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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감시만이 풀뿌리 민주주의를 살릴 수 있다
  • 박은미 기자
  • 승인 2019.01.28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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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은평구의회 재무건설위에서 방문한 그리스 파르테논 신전

의원들의 공무국외여행문제가 또 다시 붉어졌다. 이번엔 예천군이다. 공무국외여행 도중 가이드를 폭행하고 여성이 나오는 술집에 데려가 달라는 말도 안 되는 요청을 하는 등의 물의를 일으켰다. 

경북 구미시의회도 일본으로 공무국외여행을 다녀온 뒤 제출한 보고서가 전남 광양시의회 보고서를 베껴 쓴 것으로 밝혀졌다. 구미 시민단체인 YMCA는 2년 전 같은 곳을 다녀 온 광양시의회 보고서와 토씨와 쉼표 하나 다르지 않고 그대로 베끼고 계획 심의부터 연수결과보고서까지 졸속으로 이뤄졌다고 비판했다. 

잊을만하면 되풀이되는 공무국외여행문제는 지방의회 폐지론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시민의 70%가 지방의원들의 공무국외여행을 반대한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나왔다. 행안부도 뒤늦게 개선안을 마련했다. 공무국외여행 심사위원회에서 지방의원이 심사위원장을 맡을 수 없고 회기 중에는 국외연수를 아예 가지 못하는 하는 등의 내용이다. 하지만 행안부의 이런 권고만으로 지방의회 문제가 개선될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힘들다. 

은평구의회도 공무국외여행문제에서 자유롭다고 하기는 어렵다. 지난 2014년 제6대 은평구의회가 국외연수를 다녀온 뒤 작성한 보고서는 2012년도 안동시의회 보고서를 베끼고 여기저기서 짜깁기한 것이 드러났다. 이외에도 심의위원회의 불성실한 심의 과정과 불투명한 예산집행과정의 문제가 드러나 시민들의 분노를 샀다. 은평구 내 366명의 시민들은 서울시에 주민감사 청구를 했다. 

당시 서울시는 업무추진비 부당 사용, 공무국외여행 심사위원회 비정상적 운영, 여행목적을 이탈한 해외시찰 진행 등 해외시찰 전반에 문제가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서울시는 은평구의회가 2012년부터 실시한 해외시찰에 대해 총 10건의 부적정한 진행이 있음을 확인했고 이에 대해 은평구의회는 사과를 표명했다. 하지만 변화는 여기까지였다. 그 뒤로도 공무국외여행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해외연수는 의원들로 하여금 업무수행에 필요한 지식과 기능을 습득하게 하고 자질 향상을 통해 지방자치나 의회의 발전을 도모하는 데 목적이 있다. 연수를 진행하는 과정이 투명하고 일정한 성과물이 쌓였다면 시민들의 거센 비판을 받지 않았을 것이다.

다만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 풀뿌리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지방자치의 성공을 위해서는 문제점을 정확히 짚고 대안을 마련하는 게 중요하지 아예 지방의회의 문을 닫자는 방식으로 접근하면 안 된다. 그 중심을 잘 잡고 문제를 해결하는데 의회와 시민이 힘을 모아야 한다. 

지금의 지방자치의 문제는 권력을 사유화와 시민감시의 부족에서 비롯된다. 구의원 공천권은 지구당 위원장인 국회의원이 쥐고 있다. 선거 때마다 줄서기가 반복되는 이유다. 의회의 견제와 감독이 부담스러운 행정은 적당히 비위를 맞춰주는 선에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 선거에서 하나의 팀으로 선거 운동을 하던 이들이 선거 결과에 따라 행정과 의회로 나눠지고 의회는 다수당이 절대 권력을 휘두르고 있는 상황에서는 제대로 된 의회의 역할을 수행하기는 어렵다. 

풀뿌리민주주의의 안착을 위해서는 시민들의 역할 또한 중요하다. 선거 이후에도 우리 동네 의원들이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 들여다봐야 한다. 시민들의 관심이 멀리 있는데 의회가 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리 없다. 촛불 민주주의가 중앙권력을 바꾸는 데 힘을 모았듯이 이제는 시민들이 지방권력을 바꿔내는 데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박은미 기자  yasodhara@ep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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