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근처에 일터가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사회생활을 시작하고부터 계속 바랬던 것인데 작년에 그 꿈을 이뤘습니다. 계속 마포구와 서대문구에 있던 노무법인 삶의 사무실을 집 근처인  응암역 1번 출구 바로 앞으로 옮긴 것입니다. 집에서 걸어서 출퇴근을 하는 즐거움과 편함도 있지만 가까이에 살고 있는 주민들의 삶 속에 녹아들어 뭔가 힘이 되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은평구에 사업장이 있는 사람들은 노동문제가 발생하면 모두 마포구나 영등포구로 가야 합니다. 임금체불이 발생하면 마포역 인근의 고용노동부 서부지청에 가야하고, 산재가 발생하면 신촌역에 있는 근로복지공단 서울서부지사에 가야하고, 실업급여를 받으려고 하면 마포역 근처의 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 가야 합니다. 부당해고/부당징계를 당하면 문래역 인근에 있는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갑니다. 

이처럼 서울 서북쪽에 위치한 은평구는 노동행정기관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제 노동행정기구는 아니지만 든든한 상담창구 노무법인 삶이 있으니, 노동과 관련한 문제가 있다면 연락을 주시면 성심성의껏 상담을 드리고 해결방안을 함께 찾겠습니다. 저희 노무법인 삶은 이양지 노무사, 전승희 노무사 그리고 저 최승현 노무사 이렇게 3명이 함께 일을 하고 있고, 이 코너도 3명이서 돌아가면서 담당하려고 합니다. 

은평에는 은평구 노동자종합지원센터(구파발역 인근)가 있어서 노동상담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희 노무법인 삶은 서대문구 노동자종합지원센터(홍제역 인근)에 상담노무사로 출장상담을 담당하니, 서대문구 노동자종합지원센터로 찾아오셔도 됩니다. 

아직 은평으로 이사를 온 지 1년이 되지 않아서 은평구에 있는 사업장의 특징, 은평구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특성, 은평구에 거주하는 노동자들의 모습들을 아주 잘 알지는 못합니다. 하지만 차츰차츰 알아가고 찾아가려고 합니다. 

사무실을 이사하고 지금까지 상담하거나 찾아왔던 분들의 모습을 보면 넉넉한 생활을 하시는 분들 보다는 힘겹게 사시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수색동 인근에 새로 아파트가 지어지는 곳에서 일을 하다가 산업재해를 당하신 노동자, 식당에서 일을 하다가 뇌출혈이 발생한 노동자, 최저임금 보다 더 적은 임금을 받은 것 같아서 찾아오신 노동자, 회사가 어렵다고 해서 임금을 다 못 받고 퇴사한 노동자 등 여러 분들이 찾아오셨고, 상담을 드리기도 하고, 사건을 수임해서 해결하기도 했습니다. 

나에게는 노동 관련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하지만 노동문제는 노동을 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대부분인 사회에서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는 일입니다. 기초적인 노동법을 알고 있으면 힘이 되고, 누구에게 또는 어디에 연락을 해야 하는지 정도만 알아도 큰 힘이 됩니다. 이것은 노동자들 뿐만 아니라 사업을 하는 사용자들에게도 해당되는 얘기입니다. 

평소에 잘 연락을 하지 않던 지인에게서 전화가 오면 상담 전화 일 수 있겠다 싶으면서 깜짝 놀라기도 합니다. 임금체불, 산재, 부당해고 모두 인생을 살면서 겪는 것이 좋지 않은 일들이기 때문입니다. 지인은 여러 가지를 물어보고 저는 최선을 다해서 답변을 해줍니다. 누군가가 어려울 때 믿고 찾아 준다는 것에 감사하고, 도움을 드렸을 때는 조금 뿌듯하기도 합니다. 노무법인 삶은 은평지역 주민들에게 이렇게 든든한 상담창구의 역할을 하려고 합니다. 

어떤 노동 문제가 발생했을 때 바로 고용노동부, 근로복지공단, 노동위원회 등 노동행정기관을 찾아가서 상담이나 문제제기를 직접해도 괜찮습니다. 하지만 그 기관들은 바로 임금체불을 결정하거나 산재 여부를 결정하거나 부당해고 여부를 결정하는 기관들입니다. 말하자면 결정기관들이기 때문에 노동자들 편에서 상담하고 알려주는 것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객관적인 것들을 알려주는 것 이상을 넘어서지 못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나의 입장에서 어떤 방향과 계획을 제시해주는 누군가가 필요할 때가 있습니다. ‘회사에서 사직을 권고하는데 어떻게 해야할까?’, ‘입사를 하고, 근로계약서를 쓰고 받았는데 이 근로계약서는 제대로 된 것인가?’. ‘일하다 다쳤는데 산재 신청은 어떻게 해야하는 것인가?’, ‘가게를 열어서 알바를 고용했는데 4대보험 신고는 어떻게 해야하지?’ 등 다양한 물음에 대해서 답변을 드리겠습니다. 

이미 뭔가를 실행해 둔 상태에서는 돌이킬 수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사직서를 이미 작성한 이후에 부당해고라고 다투고 싶다고 한다면 할 수 없는 일을 하고 싶다고 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노무법인 삶은 노동 문제 때문에 고민이 될 때 은평주민이 편하게 쉽게 찾을 수 있는 곳이 되겠습니다. 그리고 이 노무법인 삶의 노동과 삶의 이야기들을 하나씩 하나씩 이 소중한 지면에 펼쳐보겠습니다. 기대해주세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