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의 자세를 바꾸기 위해 나 자신과 싸움을 해야 한다

오늘은 평소 보고 싶었던 ‘유아낫유’라는 영화를 보았습니다.

영화의 주인공은 완벽한 피아니스트입니다. 멋진 남편과 근사한 집에서 화려하게 살던 주인공은 루게릭병에 걸렸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접합니다. 간병인을 채용했지만 일을 잘 못하는 사람이라 고생을 하고, 그 과정에서 자신을 동정하기 보단 진정으로 위로하는 모습에 마음을 줍니다. 간병인 또한 담담히 삶을 지키는 주인공을 보며 인생의 목표를 찾아갑니다. 

글쎄 이 영화를 보면서 큰 감동은 못 받았습니다. 흔한 장애인 영화였습니다. 자신의 병을 알고 주위 사람들을 버리는 주인공. 단, 주인공이 침대에서 혼자 체위변경을 하는 모습이 내 모습인 것 같아서 동감하면서도 한참 짜증났습니다.

체위변경은 나에게도 생존 같은 일입니다. 

활동보조인이 퇴근하기 전, 잠자리를 잡아주고 갑니다. 그러나 자면서 나도 모르게 몸을 뒤척이고, 몸이 똑바르게 누우면 어깨가 잘 빠지곤 합니다. 그 한밤에는 혼자서 어떻게든 어깨 근육을 잘 풀어서 제자리에 놓고 잡니다. 

어쩔 때는 한 시간, 두 시간 정도를 노력해도 죽어도 안 풀립니다. 그때부턴 나 자신과의 싸움을 해야 합니다. 격투기 선수처럼 등에는 식은땀이 뻑! 구구단도 외우고, 별별 생각하다가 그래도 너무 아픈 날이면 약간 위험한 생각까지도 합니다. 

이 싸움은 아침에 누가 와줘야 끝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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