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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수와 외유 사이은평구의회 해외 시찰 다녀오고 감상문 수준 보고서가 끝
  • 최승덕 기자
  • 승인 2014.03.13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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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트남 캄보디아 비교시찰   © 출처 : 은평구의회

은평구 의회는 2월 28일 지난 1월 말에 다녀온 해외비교시찰에 대한 결과보고서를 발표했다. 하지만 ‘교육・복지・관광 정책관련 시찰 및 정보수집’과 ‘지역간 협력 방안 모색’이란 목적에 맞지 않는 짜깁기 보고서를 발표하였다. 심지어 일부 내용은 타 자치구 보고서를 그대로 베끼기도 했다.

안동시의회 보고서와 문구 똑같다 

은평구의회 의원 12명은 지난 1월 말 두 팀으로 나눠 해외 시찰을 다녀왔다. 1차 시찰단은 1월 21일부터 27일까지 5박 7일 일정으로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를 다녀왔다. 2차 시찰단은 1월 21일부터 4박 6일 일정으로 태국을 다녀왔다. 이를 바탕으로 28쪽 분량의 1차 시찰단 보고서와 17쪽 분량의 2차 시찰단 보고서를 냈다.

2차 시찰단 보고서를 살펴본 결과 2012년 방문 목적와 연수 후기에서 안동시 해외연수 보고서와 상당한 내용이 동일한 것으로 드러났다. 방문 목적에서는 문구를 약간 변경하거나 요약하는 방식으로 표절이 이루어졌다.

▲     © 은평시민신문

결론에 해당하는 연수 후기에서 표절 정도가 더 심하다. 단지‘시민’을 ‘구민’으로 바꾸기만 내용을 그대로 베껴왔다.

비록 짧은 시간 내에 큰 변화와 많은 성과를 내기는 힘들다 할지라도 한가지 테마에 대한 완벽한 견학(무엇을 어떻게 운영하는지 문제점과 개선방안 및 토의)으로 연수 목적 극대화에 노력하였으며 이번 연수의 경험이 향후 우리지역 발전과 시민들의 삶의 질 향상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계속해서 노력할 것을 스스로 다짐해 보며 각자의 맡은 분야에 대한 관심과 안목으로 배움의 지식을 안고 돌아왔다. <안동시의회 여행보고서>

비록 짧은 시간 내에 큰 변화와 많은 성과를 내기는 힘들다 할지라도 한가지 테마에 대한 완벽한 견학(무엇을 어떻게 운영하는지 문제점과 개선방안 및 토의)으로 연수 목적 극대화에 노력하였으며 이번 연수의 경험이 향후 우리지역 발전과 구민들의 삶의 질 향상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계속해서 노력할 것을 스스로 다짐해 보며 각자의 맡은 분야에 대한 관심과 안목으로 배움의 지식을 안고 돌아왔다. <은평구의회 여행보고서>

은평구의회 보고서가 안동시 보고서를 베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안동시 여행보고서도 다른 자료와 일부 비슷한 점이 있어 두 보고서 모두 다른 자료를 베껴온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은평구의회 보고서가 표절보고서인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무엇을 배우고 왔다는 것인지

1차 시찰단 보고서도 내용이 부실하기는 마찬가지다. 방문지 정보에 대해서도 인터넷 블로그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정보들이다. 또한 “아이들의 작품과 학교에서 받은 상장으로 장식되어 있는 손님 접견실 내부는 자유로운 가운데 다채로운 분위기가 느껴졌고 우리에게 차를 가져다주며 수줍게 웃는 아이들의 얼굴에서 ‘아이다움’과 ‘밝음’을 볼 수 있어 좋았다”는 등 주관적 감상이 주 내용이다. 방문 목적에서 밝히고 있는 ‘복지현장과 비교분석 및 협력방안 모색’과는 내용상 거리가 멀다.

이렇다 보니 보고서의 결론도 “내가 한국인이고 우리 조국이 한국이라는 사실이 이번 시간처럼 감동적으로 다가왔던 적은 없었던 것이다”는 등 지극히 주관적이다. “각자의 맡은 분야에 대한 관심과 안목으로 배움의 지식을 안고 돌아왔다”고 적고 있지만 어떤 배움과 지식을 안고 돌아왔는지에 대한 내용은 전혀 없는 것이다.

보고서 작성자도 문제다. 해외연수를 다녀온 의원들이 직접 보고서를 작성해야 마땅하다. 하지만 의회사무국에 확인한 결과 의원 수행을 다녀온 사무국 직원들이 작성했다고 한다. ‘은평구의회 의원 국외공무여행에 관한 규칙’을 보더라도 ‘여행인원이 2명 이상일 경우에는 개인별 임무를 부여하는 등’이라고 규정돼 있다. 개인별 임무를 부여했다면 임무에 대한 의원들의 개별 보고서가 작성돼야 하지만 그렇지 못한 것이다.

▲ 태국 비교시찰    © 사진출처 : 은평구의회

구의회의 해외연수는 매년 여행사의 패키지 상품에 고아원이나 한인회 등 공공단체 방문을 추가해서 다녀온다. 그럼으로써 공익성을 포장하지만 사실상 일반인들이 다녀오는 해외관광과 별반 다르지 않다. 보고서가 부실할 수밖에 없는 근본적인 이유다.

1차 시찰단의 방문지를 보더라도 씨앤립 한글학교 방문 캄보디아 다일 봉사 공동체 방문 라오스 고아원 등을 빼면 앙코르왓트 톤레샵 호수 루앙프라방 재래시장 메콩강 강촌마을 팍오우 동굴 등이다. 물론 구의회관계자는 “관광지의 운영 실태를 보고 오는 것이 목적이었다”고 말했지만 부실한 표절 보고서를 보고 그 말을 그대로 받아들이긴 힘들다.

구의회 관계자는 “5박 7일 일정의 짧은 연수를 다녀와서 논문 수준의 보고서를 작성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이번 해외 연수에 쓰인 예산은 의원수행을 다녀온 사무국 직원의 비용까지 합쳐 대략 3000만원이 들었다. 그 결과가 부실한 표절보고서라면 해외연수가 과연 ‘주민의 삶에 기여할 목적’이라고 할 수 있는지 의문스럽다.

최승덕 기자  epnews@ep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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