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평구 주민들이 제안한 참여예산·협치 정책과제 선정을 위한 주민투표와 주민총회가 5월 18일부터 6월 20일까지 진행됐다. 이번 주민총회와 주민투표는 코로나19라는 악조건 속에서도 온·오프라인 주민투표 9,284명, 온라인 숙의단 420명, 온라인 주민총회 600여명 등 1만 명이 넘는 주민들이 참여하는 풀뿌리 민주주의의 축제였다. 

참여예산·협치 주민제안 정책과제는 지난해 10월 1,063명의 주민들이 UN의 지속가능발전목표(SDGs)에 기반 한 설문조사에 참여한 것을 시작으로, 주제별 공론장, 온·오프라인 주민제안 공모, 11개동의 참여예산 의제, 5개동의 주민자치 의제 등 4개월 동안 1,200개가 넘는 아이디어와 사업안을 발굴하여 올해 2월 30개의 정책과제로 수렴되었다. 

이후 부서 검토와 참여예산위원회·협치 회의의 심의를 거쳐 14개의 정책과제가 주민투표에 상정되었으며, “골목길 접어들 때도 환하게 안심하고 걸어요” 등 참여예산과제 7개(20억), “주민이 함께 만드는 숲과 정원의 도시 은평” 등 협치 과제 3개(4억 원) 등 최종 10개의 정책과제가 선정되었다. 

주민총회에서 선정된 10개의 정책과제는 공개모집 등을 통해 민·관공동기획단을 구성하여,   7월~8월 민관의 숙의과정을 거쳐 사업계획과 예산을 구체화하여, 오는 9월 ‘참여예산·협치 정책사업 주민공유회’를 통해 결과를 보고하고, 2021년에 사업을 실행하게 된다.

시대 전환 : 포스트코로나와 직접민주주의

이번 참여예산·협치 주민총회는 포스트코로나와 직접민주주의 시대의 개막이라는 두 가지 사회적 대전환 속에서 추진되었다. 코로나19의 대유행으로 사회, 문화, 경제, 정치, 환경 등 우리의 일상을 바꾸어 놓고 있는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맞이하고 있으며, 2016년~2017년 광화문 광장과 전국을 뜨겁게 달구었던 촛불혁명으로 상징되는 직접민주주의 시대가 열렸다. 

코로나19는 감염병 공황상태로 인한 경제위기와 불평등의 심화, 그에 대응하는 긴급재난지원금과 기본소득에 대한 담론 형성, 사회적 거리두기, 비대면 서비스·관계 맺기 활성화 등 이전과는 다른 삶의 방식을 요구하고 있다. 한편, 촛불혁명은 엘리트나 시민단체가 아닌 평범한 시민들이 항쟁의 주체로 자리 잡아 나가고 다양한 시민들의 집단지성을 통해 새로운 문화를 만들었고, 내 뜻을 누군가가 대변하는 것이 아니라 ‘나는 나를 대표한다’며 시민 스스로 시민주권의 주체로 우뚝 서는 직접민주주의의 발화였다. 

새로운 변화와 실험

시대 전환 과정에서 은평구 참여예산·협치 주민총회는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변화와 실험을 모색하게 되었다. 대규모 인원이 모여 체육관에서 원탁회의로 진행하던 숙의 방식을  온라인 숙의로 전환하여, 32개의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 각각 15명 내외의 주민들이 모여 퍼실리테이터들의 도움을 받아 온라인 토론을 진행하였다. 주민총회 역시 공간의 제약 없이 누구나 참여할 수 있게 유튜브와 심플로우를 활용하여 실시간으로 의견을 나누는 온라인 주민총회로 바꾸었고, 각자 여건에 맞는 방식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주민투표 방법을 주민센터 등의 현장투표, 우편 투표, 구정소식지 투표, 모바일·인터넷 투표 등으로 다양화 하였다. 그리고, 대면 활동 중심의 홍보 전략을 수정하여 카드뉴스, 동영상, 웹자보 등을 제작하여 페이스북, 밴드, 카카오톡 등 다양한 SNS 매체 활용을 중심으로 전단지, 포스터, 현수막 등을 통한 오프라인 홍보를 병행하였다. 이런 일련의 시도는 많은 주민들로부터 관심과 호응을 받았고 적극적인 주민참여로 이어졌다.

모두의 민주주의를 위하여

은평구에서 진행된 새로운 실험을 통해 다양한 방식의 참여 경로와 새로운 토론 문화를 만들어 직접민주주의의 가능성을 확인했고, 이미 참여하고 있는 주민들과 더불어 새로운 주민들의 참여라는 소중한 성과도 창출했다. 주민들은 더 나은 은평을 만들기 위해 함께 고민하고 새로운 방식의 사회적 연대를 만들어 나갔다. 

집단지성과 사회적 연대는 코로나19를 극복하는 힘이자, 포스트코로나시대의 민주주의를 이끌어가는 핵심동력이다. 앞으로 은평구는 언제나, 어디서나,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는 온·오프라인 주민참여 플랫폼을 구축·운영하는 등 평범한 주민들이 함께 주인공이 되는 모두의 민주주의를 실현하고, 민관협치를 통해 지역사회 문제를 해결해 지속가능한 은평을 만들어 나가는 여정을 계속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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