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들을 위한 맞춤형 디지털 교육 공간 – 서울디지털동행플라자

‘스마트폰’은 소위 손안의 컴퓨터라 불린다. 이메일 확인에서부터 은행 업무나 신문·책·유튜브 감상 등 언제 어디서든 편리하게 활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디지털 기기는 도서관, 체육관 등을 위시한 공공시설이나 패스트푸드점 등 식당가 어디를 가도 볼 수 있다. 

매장 입구 가장 가까이에서 손님을 맞이하는 것은 이제 사람이 아닌 키오스크다. 자동화 시대에서 어떻게 매출을 최대로 올릴 것인지에 초점 맞춰 고안된 키오스크는 누군가에겐 유용하지만 또 누군가를 곤란한 지경에 처하게 한다. 특히 아날로그에 익숙한 윗세대가 일상에서 느끼는 심리적 장벽은 크다. ‘디지털 격차’라는 신조어가 탄생한 연유다.

구산역 청년주택 2층에 위치한 서울디지털동행플라자 ⓒ정민구
구산역 청년주택 2층에 위치한 서울디지털동행플라자 ⓒ정민구

서울디지털동행플라자 서북센터 장동하 매니저는 “저도 이곳에 처음 출근하는 날 한 커피점에 들러 따뜻한 커피를 키오스크로 주문했는데 글쎄 아이스커피가 나오지 뭐예요. 알고 보니 기본값이 아이스였던 거죠, 저조차도 이런 실수를 하는데 하물며 어르신들은 얼마나 힘드시겠어요”라며 디지털 세상을 살아가는 어르신들의 고충을 대변했다.

그동안 서울특별시는 모든 세대가 디지털이 주는 이로움을 편하게 누릴 수 있도록 ‘약자와의 동행’ 정책 일환으로 서울디지털동행플라자 조성 사업을 마련했다. 은평구는 해당 사업 공모를 통해 1호점인 서북센터를 은평구 서오릉로 165(구산동)에 유치했다. 2023년 연말부터 운영 시작하고 한 달여 후에는 일일 방문자 수가 100명을 돌파했다. 한번 방문한 시니어들이 지인의 지인까지 불러와 함께 교육받고 체험하는 정보의 선순환이 이뤄지고 있다.

서울디지털동행플라자 내부 전경 ⓒ정민구
서울디지털동행플라자 내부 전경 ⓒ정민구

서울디지털동행플라자는 시니어 분들이 자연스럽게 디지털 기기를 배우고 체험할 수 있는 어르신 중심 디지털 복합문화 교육공간이다. 구산역 인근 청년 주택 2층에 조성되었고 운영은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주말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공공시설로는 흔치 않은 연중무휴 운영방식으로 운영 중이며 2023년 공휴일 성탄절에도 2024년 새해 첫날인 신정에도 불을 켜 어르신들을 맞이했다.

서울디지털동행플라자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스마트 라이프 프로그램은 크게 ▲상담 ▲교육 ▲체험으로 구성되어 있다. 가장 먼저 디지털 소통의 꽃을 피울 수 있는 상담 프로그램은 일상생활 속에 마주하는 디지털 기기 작동법에 대해 전문상담사가 1:1로 맞춤형으로 알려주고 함께 해결하는 시간을 제공한다.

서울디지털동행플라자에서는 누구나 편하게 키오스크 체험을 할 수 있다 ⓒ정민구
서울디지털동행플라자에서는 누구나 편하게 키오스크 체험을 할 수 있다 ⓒ정민구

센터 내 상주하는 상담사는 디지털 상담에서는 스마트폰, 키오스크, 태블릿PC와 같은 디지털 기기를 활용하여 온라인 검색, 열차 예매, 음식 주문 등 디지털 서비스 활용하는 법을 친절히 알려준다. 또한 최신 3D 체형 진단 분석기, 스마트 미러 장비를 구비해 헬스, 금융, 정서 케어 등의 테마 상담까지 가능하다.

서울디지털동행플라자 서북센터 장동하 매니저 ⓒ정민구
서울디지털동행플라자 서북센터 장동하 매니저 ⓒ정민구

서울디지털동행플라자 장동하 매니저는 키오스크 사용법 상담 교육을 받은 한 어르신이 “뒷줄에 누군가 있어 키오스크 사용하기가 참 두려웠는데, 이렇게 세세하게 알려주니 이 정도면 나도 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자신감을 보인 모습이 기억난다고 말했다. 그는 “어르신들이 어제 배운 것을 까먹어 다시 묻는데 부담스러워하시는데, 잊어버리는 것이 당연한 것이니 내일 또 오시라고 말씀 드린다”며 “될 때까지 도와드리는 것이 서울디지털동행플라자의 사명”이라 강조했다.

서울디지털동행플라자의 교육 프로그램은 월 단위로 모두 계획되어 미리 공지된다. 생활 밀착형 디지털 교육부터 디지털로 할 수 있는 문화, 여가, 취미 카테고리까지 남녀노소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2024년 1월에 마련된 교육 프로그램은 대다수 국민이 사용 중인 스마트폰 활용을 위한 기초교육 위주로 구성되어 있다.

서울디지털동행플라자에서는 로봇과 편하게 오목, 바둑을 둘 수 있다 ⓒ정민구
서울디지털동행플라자에서는 로봇과 편하게 오목, 바둑을 둘 수 있다 ⓒ정민구

서울디지털동행플라자 교육 프로그램은 PC 또는 휴대폰에서 홈페이지(didong.kr) 접속 후 온라인예약 혹은 전화 예약이 가능한데, 장동하 매니저는 “한 번 이상 교육을 받고 가신 어르신들은 온라인 예약도 척척해내신다”라고 즉각적인 교육 효과를 언급했다. 

장 매니저는 디지털정보 소외 문제 해결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그는 “디지털동행플라자를 알고 찾아오시는 분들은 다행이지만 아예 이곳의 존재를 모르거나 정보에서 소외되신 분들이 더 많이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며 “서울디지털동행플라자 시설·서비스를 더 많은 분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홍보하는 중”이라 밝혔다.

서울디지털동행프라자에서 방문객들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모습 ⓒ정민구
서울디지털동행프라자에서 방문객들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모습 ⓒ정민구

평일 오전 시간임에도 이곳 서북센터에는 단체로 스마트교육을 받고 있는 시니어 교육생들과 시설 곳곳에서 상담 또는 체험을 진행 중인 분들까지 40여 명의 어르신들을 만날 수 있었다. 서울디지털동행플라자는 설립 취지에 맞게 명실상부 시니어 문화 거점 시설답게 장노년층을 위한 쉼터이자 새로운 만남을 통한 사회 연결성까지 강화하는 스마트 라이프 교육의 장이었다.

서울디지털동행플라자는 혼자서 또는 여럿이서 함께 재미있게 체험하며 디지털과 친해질 수 있도록 ▲스크린 파크골프 (예약 필수) ▲로봇 커피 머신 ▲3D 체형 진단 ▲ AI 바둑 머신 ▲스마트 미러(헬스/운동) ▲멀티 터치 해피 테이블(스마트 보드게임기기) ▲포토존 무인 사진관 ▲교육용 키오스크 ▲레이저 각인기 등의 최신 디지털 기기를 다수 보유하고 있으며 상주 직원이 사용법을 친절하게 알려주고 있다.

서울디지털동행플라자 서북센터에서 활동 중인 이지훈 매니저, 김지애 센터장, 장동하 매니저(왼쪽부터)  ⓒ정민구
서울디지털동행플라자 서북센터에서 활동 중인 이지훈 매니저, 김지애 센터장, 장동하 매니저(왼쪽부터) ⓒ정민구

한편 서울디지털동행플라자는 ‘노시니어존’이 아닌 만큼 ‘노키즈존’에도 전혀 해당되지 않는 남녀노소 누구나 방문 가능한 시설이다.

장동하 매니저는 “서울디지털동행플라자는 1차적으로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한 공간이지만 어르신들의 가족들 역시 함께 이용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손주와 함께 와서 체험시설 포토존에서 같이 사진도 찍고, 또 손주에게 키오스크 사용법도 역으로 알려주실 수도 있어요”라고 말하며 ‘디지털 격차’ 해소를 위해 교육·체험·상담이 필요한 분들이라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부모님을 대동해 방문하길 희망하는 청년들도 부담 없이 방문 가능하다.

서울디지털동행플라자가 앞으로 더욱 지속 가능한 운영을 위한 향후 과제도 명확하다. 서울디지털동행플라자는 구산역에서 도보 5분 거리에 있는 역세권 지역으로 기본 접근성이 좋다. 하지만 거동이 불편한 장노년을 위해 서북지역(은평-서대문-마포) 셔틀버스 운영 등을 통한 교통약자에 대한 접근성 강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또한 정보화 교육 특성상 최신 디지털 정보 업데이트 및 공유가 이뤄져야 하는 만큼 보조강사 등 전문교육 인력의 확충 및 유지도 필요하다. 서울 서북부 지역 내 디지털 격차 해소에 중추적 역할을 수행 중인 서울디지털동행플라자 서북센터 발전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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