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철 / 은평시민신문협동조합 이사장
최영철 / 은평시민신문협동조합 이사장

코로나19로부터 벗어나 일상으로의 회복을 기대하고 있지만 아직 우리에게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글을 쓰는 이 시간 밖의 추위는 모든 것을 얼릴 듯한 기세지만, 2022년 새해를 맞이하는 우리의 꿈까지 얼릴 수는 없을 거라 믿습니다. 조합원과 독자들,  그리고 많은 은평 시민들의 꿈이 이뤄지길 바라며 새해 인사 올립니다.  

꿈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습니다. 꿈은 미래에 대한 상상, 희망 또는 목표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 순간 은평시민신문협동조합의 꿈은 무엇일까 다시 생각해봅니다. 

2014년 협동조합으로 새롭게 출발한 지 벌써 8년째입니다. 지역에서 제대로 된 신문을 만들어 보겠다는 의지를 갖고 조금씩 변화를 만들어왔습니다. 하지만 지방자치시대에 맞게 지역 언론이 활동할 수 있는 기본 환경은 은평 지역에서 좀처럼 만들어지지 않고 있고 작은 언론사가 거대한 힘과 권력에 맞서 언론 본연의 가치를 추구해 나가는 일 또한 어렵기만 합니다. 

그럼에도 지역 언론이 해야 할 일은 여전히 명확합니다. 외형적으로는 자본과 권력에서 벗어나, 은평 시민들과 함께 지역 문화를 키워내고 지역에서 풀뿌리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내부적으로는 우리 조합 공동체 내에서 직접 민주주의의 효능감을 경험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2022년은 지난 8년간의 성과와 한계를 넘어서 은평 시민들과 함께 하는 공동체로서 자리매김하고자 합니다. 은평 지역을 변화시키고 좀 더 탄탄한 지역 언론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힘은 우리 내부로부터 나온다고 믿습니다. 올 한 해도 은평 지역의 뜨거운 이야기가 오고가는 은평시민신문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얼마 전 읽었던 책에 공동체에 대한 이야기가 있어 소개해 봅니다.  

“영국의 과학자이며 우생학의 창시자인 골턴이 여행 중에 시골의 가축 품평회 행사를 보게 됩니다. 그 행사에는 소의 무게를 알아맞히는 대회가 열리고 있었습니다. 사람들이 표를 사서 자기가 생각하는 소의 무게를 적어서 투표함에 넣는 것입니다. 나중에 소의 무게를 달아서 가장 근접한 사람에게 소를 상품으로 주는 행사였습니다. 골턴은 사람들의 어리석음을 확인하는 재미로 지켜보았습니다. 물론 정확하게 맞춘 사람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800개의 표 중 숫자를 판독하기 어려운 13장을 제외한 787개의 표에 적힌 무게를 평균했더니 1,197 파운드였습니다. 실제로 측정한 소의 무게는 1,198파운드였습니다. 군중을 한 사람으로 보면 완벽한 판단력입니다. 함께는 지혜입니다.” 

2022년 여러 가지로 어려운 시기이지만 시민들과 함께 지혜를 모아가며 지역 언론의 길을 잘 찾아나가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동해안 일출 (사진 : 정민구 기자)
동해안 일출 (사진 : 정민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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