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평구사회적경제생태계 조성사업 2기 7월부터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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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시장은 취임 전부터 줄곧 사회혁신의 키워드로 ‘마을공동체’와 ‘사회적경제’를 강조해왔다. 서울시가 이야기하는 ‘마을공동체’는 마을에 관한 일을 주민이 스스로 결정하고 추진하는 주민자치의 공동체이다. ‘사회적경제’는 지역사회의 이해당사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여 상호부조를 통해 공동체의 발전을 이루려는 호혜의 경제이다. 개념은 아직 낯설지만 2011년 가을 박원순 시장 취임 이후 서울시는 마을공동체와 사회적경제 구축을 위해 숨 가쁘게 달려왔다.
 
은평구에서도 서울시와 은평구청이 추진하는 마을공동체와 사회적경제 관련 사업들이 1년을 넘어서고 있다. 그 중 ‘은평사회적경제특화사업(지역특화사업)’은 서울시의 지원을 받아 은평구에 사회적기업 마을기업 협동조합 등 지역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착한 공동체기업들이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드는 사업으로 지난 2012년 7월부터 진행됐다. 은평구의 지역특화사업에는 은평구청 일자리정책과를 비롯해 (주)두꺼비하우징 은평구에 소재한 사회적기업 중간지원조직인 (사)씨즈와 사회설계연구소 은평구 사회적기업들 간의 협의체인 은평구사회적경제협의회 은평의 시민사회를 대표하는 은평지역사회네트워크 등이 참여해왔다. 7월부터 다시 시작되는 2년차 지역특화사업을 논의하기 위해 은평사회적경제특화사업단의 운영위원들이 지난 21일(금) 은평구청에서 회의를 열었다.
 
“은평구 중간지원조직 통합 통섭돼야”
 
발제를 맡은 이주원 (주)두꺼비하우징 대표는 “서울시가 은평구에 서울혁신파크를 만들어 여러 사회혁신 중간지원조직들을 유치하고 있다. 서울시 단위에서는 사회적경제와 마을공동체에 대한 지원프로그램들이 서로 다른 중간지원조직들에 의해 수행되고 있다. 하지만 자치구 단위로 내려오면 사회적경제 하는 사람이 곧 마을활동을 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결국 마을공동체와 사회적경제가 만나는 지점에 대해 얘기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 둘의 만남을 위해 이주원 대표는 “하나의 테이블에서 논의를 시작하다가 결국 하나의 조직으로 가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했다. 서울시와 다르게 은평구 차원의 중간지원조직은 “통합되고 통섭(統攝:‘큰 줄기를 잡다’ 혹은 ‘전체를 도맡아 다스림’)되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사회적경제 조직들이 채택하는 비즈니스 모델은 마을에 기여하는 모델이 아니라 마을과 상관없는 모델인 경우도 많다.”며 “공동체의 발전을 위한 사회적경제 조직은 마을에 있어야 하고 마을과 만나야 하고 마을에 기여하는 방법이 무엇인지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긴 호흡으로 2년차 준비하자”
 
최순옥 (사)열린사회시민연합은평시민회 대표는 ‘마을공동체’와 ‘사회적경제’ 전에 ‘시민사회’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꺼냈다. “은평에는 예전부터 시민사회단체들이 있어 지역사회의 문제들을 다루어 오고 있었는데 마을공동체와 반드시 일치한다고는 할 수 없다. 시민사회도 마을공동체와 함께하는 성장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며 “시민사회도 마을 주민들 사이로 낮게 확산되어야 하는데 은평에서는 이러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은평상상’이라는 모임을 만들어 시민사회가 마을공동체에 기여하는 길을 찾고 있다.”고 했다.
 
사회적경제에 대해서는 “사회적경제를 실현할 사람을 어떻게 키울 것인가의 문제로 본다.”며 “앞으로 사회적경제를 이끌 사람들은 기존의 지역주민조직 활동가이거나 청년들일 수 있는데 이 사람들이 가져야 할 소양과 능력을 배양하고 경험을 쌓고 원칙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해마다 반복될 수 있도록 2차년도 공동의 과제를 준비했으면 한다.”고 했다. 이를 위해 “긴 호흡이 필요하다.”며 “마을의 정보와 자원을 공유하는 홈페이지 혹은 아카이브를 구축하는 것도 앞으로 필요한 과제”라고 했다.
 
덧붙여 “장기적으로는 마을활동에서 공동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쓸 수 있는 종자돈이나 사람을 키우는데 투자할 기금을 가지고 있는 것이 중요한데 이를 위해 ‘마을기금’ 같은 것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청년들이 함께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야”
 
지역특화사업 실무를 총괄하고 있는 (사)씨즈의 김영석 사무국장은 “씨즈가 사회적경제 분야 에서는 중간지원조직으로서 역량을 어느 정도 인정받고 있지만 은평에서는 지역 분들과의 친밀도를 더욱 높이는 한편 지역의 관점에서 다양한 자원들을 발굴하고 양성하는 지역화 노력을 더 기울이려고 한다.”며 “씨즈 같은 중간지원조직이 지역 내에서 다양한 네트워크를 만들어가는 촉매역할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이웃의 서대문구와 마포구가 서울시의 새로운 지역특화사업 대상지역으로 선정되어 앞으로 함께 연계할 수 있는 사업들을 생각해 볼만하다. 지금부터라도 협력할 방법을 찾아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제안과 함께 “은평에 청년들이 유입돼 함께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봤으면 한다. 청년과 지역을 결합시키는 것은 씨즈의 중요한 과제다.”라는 말도 덧붙였다. (사)씨즈는 청년 사회적기업가 육성기관으로 고용노동부와 현대자동차 등의 지원을 받아 청년기업가들을 양성하는 역할을 해왔다.
 
2차년도 과제 ‘통합 통섭’과 ‘확장’
 
2차년도 지역특화사업의 과제를 이야기한 사람들은 조금씩 강조점이 다르기는 하지만 마을공동체와 사회적경제의 통합과 연결의 필요성에 공감했다. 은평구 내의 각기 다른 분야를 대표하는 사람들이 지역특화사업단에 함께 참여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미 그 가능성이 실현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참가한 사람들이 통합 통섭과 더불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사회적경제의 양적 확장을 통한 장기적 성장기반의 조성이다. 앞서 17일에 녹번동 ‘서울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에서 열렸던 지역특화사업 1차년도 사업성과보고 자리에서도 “사회적경제의 양적 확대를 위한 사업이 강화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확대 방식에 대해서는 “일반 소비자 이전에 ‘조직마을공동체와 같이 조직된 주민’을 먼저 만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구체적인 방안도 언급됐다.
 
지역특화사업단은 이날 2년차 사업과 관련해 컨소시엄의 확대 신용협동조합과의 협력을 통한 기금 마련 은평구의회와의 협력 지역인재육성 프로그램 지역 내 구매의 확대 주거와 에너지 문제 해소를 위한 전략사업 선정 언론을 통한 공감대 형성 방안 등을 구체적으로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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