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평문화재단 1주년에 부쳐

은평문화재단 출범 후 참가자들이 모여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문화란 사회와 구성원의 특유한 정신적 물질적 지적 감성적 특성의 총체이며, 예술뿐 아니라 생활양식, 공동체, 가치 체계, 전통과 신념을 포함한다.

문화는 곧 일상이다. 지역문화재단은 이러한 광의의 문화를 탐구하고 정책화하는 지향성위에 서야한다. 문화를 만들어 가는 과정이 곧 민주주의를 만들어 가는 과정이다. 이 과정을 촉진해 주는 것이 지역문화재단의 역할이다.

은평문화재단(이하 재단) 출범 1년. 짧은 기간의 성과는 결코 만만치 않다. 가장 눈에 띠는 것은 행정의 빠른 안정이다. 문화기관들의 어려움 중 하나가 행정 전문성 확보인 점을 감안하면 긍정적인 측면이다. 다만 행정시스템역시 재단다운 문화가 스며들어야 한다. 민주적 과정이 담기면 금상첨화다. 재단은 중앙정부와 서울시의 문화정책의 흐름을 인식하고 활용 혹은 협업할 필요가 있다.

동시에 은평구가 가진 지역 문화다양성이 무엇인지 깊이 있게 고찰해야 한다. 다양성을 구체적으로 실현하기 위한 정책적 의지를 문화다원주의라 한다. 이는 재단의 핵심 기능이다. 나름 이 원리를 잘 이해하고 있는 것 같다. 제반 사업영역에서 시민을 소비적 관점에 두지 않고 행위주체로서 창조적 프로슈머로 인식한다. 문화트렌드의 변화를 항상 주시하고 지역민의 욕구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길 바란다.

재단은 타 지역재단과 유사한 업무영역을 수행한다. 재단의 장점은 정책기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정책기능이 구정과 정책사업의 당위성만을 생산해내는 것에 머물러선 곤란하다. 과제중심 연구가 아닌 발굴과 기획을 지향하는 연구로 전환하길 바란다. 또, 정책연구소와 문화정책팀으로 이원화되어 있는 조직 중복성도 속히 조정할 필요가 있다. 재단이 적극적으로 요구해야 할 업무는 문화적 도시재생 영역이다. 매우 중요한 미션이다. 문화적 도시재생은 문화의 작동원리가 가장 유효하게 사용되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문화적 도시재생은 물리적 재생이 아닌 사회적 재생이다. 반드시 쇠퇴를 전제하지 않을뿐더러, 장소성, 일상성, 시민력 이 작동된다. 이를 통해 재단의 전문성과 역량은 통합적이고 다원적으로 성장될 것으로 믿기 때문이다. 지역문화진흥법이 규정한 지역문화원칙이 조협적인지라, 필자 나름의 지역문화를 만들어가는 원칙을 정리한다.

문화적 권리와 표현의 자유 보장 원칙, 문화다양성실현을 위한 다원주의 원칙, 시민사회 참여 연대와 협력 보장 원칙, 상호 보완성과 균형의 원칙, 보존과 발전을 위한 교육기회 제공의 원칙, 희소보전 및 긴급우선의 원칙 등이다. 은평문화재단 또한 나름의 원칙을 설정해 보길 바라며, 창립 1주년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저작권자 © 은평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