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쥬러브(would you love)’는 새로운 자원의 순환방식을 소개한다. 사용했던 자원들을 재활용하여 다시금 사용할 수 있는 소재로 탄생시킨다. 소재를 또 다시 활용하거나 컷팅 과정을 통해 다양한 형태의 오브제를 만든다. 폐플라스틱을 중심으로 다양한 소재의 재활용을 위한 실험을 지속한다. ‘더 사랑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지은 이름 ‘우쥬러브’, 그들은 이 세상을 어떤 방식으로 사랑하고 있을까? 서울 은평구 응암동에 자리잡은 우쥬러브의 대표 이혜민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우쥬러브 이혜민 대표
우쥬러브 이혜민 대표

 

 ●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만들다

 

- 우쥬러브, 한 번 들으면 잊기 어려운 이름입니다.

어떻게 하면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우리가 사랑하는 것들로 서로 편하게 표현할 수 있을지, 문화기획과 사회 문제에 대한 사회 접점을 만들기 위해서 어떤 이름이 가장 좋을지 고민하면서 짓게 된 이름입니다. 공손하면서 조심스러운 제안의 태도, 그러한 태도로 사회 문제를 대하고 대안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모색하는 팀이 되고 싶은 마음이에요. 

또한 더 사랑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저희가 얻었으면 그만큼 나누고 베푸는 회사가 되겠다는 의미도 갖고 있고요. 사실 ‘우쥬러브’가 문장으로서는 전혀 맞지 않아요(웃음). 저희가 주로 하는 활동은 폐플라스틱을 활용하여 판재를 제작하는 것입니다. 판재 과정을 활용한 다양한 자원의 순환 방식을 고민하고 있어요.

- 폐플라스틱을 압출하여 만든 작은 오브제는 익숙한데, 판재는 새롭습니다.

판재는 가로세로 1미터 크기의 판이에요. 폐플라스틱을 수거-세척-분류-분쇄-열성형 프레스-건조-가공의 과정을 거쳐 판재가 만들어집니다. 플라스틱 색에 따라 다양한 색과 패턴을 만들 수 있고, 판재가 규격화되다보니 합판이나 철판처럼 하나의 소재로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어요. 판재 형식을 기반으로 다른 소재로의 가능성도 탐구하면서 일정한 모양을 내기 위해 다양한 실험을 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타이백이라는 소재로 시도해보면서 그 모양과 패턴이 플라스틱과 또 다르게 나오는 즐거운 경험을 했어요. 현재 건축 자재로도 인증받기 위해 노력중인데요. 이를 통해 백화점이나 공공장소나 공공기관에 납품을 해서 많은 소비자들이 보고 즐기고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자 합니다.

우쥬러브 작업하는 모습
우쥬러브 작업하는 모습

 

- 판재라는 형태가 다양한 방면의 가능성을 갖게 하는군요.

판재 하나에 적게는 6kg, 많게는 25kg의 플라스틱이 들어가요. 궁극적으로 그 양이 압축되면서 지구상에 있는 쓰레기의 부피가 줄어들고 차곡차곡 쌓을 수 있어 적재가 용이해집니다. 또한 사용하고 남은 부분은 다시 판재를 만드는 재료로서 활용이 가능해요. 재활용 한 것을 또 다시 재활용할 수 있는 거죠. 

영원히 썩지 않는 플라스틱을 오히려 활용될 수 있도록 하여 지속적으로 순환되는 서클을 만들어야할 시점인 것 같아요. 그렇게 할 수 있는 방식을 고민하며 실천하고 있습니다. 이 작은 나라에서 매립지가 가져오는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플라스틱 양 자체를 줄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또 그 공간을 차지하는 것들이 다시금 활용될 수 있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  무겁고 진지한 것이 아닌 즐기고 향유하는 것

 

- 판재를 활용하여 주로 어떤 것들을 만들고 있나요?

다양한 색의 폐플라스틱으로 아트워크를 만들고 컷팅 과정을 통해 다양한 것을 만들어보고 있어요. 제일 많이 만드는 것은 테이블 상판이고, 조립 형식의 의자와 벤치도 만듭니다. 인센스 홀더같은 작은 오브제들도 만들고요. 접착제나 본드의 사용도 최소한으로 하여 다시 재활용하거나 분해, 재결합이 가능한 방식을 취하고 있어요. 기본적으로 저희가 진행하거나 협업하는 행사의 디제잉 부스 등으로도 활용됩니다. 최근 러쉬 매장의 매대 상판으로 들어가기도 하고 올리브영 압구정점의 상판과 벽면 전체를 판재로 설치하기도 했어요

- 지구에 도움이 되고 실용적인 제품을 만들고 있네요. 무엇보다 예쁜 것이 가장 큰 매력입니다.

일단 예쁜 것을 팀원 모두가 좋아해요. 예쁜 것을 만들고 싶어하죠. 판재를 만들다보면 응용할 수 있는 것이 되게 많아요. 가공하면서 잘린 플라스틱을 재활용하거나 만든 판재를 또 다른 판재의 일부로 사용하기도 하고요. 응용 방법이 많다보니 다양한 형태로 예술을 담아낼 수 있는거죠.

예쁘게 만들어 낸 판재는 가구를 만들어도 예뻐요. 세상에 하나뿐인 모습을 갖게 되고요. 실용적이고 예뻐야 지속적으로 사람들이 사용하고 그리고 그것을 즐기며 향유할 겁니다. 폐플라스틱으로 만든 것과 아닌 것이 사용에 있어 전혀 다르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요. 재활용 소재를 통해 만든 것도 충분히 예쁘고 튼튼하고 퀄리티있는거죠. 진정한 하나의 소재가 되는거에요. 그렇게 되면 더 자주자주 사용하고 활용될 수 있지 않을까요?

우쥬러브 이혜민 대표
우쥬러브 이혜민 대표

 

- 파주 공장 오프닝 파티, 벛축제, 비건페스티벌 등 직접 파티를 진행하거나 문화 행사를 기획하는 등 에 다양한 형태로 참여하고 있어요.

팀원들이 디제이로 활동하기도 하고 문화기획을 하는 팀원도 있어서 직접 전시나 행사 기획 등을 자체적으로 하고 있어요. 모두가 문화예술에 관심이 많다보니 자연스럽게 문화와 접목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파주 공장 오프닝 파티에서는 판재를 디제잉 부스와 테이블 상판으로 활용하고 용기는 다회용기 렌탈업체 트래쉬버스터즈를 케이터링은 비건 음식으로 준비하면서 최대한 환경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방향으로 진행했어요. 불광천에서 개최한 벛축제에서는 축제의 입간판을 만들고 서울혁신파크에서 열린 비건페스티벌에선 디제잉으로 참여하면서 함께 즐겼습니다.

- 문화 활동을 통해 친환경 제품을 더 가볍게 가깝게 즐길 수 있는 것 같아요.

실용성과 예술성이 나뉘지 않는 판재처럼 환경 운동과 문화 예술도 꼭 분리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어요. 친환경이라 하면 어렵게 느껴지기도 하잖아요. 환경을 지켜야한다는 프레임이 부담스럽기도 하고요. 하지만 꼭 시위나 운동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다른 방식으로 재밌게 놀면서 실천할 수 있음을 알리고 싶어요. 이왕 노는데 환경에도 도움이 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잖아요? 부담스럽지도 않고요. 이런 활동을 통해 친환경에 대한 장벽을 낮추어 각자의 방식 안에서 지속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 더 많은 사람들에게 쉽고 편안하게

 

- 우쥬러브는 예술 중심의 커뮤니티로 처음부터 수평적으로 조직된 작업 환경을 목표로 삼는다는 글을 봤어요. 실제로 회사의 조직보다는 하나의 팀으로서 활동하는 것 같습니다.

총 일곱명이 함께 하고 있어요. 서로 다른 직업의 동네 주민들끼리 뜻이 모여 만들게 된 것이다보니 자연스럽게 수평적인 문화를 추구하고 있습니다. 판재 제작은 다같이, 문화기획, 디자인, 마케팅 등 각자 잘하는 분야는 맡아서, 프로젝트는 관심사에 맞춰 유동적으로 일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일반 회사보다 근무 시간도 업무 방식도 근무시간도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편인 것 같아요. 일에 대한 책임이나 참여 방식에 대한 자율권도 높고요.

- 뜻이 맞는 친구들끼리의 하나의 운동이자 즐거움이 작품과 공간에도 드러나는 듯합니다. 파주 공장을 새롭게 오픈한 뒤에도 은평구의 사무실을 유지하고 있는 이유가 있을까요?

함께하는 팀원들 대부분이 이 지역에 살고 있어요. 지역에 있으면서 근방의 예술가, 상점들과 협업하거나, 저희 아지트로도 쓰이는 등 분명하게 이 공간만의 즐거움이 있어 지속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사람들이 쉽게 자원순환을 접하고 만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했어요. 사람들이 직접 가까이에서 자원순환을 경험하거나 인근 동네의 다양한 상인, 지역활동가들과 함께 하는 활동을 기획하고 싶습니다. 과거 이 곳에서 명상 클래스를 열기도하고 이런 저런 워크샵을 열기도 했거든요. 작년에는 파주 공장을 여느라 신경을 많이 못썼지만 올해는 다시 이 공간에 집중해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자 합니다.

우쥬러브 판재 작업
우쥬러브 판재 작업

 

- 가까이 있는 분들이 어떤 방식으로 우쥬러브와 함께 할 수 있을까요?

가까이 계신 분들은 제로웨이스트샵을 찾아 멀리 가시지 않아도 저희 측에서 충분히 수거가 가능합니다. 플라스틱 PET 외에 병뚜껑, PP, PE 소재들, 이런저런 재활용 소재들을 산책하다 슬쩍 가져다주세요. 모두 취급합니다(웃음). 학생들이나 일반 시민분들에게 강연과 워크숍도 열고 있으니 폐플라스틱 재활용이나 자원 순환 관련해서 관심이 있다면 언제든 저희 사무실 방문은 환영입니다. 오셔서 자원 순환에 대해서도 알아가시고 판재 구경도 해보시면서 편안하게 들리셨으면 합니다.

- 우쥬러브의 꿈이 있다면?

현재는 수작업 공정이 많은데요. 점차 공장을 자동화로 만들고 싶어요. 많이 만들어 더 많은 사람들이 접할 기회가 많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플라스틱을 넘어 다른 소재의 재활용도 꾸준히 해낼 수 있는 진정한 자원 순환 기업이 되어 그 소재들이 좀 더 아름답고 예쁘게 하나의 상품으로서 동일하게 판매되는 날이 왔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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