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평대영학교 장애아동학대 사건을 바라보며 

이미지 :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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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때문에 문을 닫았던 은평대영학교1층 커피가게가 다시 문을 열었다. 가지는 못했으나 분명 조명이 켜지고 커피는 내려지고 있었다. 이제 학교 정문 밖에서 절대 열 수 없었던 출입문도 지역 주민들에게 활짝 열렸을 것이다. 다른 학교에서는 절대 찾아볼 수 없는 안쪽 잠금 장치도 다 뜯어내었으리라. 

이 참에 스타벅스 은평대영학교 1호점을 내어 보는 것은 어떨까? 매일 같이 근처 회사원들이 학교 근처를 드나들고 커플들이 데이트를 즐기면서 여기 학생들을 만난다면, 학교 안의 누군가가 학생을 때리고 신발을 던지고 라이터로 위협하면서 학생 스스로 자해했다고 음해하거나 은폐했다던 그 사건은 일어나지 않지 않을까? 그 사건이 일어나기 전에 또 다른 누군가가 그 가해자를 말리고 감시하지 않았을까? 다른 초중고처럼 대강당도 시청각실도 과학실도 우리 아파트 앞 학교이니 더 버젓이 있어야 한다고 동네 사람들이 떠들어 주지 않았을까? 

그렇다면 그 학생에게 그런 일이 생겼을 때 다른 양육자들도 모두 침묵하지 않고 함께 편 들어 주지 않았을까? 이 사립학교를 설립 운영하는 재단이 정말로 그렇게 장애인의 전문성과 사명감과 사랑이 깊다면 다른 학교에서는 억지로라도 강제했던 관리자연수, 교사연수, 학부모교육과 당사자 학생인권교육을 인권교육을 왜 제대로 한 일이 없는 걸까?

설마 50년 넘게 장애인을 위해 일했다는 재단이 우리 학생들이 알 수 있는 인권교육 방법을 몰라서 그랬을까? 그런 것들 안 해도 양육자들이 학교와 재단을 고맙게만 여길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았겠지? 바로 옆에 그 전문성 높은 복지관도 있는데 재단 측이 양육자들이 부모 연대 때문에 사건을 곡해해서 괜히 저런다면서 가해자를 옹호하는 발언을 교사와 사회복지사들 앞에서 공개적으로 이야기 하지는 않았겠지?

아마도 그 복지관에는 노동조합도 있다던데 그 자랑스런 노동조합에서도 조만간 이 학생의 인권을 위한 입장 표명을 하지 않을까? 은평구청장님께서 그렇게 뿌듯하게 생각하시는 인권센터에서도 대영학교 1층 카페로 구청장님을 모시고 와서 아직도 걷지 않은 불법석면을 학교에서 제일 먼저 걷어내자 하지 않을까? 은평구에 그렇게 많은 인권 활동가들이 살고 있는데 모두가 나서서 두 눈 뜨고 감시할 터이니 제발 학교에는 교도소처럼 감시카메라를 다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학교 앞에서 양육자들에게 굳게 선언이라도 하지 않을까? 

우리 은평구에 일하는 그렇게 많은 특수교사들이, 자립생활센터들이, 복지관들이, 우리 동네 통합 학급을 원하는 만큼 늘릴 테니 그래서 제발 학교 학생들 양육자들이 학교 측이나 재단 측을 보고 그나마 다니고 있는 학교 쫓겨날까 두려워 집회 도중 도망가는 일만큼은 반드시 없도록 하겠다고 발표하지 않을까? 우리 학교를 알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언제나 학교 구성원 모두의 인권과 안전을 위하여 이번만큼은 물러서지 않겠다고 이에 함께 인권을 젖줄처럼 흘러 향유하는 멋진 학교를 만들겠다고 목소리를 높여 연대해서 무릇 슬퍼하고 두려워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믿음과 기운을 주지 않을까? 

그리하여 마침내 마을에 있는 다른 학교 아이들이 여기 대영학교 학생들과 함께 놀고 체험하고 공부하고 싶다고 외치는 그날을 보게 될 것이다. 그리하여 드디어 대영학교를 다니는 모든 선생님, 학생들, 양육자들이 대영학교를 자랑스러워하면 가족과 친구들을 대영학교 졸업식 초대하게 될 것이다. 그리하여 모두가 앞 다투어 우리 같은 학교에 커피가게를 열고 싶어 할 것이다. 이 모든 그날은 이 글을 보는 당신들이 대영학교 아이들이 안전할 수 있도록 지켜보며 마셔주는 이 커피  한잔에 달려 있다. 생각보다 은평대영학교 1층 가게는 빨리 문을 닫고 매장도 좁다. 서둘러야 한다. 특히 우리 은평구의 태권도장, 수영장, 피아노 학원 운영자들이여 당장 노란 기관 봉고차를 가지고 은평대영학교 앞에서 이 학생들을 항시 적극 유치하시라. 이제 남은 아이들이 별로 없다. 장애든, 비장애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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