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역자원순환센터를 둘러 싼 갈등 이어져

광역자원순환센터 건립을 둘러싼 갈등 <사진 : 정민구 기자>

은평광역자원순환센터를 반대하는 주민들과 안정적인 폐기물처리를 위해서는 설립이 꼭 필요하다는 행정의 입장이 충돌하는 한 해였다. 진관동 업무보고회, 주민설명회에서는 자원순환센터를 반대하는 주민들의 거센 항의가 이어졌다. 3월에는 자원순환센터 건립에 999억원이 필요하다는 연구용역결과를 발표됐다. 

연구에는 완전지하화 계획변경에 따른 사업비 변경 내역, 시설배치계획, 악취먼지수거노선폐수처리 등 주민불편 방지대책, 재원확보, 참여구비 분담 등 담겨있으며 2016년 연구 용역에 비해 200억 이상이 늘어났다. 6월에는 자원순환센터 추경심의를 방청하겠다는 진관동 주민들의 요구를 거부하고 공무원을 동원해 건물을 봉쇄했다. 결국 지역주민의 의견을 대변하지 못한다는 이유를 들어 진관동 주민들이 주민소환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국외시찰 조례개정 후 첫 공무국외출장 다녀와
공개모집 된 심의위원들, 수정안 제출하고 다녀오라 

국외출장 심의위원회 모습 <사진 : 정민구 기자>

은평구의회는 8대 의회가 구성되고 처음으로 싱가포르와 미국 등으로 공무국외출장을 다녀왔다. 2018년 양기열 의원이 해외시찰 폐지를 주장한 이후 의회는 해외시찰 명칭을 공무국외출장으로 바꾸고 심사위원회를 공개모집하고 출장보고서 제출 등 사후관리 강화하는 것을 내용으로 조례개정에 나섰다. 새롭게 구성된 공무국외출장 심사위원들은 덕담을 주고받는 심의에서 벗어나 심도깊은 심의를 진행했다. 

행정복지위원회가 제출한 출장계획서에 대해 심사위원들은 두 번의 보류 이후 세 번째에 승인을 했다. 심사위원들은 “은평구 실정에 맞는 출장 계획이 수립되어야 하며 구체적인 출장목적과 일정 등의 계획이 미흡한 만큼 수정계획안 제출 할 것”요구했다. 또한 출장경비가 항공운임, 일비, 식비, 숙박비를 포함한 체재비만으로 구성돼 있어 통역비 등 국외출장에 필요한 실제 경비를 확인할 수 있는 방안과 국외출장 시 의원 자부담을 없앨 것을 주문했다. 이에 대해 은평구의회는 예산과목에 맞춰 출장경비를 산출하다보니 실제 집행내역과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안전한 학교로 거듭나는 충암, 일반고로 전환 된 대성고
은명초는 큰 화재로 가슴 쓸어내리기도 

은명초 화재 <사진 : 정민구 기자>

2017년 충암학원에 임시이사가 파견된 이후 충암학원은 누수, 동파, 위험한 전기배선 정리 등 안전한 학교 만들기에 나서고 건물외벽공사, 교실바닥공사, 창호교체공사 등 학교시설개선사업도 진행했다. 충암학원 구재단이 임시이사처분이 위법하다며 법원에 제기한 소송은 모두 기각됐다. 자율형 사립고등학교로 운영되던 대성고가 2019년 일반고로 전환돼 운영됐으며 관내 초중고 등 4곳을 소유한 사립학교 재단 이사장이 임대수익 중 80%를 학교운영경비로 사용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절반이상을 관리소장 인건비로 지급한 것으로 교육청 감사결과 드러나기도 했다. 은명초에서는 큰 화재가 일어났다. 1층에서 시작된 불은 필로티구조 탓에 삽시간에 건물 5층까지 번졌으나 다행히 큰 인명피해는 없었다. 

무박 2일 계수조정 진행, 비공개 진행 등 해결할 과제 남아 
참여예산사업, 청년일자리 사업 등 어렵게 다시 살아나 

공무원 한 명이 계수조정이 이루어지고 있는 회의실 문틈으로 귀를 기울이고 있는 모습 <사진 : 정민구 기자>

은평구 역사상 가장 긴 예산안 계수조정이 있었다. 무박 2일로 치러진 은평구청 예산안 계수조정에서 1차로 참여예산사업, 청년일자리 사업 등 113억원이 삭감요청 돼 이를 지켜보던 공무원과 주민들이 발을 동동 구르기도 했다. 계수조정은 예산과목의 계수를 증감하는 것으로 실질적이고 최종적인 예산안 심사단계다. 그러나 이 회의는 법적 근거도 없이 비공개로 이뤄지고 있다. 속기록이나 녹음 기록도 없어 조정과정에서 의원들 간에 고성이 오가는 모습도 보인다. 

계수조정이 비공개로 진행되는 이유는 예산 심의의 공공성과 공익성을 보장해야 한다는 논리 때문이다. 계수조정이 공개되면 민감한 예산을 조정하는데 이해관계자들의 반발 등으로 의원들이 소신을 펴는데 장애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신뢰받는 의회가 되기 위해서도 권위주의적 권한을 넘어 계수조정 과정이 더 이상 성역화 영역에 머물러서는 안 될 것으로 보인다. 

진관동 주민들, 주민소환제 추진 해 1만명 이상 서명받아 선관위에 제출

주민소환 서명부를 제출하고 있는 모습 <사진 :정민구 기자>

진관동 주민들은 은평광역자원순환센터 건립을 추진하는 은평구청을 견제하지 못하고 주민 의견수렴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구의원 주민소환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주민소환 모임은 대대적으로 주민소환투표를 청구하기 위해 서명을 받는 ‘수임인’을 모집했고 9월 23일부터 수임인을 중심으로 서명요청활동에 돌입했다. 진관동에서 주민소환투표를 청구하기 위해 필요한 서명의 수는 진관동 투표권자의 20%에 해당하는 8,798명이다. 주민소환청구인대표자를 포함한 188명의 수임인들은 진관동을 가가호호 방문하며 주민들로부터 서명을 받아 김진회·이연옥 의원 모두 1만 명 이상의서명을 받았다. 

은평뉴타운 폐기물 수송관로 소유권의 향방?

 

은평뉴타운 공동구 폐기물 수송관로 소유권이 최종적으로 은평구청에 있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3년간 은평구청과 서울주택도시공사는 서로 소유권을 미루며 법적 분쟁을 했다. 1심과 2심에서 패소한 은평구청이 대법원에 상고를 했지만 ‘심리불속행기각’을 결정을 내렸다. 이는 대법이 2011년에 서울시로부터 구청이 은평환경플랜트를 인수인계할 때 공동구 폐기물 수송관로까지 포함 1심의 판결을 존중해준 셈이다. 

소유권 분쟁 패소의 의미는 뉴타운 공동구 폐기물 수송관의 소유권이 구청에 있기에 이에 대한 연간 관리비 1억1천만 원을 부담해야 하는데 있지만 이면에는 뉴타운 전체 수송관로 소유권에 대한 문제가 담겨져 있다. 뉴타운 폐기물 수송관로의 내구연한이 20년~30년 정도인 것을 감안했을 때 구청 입장에선 막대한 대수선 비용을 부담해야할 수 있기 때문에 이번 소유권 소송이 중요할 수밖에 없었다. 앞으로 대수선 비용 부담을 놓고 뉴타운 전체 폐기물 수송관로 소유권 분쟁이 발생했을 시 이번 소송 결과는 구청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정보공개 이의제기 임의처리 높았던 은평구청
사전정보공개 확대 등으로 정보 접근권 높여

2017년부터 올해 6월까지 은평구청이 정보공개 구제제도인 이의신청 절차에서 75%에 달하는 청구에 대해 임의 처리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보공개 이의신청 제도는 정보공개 청구에서 정보를 제공하는 공공기관이 자의적인 판단으로만 제도가 운영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구제절차다. 이의신청제도에 따라 공공기관은 공무원과 민간인으로 구성된 ‘정보공개심의위원회’를 두고 이의신청 된 정보공개 건을 심의해 공개 여부를 결정한다. 정보공개센터에 따르면 은평구청은 2년 반 동안 접수된 이의신청 119건 중 규칙에 따라 정보공개심의위원회에 80건이 회부됐어야 했지만 이중 20건만 회부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지난 9월 은평구청은 주민들의 구청 정보접근권을 확대하기 위해 사전에 행정정보를 공개하는 내용이 담긴 은평구 행정정보공개 조례 시행규칙을 개정했다. 구청은 각종 위원회 회의결과나 용역사업 결과 등 12가지 항목에 대한 행정정보를 공개하기로 했다. 또 구청은 정보공개 비공개결정을 최소화하고 이의신청 과정에서 일어난 권한남용을 막기 위해 정보공개 이의신청 처리 개선 방안을 마련해 ‘정보공개심의회’를 적극 개최할 것이라는 방침을 마련했다.

신분당선·서부선 조기착공 이루어질까?
주민 30만 명 서명 받아 국토부·서울시 등에 제출

신분당선, 서부선 조기착공을 요구하는 시민들 <사진제공 : 은평구청>

은평구청과 은평구 주민들은 빠른 시일 내에 은평구 광역교통대책 마련해 달라며 ‘신분당선 서북부연장선과 서부선 경전철 조기착공, 고양선 신사고개역 신설’을 위한 30만 명의 서명부를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서울시 등에 제출했다. 광역교통대책 없는 신도시 개발로 경기도권의 교통량이 통일로에 집중돼 서울 서북부 교통체증이 극에 달하고 있으나, 신분당선 서북부연장선이 지난 4월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예비타당성 조사 중간점검에서 경제적 타당성(B/C)이 낮아 사업추진이 어렵다는 판단이 나온데 따른 것이다. 

구청과 주민들은 추진위를 발족하고 지난 8월과 9월 사이에 주민들로부터 서명을 받고 지난 12월 서명부를 전달해 주민들의 의지를 표명했다. 강병원·정재호·정세균 의원 등도 KDI 예타 조사에서 신도시 공급 물량이 반영되지 않아 허점이 있다며 분석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앞으로 KDI의 최종 용역보고서는 총선 이후에 발표될 예정이다.

과도한 홍보비 집행 논란

은평구청은 내일신문 등이 주최하는 구민감사관제 운영, 청렴마을은평거버넌스 구축-구정감시기능 강화와 예산편성집행평가 등 전 과정에서 주민참여 보장한 공을 인정받아 2018년 다산목민대상 수상했다. 하지만 수상 이후 내일신문에서 발간한 책을 대량 구입하고 광고비를 타사에 비해 높게 책정된 것이 드러나 논란이 일었다. 은평구청이 ‘다산에게 길을 묻다’ 책 1000권을 수의계약으로 1500만원 주고 구입하고 전년대비 광고비도 3배 이상 높게 책정했기 때문이다. 은평구청은 대가성은 없었다고 주장했지만 수상 후 보은성 예산집행이 아니냐는 따가운 눈총을 받았다. 

'기준없이 집행되는 구정홍보용 신문예산' 지적에
은평구청, '2020년에는 기준 마련해 집행하겠다' 공식 답변 

구정홍보용 신문예산으로 구독되고 있는 신문들.

‘구정홍보용 신문예산’ 기준이 미흡하다는 지적은 오랫동안 이어져왔지만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는 문제다. 은평구청은 통반장을 대상으로 홍보용 신문을 보급해 구정홍보의 효율성을 높인다는 목표를 제시하고 이에 6억원 이상의 예산을 편성해 집행했다. 언론을 행정의 홍보 수단으로 인식하는 것은 문제라며 대부분의 지방에서는 2000년 이후 삭감한 예산이지만 서울 25개 자치구에는 남아있다. 이번 은평구의회 예결특위에서 의원들이 ‘구정홍보용 신문예산’ 기준마련을 강하게 요구하고 나서자 은평구청이 이에 대한 기준을 마련하겠다는 공식답변을 내놓았다. 

지역 언론은 정보제공과 권력에 대한 감시·견제를 통해 시민의 알권리를 보장하고 여론의 다원화·민주주의 실현·지역사회 균형 발전을 해나갈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하지만 이 역할을 맡은 지역 언론이 성장할 수 있는 제도는 미비한 상태이며 언론 본연의 역할보다는 단순히 지방자치단체의 홍보수단으로 여기는 행정의 인식개선이 선행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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