감 없이 우두커니 서 있던 이 비(碑)님께서 우리가 내민 손을 잡아주셨다. 그날 그 곳에
‘수학포기’ 수포자라는 말이 이제는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아이들을 12년 동안 고통스럽게 하는 수학에 대한 사회적 고민이 시작되어 다행이다. 학교에서 배워야하는 수학의 범위가 너무 넓고 내용도 너무 어렵다. 수학을 배우는 이유도 논리적인 사유 능력 향상이라기보다는 대학입시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고통을 감수하기엔 투자 대비 결과가 미미하므로 많은 학생들이 일찌감치 수학을 포기한다. 아이들은 수학을 포기했지만 혹시나 하는 부모들은 아이들을 학원으로 내몰고 있다. 아이들은 수학성적 향상을 사교육에 의존하고 중학교 교사들은 기초과정을 탓
지난 8월 25일 은평사회적경제지원센터 즐거운소통에서는 은평과밀양이함께하는탈핵연대(이하 은밀함연대)에서 주최한 [밀양아리랑] 공동체 상영이 있었다. 은밀함연대는 핵발전소의 위험에 공감하고, 밀양 송전탑 건설에 반대하는 은평 구민들의 연대모임이다. 은밀함연대는 작년 8월에는 영화 [밀양전] 공동체상영을 주최했다. 당시에는 며칠 간격으로 은평구의 각 거점공간인 초록길도서관, 물푸레북카페, 민중의집랄랄라, 즐거운소통, 이렇게 4곳에서 영화를 상영했다. 그리고 작년 8월 21일에는 [밀양을 살다] 북콘서트를 주최하기도 했다. 그날은 비가
우리의 몸은 무엇으로부터 이루어져 있을까요?일정기간 이상 물을 비롯한 음식물을 섭취하지 않으면 더 이상 생존할 수 없게 되는 걸 보면 우리가 먹고 있는 그것들이 바로 우리의 몸을 이룬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나의 오른발가락은 어제먹은 흰쌀밥, 왼쪽 새끼손가락은 오늘 먹은 돼지고기, 아랫입술은 간식으로 먹은 당근, 이렇게 먹은 그대로 우리의 몸이 되는 것일까요? 당연히 아니겠지요. 우리가 입으로 섭취하는 음식물들은 체내 여러 기관을 통과하며 우리의 몸에 필요한 물질들로 작게 분해되어 흡수되는 것입니다. 이런 과정을 소화 및 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