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기증자 감소 불구 4년여 노력 결실…수술비 지원 사회공헌사업 병행

은평성모병원이 시력 잃은 환자들에게 ‘생명의 빛’을 선물하는 각막이식 100례를 달성했다.

2019년 7월 성공적인 첫 각막이식을 시작으로 ‘생명의 빛’을 선물하기 위해 노력해온 가톨릭대 은평성모병원(병원장 배시현)은 2021년 3월 ‘김수환 추기경 기념’ 장기이식병원 설립을 통해 보다 적극적인 생명나눔을 실천하며 단기간에 각막이식 분야에서 주목할 만한 성과를 올렸다.

은평성모병원이 시행한 총 101건의 각막이식(2023년 11월 15일 기준) 중에는 전층 각막이식이 54.5%로 가장 많았고 각막내피이식 등 부분층 각막이식이 45.5%를 차지했다.

이식에 사용된 각막은 외국인이 기증한 수입 각막이 78건으로 국내 기증 각막 23건보다 3배 이상 많았다.

은평성모병원은 각막이식이 필요하지만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수술을 미루고 있는 환자들에게 수술비를 지원하는 사회공헌 활동도 꾸준히 전개해 각막이식 100례 의미를 더했다.

하나금융나눔재단을 비롯해 뜻을 함께하는 기관들과의 업무협약을 통해 의료사각지대 환자들의 경제적 부담 완화 및 치료 안전망 구축에 적극 나서고 있는 은평성모병원은 2019년부터 각막이식 분야에서 총 16명의 환자에게 수술비용을 지원하며 생명나눔 정신 실천과 기증 문화 확산에 앞장서고 있다.

각막은 눈의 제일 앞쪽에 위치해 빛이 통과하는 유리창 같은 역할을 하는 조직으로 충격이나 감염, 외상 등의 위험에 쉽게 노출될 수 있으며, 손상으로 인해 각막 투명도가 소실되면 심각한 시력 저하를 유발한다. 또, 유전성 질환이나 각막내피세포 손상에 따라 혼탁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현재까지 각막 손상으로 인한 시력 저하를 회복시킬 수 있는 방법은 영구적 혼탁이 발생한 각막을 건강한 각막으로 교체하는 각막이식 수술이 유일하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과 국립장기조직혈액관리원의 장기이식 현황에 따르면 2022년 우리나라 각막이식 대기자는 2128명으로 평균 이식 대기기간이 8년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2022년 국내 각막 기증을 통한 이식 수술은 뇌사기증과 사후기증을 모두 포함해 300건에 불과하며, 이마저도 2021년 370건에 비해 큰 폭으로 감소했다.

이에 따라 각막이식 대기자 중에 양안 실명으로 이식수술이 꼭 필요하거나 심한 감염이나 천공과 같이 위급한 상황에 처한 경우에는 외국에서 기증된 각막을 고비용으로 수입해 이식을 시행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19 대유행 기간에는 항공 운항 횟수가 줄어들어 외국 기증 각막조차 수급이 쉽지 않았고 항공 운송비마저 가중돼 각막이식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안과 이현수 교수는 “가톨릭 의료기관으로서 소명을 다하고 있는 은평성모병원은 ‘앞 못 보는 이에게 빛을 보여주고 싶다’는 헌안 서약을 통해 환자들에게 생명의 빛을 선물하고 선종한 故 김수환 추기경의 뜻을 이어나가고 있다”며 “기증자들의 선한 마음과 숭고한 정신이 선순환으로 이어져 더 많은 이들이 어둠에서 빛으로 나올 수 있도록 임상과 기증문화 확산을 포함한 모든 분야에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은평성모병원은 지난 20일 대회의실에서 배시현 병원장을 비롯한 주요 보직자와 의료진이 참석한 가운데 각막이식 100례 달성 기념식을 개최하고 각막이식 현황 및 향후 장기이식 분야 발전 방안을 공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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