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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더 감수성 결여된 선거운동, 지역에서 퇴출돼야 한다“알맹이 빠진 가족 프레임은 이번 선거에서 사라져야 한다. “
  • 박은미 기자
  • 승인 2018.05.25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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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art114.kr

“은평구청장은 가정을 이루고 아이를 낳아 본 사람이어야 합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등장한 가장 최악의 선거카피다. 은평 토박이여야 한다는 주장도 고개를 갸우뚱하게 하지만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은 사람만이 정치를 해야 한다는 주장은 심각한 인권침해다. 아무리 본인의 장점을 부각시키고 상대후보의 단점을 드러낼 필요가 있다 해도 이건 한참 도를 지나쳤다. 

지방선거에서 정당공천제를 시행하는 건 책임정치를 하겠다는 선언이다. 당원들에 대한 기본 교육과 검증을 거쳐 좋은 후보를 내겠다는 게 책임정치의 핵심이다. 

성평등은 이미 우리사회의 주요 의제가 되었고 젠더 감수성이 결여된 후보들의 발언에 비판적인 시각을 갖는 유권자들이 많아지고 있다. 이런 사회분위기와도 한참 동떨어진 선거카피가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서 나왔다는 점에서 더불어민주당의 각성을 촉구한다.

젠더감수성이 결여된 선거공보물은 비단 더불어민주당만의 문제는 아니다. 

“성실한 아빠로서 최선을 다하겠다, 따뜻한 엄마로서 지역을 품겠다, 든든한 아들이니 시켜만 달라, 은평의 며느리로서, 딸로서 일하겠다.” 등 온갖 가부장 프레임과 성역할고정관념이 담긴 선거카피는 흔하게 볼 수 있는 광경이다. 책임정치를 하겠다는 공당내부에서 성평등 관련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는지 의문이 드는 지점이다.

이런 선거카피는 유권자에게 친숙하게 다가서겠다는 의미로 쓰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온갖 가부장 프레임이 주요한 선거 카피로 등장하게 되면 후보자의 정치철학이나 정책은 자연히 뒷전으로 밀려나게 된다. 

유권자들은 은평의 엄마, 아빠, 아들, 딸, 며느리를 대신 후보자의 정치철학과 정책을 원한다. 알맹이 빠진 가족 프레임은 이번 선거에서 사라져야 한다.  성에 대한 잘못된 고정관념을 바꾸기 위해서는 교육을 통해 개인과 사회의 젠더 감수성을 높이는 게 중요하다. 올바른 성 인지는 남성과 여성의 사회문화적인 차이로 인한 삶의 현실을 이해하고 이로 인한 차이를 인식하는데서 출발한다.

한 발 더 나아가 각 정당과 후보들은 차이가 차별이 되지 않는 공약, 젠더 감수성이 녹아든 정책을 개발해야 한다. 
공약과 정책개발뿐 아니라 후보들의 말과 몸짓도 성인지 감수성을 알려주는 척도이니 만큼 후보자는 후보자로서 젠더감수성을 높이는 훈련이 필요하다. 

유권자인 은평구민들도 후보자들이 젠더감수성이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 후보자의 정책이나 홍보물, 후보자들의 언어나 몸짓 등의 표현 등을 모니터링 하고 젠더 감수성이 없는 후보는 뽑지 않겠다는 선언을 하는 등의 활동으로 은평의 젠더 감수성을 한층 더 끌어올려야 한다.

우리가 만들어 갈 민주주의는 ‘성평등 민주주의’다. 
성평등, 젠더 감수성이 빠진 민주주의가 그동안 얼마나 허상이었는지 지금의 미투 운동이 증명하고 있는 것처럼 은평에도 이번 선거를 통해 새로운 민주주의, 성평등 민주주의가 자리잡기를 기대한다. 

박은미 기자  yasodhara@ep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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