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이후 20년만의 월드컵 거리 응원 취소, 실내 응원 찾아나서는 축구팬들
취소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는 지적 존재, 안전 대책을 고민해야 한다는 목소리

대한민국 국가대표팀 손흥민 선수의 모습 (대한축구협회)
대한민국 국가대표팀 손흥민 선수의 모습 (대한축구협회)

오는 24일, '2022 카타르 월드컵'의 대한민국 첫 경기가 예정되어 있다. 상대는 2010년 남아공 월드컵 16강에서 만나 우리에게 패배를 안겼던 우루과이다. 월드컵을 앞두고 치른 평가전과 예선전에서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성적이 좋았기에, 이번 월드컵을 기대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하지만 이런 기대와는 다르게, 서울 광화문광장과 서울광장 등에서 열릴 예정이던 '2022 카타르 월드컵' 거리 응원은 취소되었다. 서울시와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4일, 오는 24일부터 여러 광장에서 개최할 예정이던 거리 응원을 개최하지 않기로 결정했음을 밝혔다. 월드컵 거리 응원이 열리지 않는 것은 2002년 월드컵 때 처음 거리 응원이 생긴 이래로 20년만에 처음이다. 2018년 러시아 월드컵 거리 응원은 서울시와 대한축구협회가 공동으로 주최한 바 있다.

 

대한축구협회는 "참사가 있은 지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거리 응원을 하는 게 국민 정서에 맞지 않는다고 판단했다."고 취소의 이유를 밝혔다. 일부 축구팬들은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거리 대신 기업 등에서 주최하는 실내 응원 행사를 찾아나서고 있다.

시민들은 탐탁치 않다는 반응이다. 안전 대책을 강화하는 조치를 하지 않고 무작정 거리 응원을 취소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강북구 주민 A씨는 "너무 일방적인 조치다. 안전 대책 같은 것을 보완할 생각을 해야 하는데, 그런 것 없이 무조건 취소하는 건 지자체가 책임을 지고 싶지 않아서 하는 조치로 느껴진다."고 지적했다.

강동구 주민 B씨는 "거리 응원은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시작되는 일이다. 공공의 역할은 이런 행사가 안전하게 진행되도록 하는 것에 있다. 국민 축제로 여겨지지 않는 핼러윈 축제도 많은 시민들이 모였듯이, 국민 축제로 여겨지는 축구 경기 응원은 서울시가 취소하더라도 많은 시민들이 곳곳에 모여서 응원할 것이라 생각한다. 취소하는 것이 아니라 더 안전하게 관리하는 게 맞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응원단인 ‘붉은악마’가 거리 응원을 재추진한다는 소식도 들려온다. 광화문 광장 사용 허가 신청서를 서울시에 제출했다는 소식이다. 광화문 광장 사용 신청은 전문가 5인으로 구성된 광화문광장자문단 심의를 거쳐 그 승인 여부가 결정된다.

애도의 방식은 사람마다 다르다. 음악 공연이 위로가 될 수도 있고, 함께 하는 응원이 위로가 될 수도 있다. 시민들은 예정되어 있던 것들을 급하게 취소하는 정부가 아닌 더 안전한 행사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하는 정부를 원하는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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