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에 대한 언론과 광고의 ‘시혜적’ 묘사, 이제는 그만

차별과 편견 없는 보도를 위한 ‘다양성’ 연수

장애인학생지원네트워크 김형수 대표
장애인학생지원네트워크 김형수 대표

지난 14일 오후 은평시민신문은 장애인학생지원네트워크 김형수 대표를 초청하여 사내 연수를 진행했다. 해당 사내 연수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사별 연수 프로그램의 지원을 받아 진행되었다.

한국기자협회 인권보도준칙의 전문은 “언론은 모든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위해 인류 보편적 가치인 인권의 증진을 목표로 삼는다.”라는 문장으로 시작한다. 인권 보도는 언론의 선택이 아니라, 필수적이고 보편적인 가치이자 목표인 것이다. 인권보도준칙 중에는 민주주의와 장애인 인권, 성 평등과 소수자 인권이 모두 포함되어 있다. 은평시민신문은 더욱 평등하고 공정한 취재와 보도를 통해 인권 증진의 가치를 실현하는 언론이 되기 위해 늘 노력 중에 있다. 이번 사내 연수는 그 노력의 일환이다.

연수를 시작하며 김형수 대표는 언론과 광고의 인권감수성을 강조했다. 연수 시작에 앞서 이탈리아의 한 비영리단체가 제작한 ‘Dear Future Mom’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시청했다. 해당 영상은 다운증후군 환자들이 출연하여 자신들이 현재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음을 말하며, 미래의 엄마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는 내용의 영상이었다. 충분히 감동적인 영상이었다.

영상의 감상을 물은 후 김 대표는 “인권의 개념은 늘 끊임없이 바뀐다. 이 영상을 보고 드는 의문이 없나. 초등학교에 강연을 가서 학생들에게 물으면 여러가지 의문을 제시한다. ‘왜 특정 인종만 출연하는지’, ‘왜 아빠는 나오지 않는지’ 등, 지금 보면 충분히 차별적일 수 있는 영상이다.”라고 말하며, 언론과 광고가 인권감수성을 제고하고 다양성을 고민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역설했다.

김 대표는 목발을 사용하는 사람이다. 다섯 살부터 사용하기 시작해서 약 44년간 목발을 짚었다고 한다. 김 대표는 “지역사회에서 누군가 목발을 짚어야 하는 일이 있을 때, 의사는 목발 사용법을 잘 알려주지 못 한다. 목발을 오래 사용한 사람에게 배워야 한다. 휠체어도 마찬가지다.

목발과 휠체어 모두 편리한 이동을 위한 수단이지 사람과 등치 될 수 없다. 문제를 제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동시에 긍정적인 모습과 인식들도 언론이 비춰주면 좋겠다.”고 전하며, 최근 은평시민신문이 진행한 장애인 이동권 관련 취재에 대한 제언도 아끼지 않았다.

봉산 무장애 숲길 등에서 사용되는 ‘배리어 프리’를 번역한 표현인 ‘무장애’라는 표현에 대한 생각을 묻자, 김 대표는 “결국 배리어 프리는 단순히 공간에 대한 이야기를 넘어 ‘자유롭게, 인간적으로, 독립적으로’ 살아가는 것에 대한 이야기다. 이는 다양성을 존중하는 것부터 시작된다.”고 답했다. ‘무장애’라는 표현을 대체할 또 다른 단어나 문구를 찾는 일이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떻게 모든 사람이 ‘자유롭게, 인간적으로, 독립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가에 대한 고민을 취재에 담는 것, 그것이 인권 보도의 시작임을 배운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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