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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함께, 도시농부가 되어 볼까요?도시농부, 사회적경제를 만나다 - 우리동네텃밭협동조합
  • 박은미 기자
  • 승인 2018.05.10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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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 안 빌라 옆 담벼락에 쪼르르 고추모종이 심어져있고 그 옆은 상추, 깻잎이 지키고 있다. 지나가는 이의 발걸음을 잠시 멈추게 하고 얼굴에 옅은 미소를 머금게 하는 건 빽빽한 건물 사이, 빼꼼히 고개를 내미는 생명의 소리를 들었기 때문이리라. 잠시의 쉼도 여유도 쉽게 허락하지 않는 도시생활 속에서 ‘이런 삶은 어때?’하고 묻는 이들이 있다. 바로 ‘우리동네텃밭협동조합(이하 텃밭협동조합)’이다. 

협동조합이라는 다소 딱딱한 이름을 갖고 있지만 사실 ‘텃밭협동조합’은 우리 입으로 들어가는 한입먹을거리를 함께 고민하고 같이 나누면서 이웃과 소통하고 협력하는 활동가들의 모임이다. 11명의 조합원이 중심이 되고 그 곁은 은평도시농부학교 수료생들이 함께 하고 있다. 

‘텃밭협동조합’의 시작은 십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마을에서 이런 저런 활동을 하던 마을활동가들이 도시농업을 만나 마을에서 함께하면 좋겠다 싶었고 마침 생태보전시민모임에서도 도시농업을 주요한 환경운동 중 하나로 여겨 함께 활동을 시작할 수 있었다. 

2010년 경 도시농부들은 도시텃밭을 만들기 위해 마을 여기저기를 둘러봤다. 당시 은평에는 그린벨트 지역이 많았고 그린벨트 지역 안에는 방치되고 버려진 땅들이 있었다. 도시농부들은 각종 폐기물과 쓰레기로 채워진 땅을 도시텃밭으로 만들고 싶었다. 

그렇게 만난 곳이 바로 지금의 향림도시농업체험원이다. 서울시가 남산 국궁장을 이곳으로 옮겨오려는 걸 생태보전시민모임과 마을주민들이 함께 서명운동 등을 벌여 도시농업의 거점으로 재탄생 시킨 것이다. 이런 과정을 거쳐 8천 평이라는 은평의 도시텃밭 공간을 만들어 졌고 버려진 땅이 다시 도시텃밭으로 탈바꿈하기까지 꼬박 3년 이상의 공이 들었다. 몇 십 억짜리 땅을 도시텃밭으로 만들어 내는 과정은 협업의 과정 그 자체였다. 

도시농부들이 도시농업네트워크로 활동하다 ‘텃밭협동조합’으로 새롭게 문을 연 건 지난 2016년 5월이다. ‘텃밭협동조합’ 문명희 이사장은 협동조합으로 문을 열었지만 기업에 대한 고민보다 마을의 공공성에 대한 고민이 더 많다고 전한다. 그렇기에 수익모델을 찾기보다는 마을 활성화를 지원하는 일에 더 방점이 찍혀있다. 이런 지역네트워크 활동으로 골목텃밭 만들기, 동네부엌, 공유밥상, 슬로푸드 운동 등으로 활동 영역이 확장될 수 있었다. 제철작물로 차린 밥상으로 제철먹거리를 알리고 건강한 먹거리를 알린 활동 등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텃밭협동조합’의 활동은 생태텃밭교육으로 이어진다. 학교, 지역아동센터, 복지관 등에서 도시농부학교를 열고 아이부터 어르신까지 전 연령의 계층과 함께 교육을 진행하는 것이다. 이외에도 은평구청과 음식물자원화 활동, 도시농업 컨설팅, 마을 곳곳에 도시텃밭 만들기 등의 활동을 폭넓게 하고 있다.

도시농업에 플랫폼이 될 '꽃피는 장날'

지금까지 ‘텃밭협동조합’이 활동의 무게를 마을의 공공성에 두었다면 앞으로는 여기에 기업으로서 자리매김을 하기 위한 활동도 함께 진행될 예정이다. 그 활동의 시작점이 바로 5월 12일 열리는 ‘꽃피는 장날’이다. ‘꽃피는 장날’은 은평과 인근 지역에서 재배한 농작물과 건강한 먹거리, 수공예품과 문화가 있는 직거래 장터다. 

‘꽃피는 장터’는 그동안 도시농업과 사회적경제가 만나 교류하면서 지역에서 좋은 제품을 팔고 사고 사람과 사람이 만날 수 있는 장을 펼치면 좋겠다는 오랜 논의 끝에 탄생했다. ‘은평 꽃피는 장날은’은 도시농업의 가치를 알리고 도시농업의 활성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문명희 이사장은 “도시농업과 사회적경제가 만나 직거래 장터를 열고 이 장터가 도시농업 활동의 플랫폼이 될 것”이라면 기대감을 표했다. 

이번 ‘꽃피는 장터’는 농부팀, 요리팀, 수공예팀으로 나눠 진행된다. 농부팀은 은평과 인근 지역 농부들이 한 자리에 모여 제철 채소와 직접 담근 김치와 발효 식품, 토종쌀 등을, 요리팀은 유기농 식빵, 다문화 음식, 장단콩두부요리 등을 판매한다. 수공예팀은 나무로 만든 살림 도구, 수제비누와 도자기, 생활의류 등을 판매한다. 

장터가 끝난 4시에는 출점자들이 모여 참여소감도 나누고 멀리서 온 소농들이 미처 팔지 못한 상품들은 서로 나누어 사기도 하는 시간을 갖는다. 장터의 목적이 단지 돈을 벌기 위한 게 아니라 사람의 만남, 커뮤니티를 꾸려나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노원 마들장, 금천 화들장, 대학로 마르쉐에 이어 은평에서 꽃피는 장날이 자리를 잡으면 서울의 지역장터들이 서로 힘을 받고 연결하면서 지역 거점으로서의 역할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꽃피는 장날이 하나의 거점이 되면서 서북권을 아우르는 장터로 성장하길 기대한다. 

 

 

박은미 기자  yasodhara@ep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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