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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에서 필요할 때마다 부를 수 있는 동네목수가 꿈김광주 북한산 마을 목공방 대표를 만나다
  • 박은미 기자
  • 승인 2019.01.21 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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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공에 매력을 느껴 한동안 멀리 있는 공방을 들락거린 일이 있다. 작은 서안(書案) 하나를 만들려고 나무를 자르고 다듬고 생전 처음 대패질을 했다. 샌딩작업을 하고 클램프로 작업물을 고정시키고 집으로 가는 길은 며칠 후에 만날 서안 생각에 가슴이 두근거렸다. 서안을 몇 개쯤 더 만들고 찻상을 만들고 화분대를 만들며 목공에 흠뻑 빠져들었다. 하지만 나무를 만나 설렌 시간은 짧았다. 목공을 계속 이어갈 수 있는 작업장이 가까운 곳에 없었고 비싼 장비를 마련할 수도 없었기 때문이다. 

목공에 대한 아쉬움 때문인지 북한산마을 목공방을 찾아가는 길은 설렜다. 오랜 시간 잊고 있던 나무 냄새를 맡고 나무결을 만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었다. 목공방 주인 김광주 대표님이 환한 미소로 반겨주었다. 당장이라도 장갑을 끼고 나무를 자르고 싶은 마음을 누르고 북한산마을 목공방이 어떤 곳인지 이야기를 나누었다.

북한산마을 목공방 김광주 대표

“직장생활을 오래 하다 막연히 귀농생각을 했다. 사람의 본능이면서 나무에 대한 로망도 있는 거 같다. 시골 내려가서 감자 300평 캐는 봉사활동을 했는데 죽는 줄 알았다(웃음). 차라리 어르신들에게 문짝을 고쳐주고 감자를 얻어먹는 게 좋겠다고 생각하고 목공기술을 배우기 시작했다.”

김광주 대표가 들려주는 목공 입문기다. 한옥학교를 다니며 배운 목공 기술은 아이들 교육으로 이어졌다. 수업시간에 절반 이상이 엎드려 자는 교실도 많다는데 목공 수업에는 그런 아이들이 없다고 한다. 모두 집중해서 나무를 만지면서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모습에 학교 선생님들은 하루 종일 학교에서 자던 학생들을 깨워서 무언가를 한다는 것은 ‘미라클’이라며 문자를 보낸다고 한다. 

목공방을 운영하면서 제일 어려웠던 점은 공간 확보였다. 처음 은평상상허브에 들어갔을 때 주차장에 컨테이너 하나 두고 갖고 있는 장비를 마을사람들과 함께 사용하고 마을공동작업장을 만들면 좋겠다 싶었다. 작업장이 꼭 목공만을 위한 공간이 아니어도 되고 다양한 생활기술들을 종합적으로 운영해서 많은 단체들이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면 시민들이 더 많은 활동을 할 수 있겠다는 게 김 대표의 생각이다. 

목공방의 활동은 주변 이웃을 돌보는 활동으로 확대됐다. 자원봉사자를 모집해서 목공 기술을 가르치고 이들이 만든 가구들을 어려운 이웃에게 기부하는 방식이다. 몇 년 전에는 포스코 직원 40여명에게 목공기술을 가르쳤고 이들이 만든 다양한 가구들이 은평의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되기도 했다. 

“속옷을 수납할 가구조차 없는 사춘기 학생에게 서랍장을 선물했는데 그 학생의 활짝 웃는 얼굴을 봤다. 너무 예뻐서 잊을 수가 없다.” 

집에 가구하나 없는 어려운 이웃을 돕고 싶다는 생각은 2019 은평구 주민참여사업으로 이어졌다. 이 사업이 많은 사람들을 지원하는 게 아니어서 높은 등수를 하기 힘들 거라고 생각했는데 2등으로 선정됐다. 

김대표는 목공을 통해 공동체가 하나의 마음으로 모아지는 경험을 학생들과 테이블과 의자를 함께 만들며 체험했다. 이야기는 이렇다. 일산의 한 혁신학교 학부모들이 김 대표를 찾아와 학교 식당 테이블과 의자가 안 좋아 바꿔야 하는데 예산이 얼마 없다며 도움을 청했다. 학교 선생님, 학부모, 학생들을 모아 가구 만드는 법을 알려주고 직접 만들어 보라고 했다. 기술가정 수업시간을 이용해서 교육을 하고 함께 가구를 만들었다. 결국 예산이 남았고 그 돈으로는 다시 학생들과 야외수업 때 활용할 평상을 만들었다. 학생들과 함께 가구를 만들면 비용도 저렴하고 기술도 배우고 정서에도 좋은 목공교육이 되는 사례가 만들어졌다. 

지난해에는 목공방이 산림형 예비사회적 기업으로 신규 지정됐다. 

“농촌은 일자리가 부족하다. 지역에 내려가서 살려면 지역 일자리를 만드는 게 제일 중요하다. 산림지역이면 그 자원을 갖고 제품도 만들고 교육도 하면서 도농 간의 교류사업을 할 수 있다. 이런 지역 비즈니스로 소득을 만들고 이런 활동이 쌓이면 지역이 성장할 수 있다.”

산림형 예비사회적 기업에 도전했던 이유다. 아직 구체적인 모델은 고민 중이고 산림청과 협조해서 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아볼 계획이다. 

김 대표는 다른 단체들과 협업해서 공동작업장, 생활기술학교 등을 만드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도시재생사업에도 참여하고 주민들이 주민공동체를 만들어 자립하고 수익도 얻을 수 있게 돕고 있다. 하지만 외부에는 이런 공간을 만들고 활동하게끔 도우면서 막상 은평에는 이런 공간을 못 만들어내고 있어 아쉽다고 전했다. 아직 은평상상허브나 혁신파크 내에도 이런 공간을 만들지 못해서 공동작업장을 만드는 게 올해 목표라고 말한다. 

목공을 배우고 싶은 시민들은 5인 이상의 동아리를 만들어 신청하는 걸 추천한다. 원데이 클래스 개념으로 나무를 어떻게 사는지, 가구디자인, 자재산출, 재단, 제작, 마감까지 한 번에 다 알려주는 프로그램이다. 공구 필요 없이 가벼운 몸으로 오면 된다.

박은미 기자  yasodhara@ep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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