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평구 도서관 중장기발전계획에 따르면 2026년까지 은평에는 새로운 도서관 3곳이 생겨나고 1곳이 생활형 SOC사업으로 리모델링 될 예정에 있다. 공공도서관은 지역주민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행정 서비스 중 하나로 새로운 도서관이 집 주변에 생겨난다는 것은 항상 기대감을 갖게 만들곤 한다. 그렇기 때문에 새로 생겨나는 도서관은 장애∙연령∙성별 차이 없이 모두가 이용하기 편리해야하고 지역 특색을 살려 진부한 느낌이 없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은평시민신문은 기획취재를 통해 특색을 갖춘 다양한 도서관을 방문해 사례를 제시해보고자 한다. 신문이 첫 번째로 방문한 도서관은 장애인 접근성이 높은 것으로 잘알려진 ‘파주 한울도서관’이다.

모두를 위한 도서관 ‘파주 한울도서관’

 

공공도서관이라면 모두가 이용이 편리해야한다는 점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 도서관이 높은 언덕에 위치해 전동 휠체어가 이동이 불가능하다던가, 엘리베이터가 있어도 문턱이 높아 이동할 때마다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하다면 그 곳은 모두를 위한 공간이 아니다. 공공도서관이라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어야 하고 도서관은 모두가 이용 가능하도록 끊임없는 연구를 해야만 한다.

모두를 위한 공간이 되기 위해 설계 단계부터 고민했던 도서관이 있다. 바로 파주 한울도서관이다. 한울도서관은 전국 최초로 한국생산성본부로부터 BF(Barrier Free)인증 최우수등급 인증을 받았다. 장애물없는 생활환경인증제도인 BF는 장애인, 노인, 임산부 등을 비롯한 모든 시민이 지역 및 개별시설을 접근∙이용∙이동함에 있어 편리하고 안전한 생활 환경을 조성하고자 보건복지부와 국토교통부령으로 운영하는 제도이다.

파주시는 도서관 구상단계에서부터 장애인 관련단체 자문 및 인근 장애인특수학교인 자운학교와 긴밀히 협의해 장애인의 도서관 접근성 및 이용성 개선을 위한 동선 계획 및 자동문 설치, 장애인을 위한 특화공간 구성, 장애인화장실 전층 설치 등을 설계에 반영했다.

설계 단계부터 장애인의 이용 편의를 고려한 이유에 대해 도서관 신주호 사서는 “도서관 예정부지 인근에 위치한 공립 특수학교인 자운학교와 운정 노인장애인복지관이 들어서 있어 모든 시민이 다함께 이용가능한 곳을 만들어보자는 취지에서 한울도서관 기획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한울도서관은 설계 단계에서부터 BF인증을 고려하며 준비했지만 쉽게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당시 상황을 전해들었던 신주호 사서는 “예비 인증 단계가 있고 본 인증 단계가 있는데 최우수등급을 갖추려면 정말 꼼꼼하게 준비를 해야만 했다고 한다. 설계단계에서부터 준비했지만 꼼꼼하게 체크하는 게 마치 시험보는 것 같은 느낌이었는데 최종으로 최우수 등급을 받고는 기분이 좋았다.”고 말했다.

‘접근성’, ‘편의성’ 어떻게 갖춰 놨을까?

휠체어 장애인이 도서 대여할 때 다리가 탁자에 부딪히지 않도록 여유 공간을 마련했다.
휠체어 장애인이 도서 대여할 때 다리가 탁자에 부딪히지 않도록 여유 공간을 마련했다.

지난 6월 15일 방문한 한울도서관은 현재 지하1층만 운영하고 있다. 도서관 건물은 총 2개층으로 운영 중에 있는데 현재 1층은 인근 주민 증가로 인해 운정3동 행정복지센터가 자리잡고 있다. 

먼저 지하1층 주출입구로 향하는 길은 완만한 경사로였다. 휠체어 장애인이나 노인 등도 어렵지 않게 주출입구로 향할 수 있었다. 출입구 문은 자동문이었는데 버튼을 누르면 열리는 방식이었다. 버튼의 위치는 비장애인 입장에선 조금 낮은 곳에 위치해 앉아있는 휠체어 장애인이 손을 높이 올리지 않아도 버튼을 누르기 편했다. 출입문까지 이어지는 길에는 점자블록이 이어져 있어 시각장애인이 불편함 없이 도서관 입구까지 올 수 있었다.

게다가 출입문 옆에는 시각장애인이 손끝으로 만져 건물 내부를 알 수 있는 점자안내판이 있었다. 점자를 읽지 못하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음성안내기와 인적서비스를 요청할 수 있는 직원 호출벨이 설치되어 있었다.

남녀장애인화장실은 남녀비장애인화장실 옆에 별도로 마련돼 있어 성별이 다른 활동보조인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출입문도 터치식자동문으로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의 이용이 편리했다.

장애인화장실 내부는 공통적으로 대변기에 자동 물 내림 센서와 등받이가 설치됐고, 휴지걸이와 비상호출벨은 대변기에 앉았을 때 손이 닿는 곳에 설치됐다. 세면대 손잡이도 상하가 이동식으로 설치되는 등 휠체어의 세면대 접근이 용이했다.

남녀비장애인화장실 입구 벽면에는 시각장애인이 손끝으로 만져 성별을 알 수 있는 점자표지판, 앞바닥에 점자블록이 설치되어있었다. 남성비장애인화장실 소변기에는 손잡이가 설치되어 있어 목발을 이용하는 장애인이 안전하게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었다.

지하 1층에는 종합자료실과 어린이자료실이 마련되어있는데 모두 출입문이 터치식자동문이어서 장애인의 출입이 편리했다. 또한 종합자료실, 어린이자료실, 대출 및 반납 창구는 휠체어 사용 장애인을 위해 다리를 편하게 넣을 수 있는 밑 공간이 마련되어 있어 이용시 다리를 부딪힐 불편을 겪지 않아도 됐다.

점자도서
점자도서

종합자료실에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 책 1,397종과 귀로 들을 수 있는 오디오 북 613종이 마련되어 있었다. 점자 책의 경우 비용 문제로 많은 장서를 구입하기 어려움이 있어 베스트셀러를 위주로 매년 구입하고 있다고 관계자는 전했다. 이어 관계자는 “시력이 좋지 않은 어르신들이 도서관을 방문하는 경우가 많아 큰 활자 도서를 구비를 늘려가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또한 시력이 좋지 않은 시민들을 위해 독서확대기를 휴대용, 이동형, 탁상용을 고루 갖추고 있었다. 실제 사용해보니 작은 글씨도 크게 확대해 읽을 수 있어 노안이 있는 어르신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었다. 또한 독서 확대기가 있는 책상은 전부 높낮이를 조절할 수 있는 책상이어서 휠체어 높이에 맞게 맞춰 책상 높이를 설정할 수 있었다.

독서확대기
독서확대기

그밖에 지체장애인을 위한 특수마우스와 특수키보드,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프린터와 점자정보단말기, 청각장애인을 위한 음성증폭기 등을 고루 갖추고 있어 장애인들이 이용하기 편리했다.

어린이자료실의 경우 어린이들의 눈높이를 맞춘 공간 구성이 눈에 띄었다. 어린이들의 키에 맞춘 의자와 책상은 어린이들이 도서관을 편리하게 이용하는데 초점을 맞춘 모습이었다. 또한 신발을 벗고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은 부모와 아이가 함께 같은 눈높이에서 책을 읽을 수 있기 때문에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었다.

도서관의 이 같은 특성들 때문에 도서관 이용자 이용 설문조사에서도 ‘시설 이용이 편리하고 쾌적하다’, ‘개방성이 있다’, ‘경로 이동에 제한이 없다’는 내용의 결과가 나온다고 도서관 관계자는 전했다.

이렇듯 장애인들의 문턱을 낮춘 도서관은 비장애인들도 함께 이용하기 편리한 도서관이 될 수밖에 없다. 도서관을 신축하는 과정부터 ‘접근성’을 주안점에 두고 기획을 한다면 모든 시민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도서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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