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감소와 재정악화를 이유로 폐교를 추진하던 서울 은혜초등학교가 폐교 인가 요건이 갖춰질 때까지 학습권을 보장하겠다는 입장으로 돌아섰다. 

은혜학원은 지난 26일 서울시교육청의 ‘은혜초 폐교신청 관련 교육청 입장’에 대해 법인의 수익용 기본재산 처분을 통한 재원 마련, 학급수 및 교직원 감축, 교비인상 등 학교운영 비상체제를 가동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어 폐교추진 배경으로 학령아동 감소, 공립과의 경쟁력 약화뿐만 아니라 다수의 전학생이 발생한 내부사정이 있었음을 밝혔다. 

이같은 입장 선회의 배경은 일방적인 폐교 통보를 반대하는 학부모들의 목소리와 교육당국의 압박으로 보인다. 은혜초가 당장 폐교되는 장면은 넘겼지만 그렇다고 학교정상화의 길이 쉬운 상황은 아니다. 

30일 은혜초 정상화를 위해 열린 학부모비대위와 이사장 면담에서 학부모들은 빠른 정상화를 위해서는 학교운영계획안 등이 시급히 나와야 한다고 요구했으나 재단 측은 여전히 재정문제, 교직원 감축 문제 등을 이유로 이렇다 할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 면담에 참석한 한 학부모 A씨는 “아이들의 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학교법인이 교육의 관점에서 문제를 해결하려는 게 아니라 재정손실 문제만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 같아 답답하다”며 “학부모들 설문조사 결과 전출신고서를 쓴 학부모들 상당수도 다시 학교로 돌아오고 싶어하는 상황인데 학교나 교육청이 너무 무책임한 모습을 보여 실망스럽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은평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