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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하는 학교, 토론하는 학교 되길 바란다학교를 바로 세우겠다는 열정이 숭실의 변화를 이끌어 나갈 것
  • 박은미 기자
  • 승인 2018.01.30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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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선생님으로 30년간 교직에 몸담은 숭실고 최덕천 교장은 6년간의 교장 공백 혼란을 이겨내고 학교의 변화를 이끌었다. 교장 취임 후 넓은 교장 집무실을 학생들의 자율학습관으로 사용하게 하고 본인은 교장실 작은 쪽방으로 이전하는 등 학생들을 위한 실천에 앞장섰다. 동료 교사는 물론 학부모, 학생들과도 스스럼없이 만났다. 그 결과 학교는 빠르게 정상화의 길을 걸었다. 지나 12일 숭실중학교 합창실에서 오는 2월, 정년 퇴임을 앞둔 최덕천 교장과 그간의 소회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최덕선 숭실고등학교 교장. 사진 = 정민구 기자

2016년 7월에 교장으로 취임했는데 오는 2월이면 퇴직을 한다고 들었습니다. 1년 반 정도의 짧은 교장 재임 기간이었는데 퇴임을 앞두고 소회를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일 년 반이 짧다고들 하는데 저는 짧다고는 생각하지 않고요, 앞으로 숭실고가 더 건강하게 발전할 거라고 생각하고 있어서 저는 홀가분하게 나갈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숭실학원은 오래된 역사도 있지만 내부 구성원들이 서로 노력하고 있고 또 우리 학교에 관심을 갖고 있는 분들이 더 건강한 학교를 만들려고 서로 협조를 해주고 있거든요. 그래서 굉장히 빠른 시간 내에 훨씬 더 좋은 학교를 아마 발전할 수 있을 겁니다. 

숭실고는 교장공백기간이 6~7년 정도 있었고 그 후에 교장선생님으로 취임한 것이니 책임감도 그만큼 컸을 거 같다. 

숭실고등학교에 1988년도에 부임해서 30년간 근무하면서 학교구성원들하고 오랫동안 생활을 같이 했어요. 그래서 혼자가 아니라 많은 분들과 함께 활동할 수 있었습니다. 이미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지 서로가 알고 있었고 선생님들의 협조와 숭실학교에 관심을 갖고 있는 많은 분들이 협조로 짧은 기간 내에 많은 것을 할 수 있었죠. 지금 생각하면 숭실의 은인이기도 하죠. 우리 구성원들뿐만이 아니라 숭실과 같이 하는 이 지역, 또 학부모님들과 동문들, 모든 분들이 대단히 훌륭한 분들이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숭실 학부모님들 열정과 연대활동이 대단하던데 어디서 이런 힘이 나오는 것일까?

교육에 대한 열정인데요. 교육이라고 하는 걸 그냥 우리가 말하는 입시교육을 말하는 것이 아니고, 올바른 교육을 하고 싶어 하는 학부모님들이었기 때문이죠. 내 자녀가 이 학교에서 입시 교육만 받고 졸업하면 끝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학교를 정말로 바로 세우고 싶어서 학교에 대해서 관심을 갖게 됐고 학교에서 일부 잘못된 부분에 대해서는 시정을 해야 한다, 시정이 안 된다면 교육 기관이 아니다, 그래서 그 분들이 적극적으로 나서 줬고 그 추운 겨울에도 교육청에 가서 아침에도 시위를 할 정도로, 그리고 학교가 바르게 세워지는 모습을 끝까지 지켜 보는 대단히 훌륭한 분들이죠. 그리고 그냥 있질 않고 또 학교를 도와주기 위해서 자기 시간, 모든 걸 다 투자해서 아무 때라도 학교를 찾아주시고, 보통 분들은 아니죠. 저도 처음 봤어요. 아마 모든 학교의 학부모님들이 이렇다면 대한민국은 싹 달라질 것 같아요.

아무리 학부모들이 의지를 갖고 있다고 해도 학교 호응 없으면 어려울 거 같은데요.

선생님들도 마찬가진데요. 서로의 견해 차이가 조금 있을 수는 있지만, 학교를 바로 세우기 위해서는 무엇이 옳고 그른가에 대해서 분명하게 판단을 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이것이 옳다고 생각했을 때는 거기에 대해서 다른 어떤 것도 개의치 않고 적극적으로 나서줬고, 학부모들하고도 그런 면에서 뜻이 같았다고 생각해요. 선생님들도 그렇게 어려움 속에서도 시간을 내서 끝까지 바른 학교 만들려고 노력을 했죠. 어려움도 많이 있었고 고소 고발까지 당하는 경우도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하나도 두려워하지 않고 학교를 바로세우기 위해서라면 적극적으로 나섰죠. 대단하신 분들이죠. 다른 곳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모습이죠.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투쟁만 하는 건 아니고, 내부에서. 무엇을 바르게 세울 건지 뜻을 같이하고 실제로 바르게 세우기 위해서 학교 곳곳에서 모든 활동을 같이했고, 공휴일이고 방학도 상관없이 나와서 열심히 활동해서 이렇게 짧은 기간 내에 그래도 정상화의 고지에 다다른 것은 그런 분들 덕분이죠. 훌륭하신 분들이죠.

요즘 학교 분위기는?

최덕천 숭실고등학교 교장. 사진 = 정민구 기자

선생님들 간의 의사소통도 다양한 방법으로 이루어지고 있고, 또 하나는 수업 개선을 위해서 서로가 노력하고 있고 교육과정에 대해서 공부하는 그룹이 많이 생기고 있어서 상당히 고무적입니다. 예전엔 볼 수 없었던 풍경이죠. 좋은 그림입니다.

교장선생님으로서 가장 중점을 두고 활동한 일은 무엇인지요?

대학 2학년으로 기억하는데, 그 때 교육학을 공부하면서 ‘학교가 이상적인 사회여야 이 학교에서 배출된 사람들이 이상적인 사회를 구현하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시설뿐만 아니라 교육 시스템, 학교생활 등 모든 것이요. 그런 생활을 한 사람이 이상적인 사회를 구현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짧은 기간에는 어떻게 할 수 있는가? 환경 개선이 우선 첫째죠. 그 다음이 시스템인데, 환경은 교육 환경이 좋을수록 당연히 좋겠죠. 

시스템 면에서 제일 중시했던 건 수업이죠. 어떻게 개선할 것인가? 그것은 소통이다. 과거에는 일방적인 수업을 했잖아요. 선생님들이 카리스마를 가지고 좋은 수업을 하면 아이들은 빨려 들어가는 그런 수업을 했는데, 앞으로는 아니다. 토의와 토론이 있어야만 수업이 가능하다. 취임하자마자 학교 안 모든 수업은 토의와 토론 수업으로 하면 좋겠다고 이야기했어요. 한 시간 동안 토론하는 방법은 굉장히 다양하게 할 수 있죠. 일대 다, 일대 일, 그룹으로 할 수도 있고, 패널을 두고도 할 수 있고 다양한데, 여하튼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라, 그래서 그 방법으로 수업을 하고 그렇게 해야 수업을 받는 학생들이 사회생활을 할 때도 소통, 토의, 토론을 통해서 어떤 일을 도출해내고 좋은 사회를 건설할 것이다 그렇게 생각했거든요. 일방적인 것의 시대는 지났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수십 년 전에 교육학을 들을 때도 강조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안된 건 입시제도 때문에 온 것 같아요. 그렇다고해서 그것을 핑계 삼아 수업 상태를 유지하는 것은 잘못된 거죠. 아무리 그렇더라도 우리는 바꿔야죠. 바꿔질 겁니다. 그렇게 하는 선생님들이 많이 계시고요. 어떤 선생님은 그렇게 말씀하시더라고요 30년을 그렇게 수업을 하다가 작년에 토론 토의 수업을 해보니까 너무나 기가 막히더라 아이들이. 아이들이 스스로 문제를 만들어 가는 거죠. 거기서 결과까지 만들어 내는 거죠. 그걸 지켜보면서 아이들이 어떻게 과정과 결과를 만들어내는가 일일이 체크해주니까 학생부에 기록해줄 것도 너무나 많이 생기고, 아이들에게서도 너무나 많은 면을 발견했다. 아이들에게 이런 면이 있었음에도 우리들은 모르고 살아오지 않앗는가. 그러면서 심지어 30년을 사기쳐먹고 살았다는 표현까지 하시더라고요. 어느 과목을 막론하고 가능하다, 다만 안 했을 뿐이지 그렇게 꼭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고등학교니까 입시를 앞뒀기 때문이 아니라, 우리가 건전한 사회를 배출해내기 위해서는 그렇게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음악선생님의 길을 걸은 이유는?

그것은 전적으로 숭실학교 때문에 그렇습니다. 고등학교 1학년 때 오디션을 봐서 합창부에 들어갔거든요. 합창부를 하면서 음악적인 소질이 조금 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됐고, 선배들이 많이 이끌어줬어요. 그래서 저도 음대를 갔죠. 

30년 교직생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제가 처음에 왔을 때는 그렇게 학교 여건이 좋은 것은 아니었어요. 그런데 제 은사님들이 많이 계셨거든요. 학생 때 저를 지도해주신 은사님들이 많이 있었는데, 합창부를 지도하고 합창을 할 때가 되면 그 선생님들께서 음으로 양으로 많은 지원을 해주셨어요. 심지어 합창부 아이들 간식도 은사님들이 지원을 해주셨는데, 너무 감사하고 물론 동료들도 해주셨지만 처음에 왔을 때 은사님들이 늘 힘이 되어 주시고, 한 번도 빼놓지 않고 합창부를 위해서 후원금도 계속 지원을 해주시고 이미 퇴임하신 지금까지도 지원을 해주십니다. 그래서 아마 제가 버틸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잊을 수가 없죠. 눈물이 나죠.

그리고 합창부를 빼놓을 수가 없죠. 합창하기 위해서 좋은 목소리와 기술을 강조하고 가르치지만, 항상 학생들에게 “합창만을 위해서 발성연습을 하고 그러진 마라”고 이야기를 해요. 합창이 단순히 노래만 하는 게 아니라 합창을 통해서 다양한 직업, 진로, 공동체생활을 할 수 있다는 것. 합창은 사실 지휘자 한 사람에 의해서 음악이 만들어지지만 특정 개인의 소리보다는 공동 작업을 해야 하거든요. 이걸 좀 더 발전시키면 진로는 무궁무진하게 많이 있다. 전 세계에서 아마 유일무이할 것 같은데요. 저희 합창단 출신들이 졸업을 하고 나서도 동아리 활동으로 계속 합동 연주회를 하고 있어요. 

그런 힘은 어디서?

우리 학교가 많은 인재들을 배출했지만 그중에서도 음악가들을 상당히 많이 배출했습니다. 물론 문화 인사들이 다른 학교에 비해서 많이 배출됐죠. 윤동주 시인, 황순원 작가, 그리고 이 지역에서 활동했던 김현승 선생도 있고요. 음악가들이 많이 배출됐는데,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음악 가곡을 최초로 작곡한 김인식 선생, 이상준 선생, 안익태 선생, 김동진 선생 등 무궁무진하게 많죠. 그러니까 음악가들이 이미 많이 배출돼 있었고 원래 음악을 사랑했었기 때문에 합창단이 65년에 재창단된 것은 상당히 자연스러운 현상이었죠. 사실 구한말에 우리나라에 밴드부가 우리학교에 제일 먼저 생겼는데, 그 밴드부에 의해서 3.1운동 때는 밴드부가 앞장서고, 독립운동을 했던 그런 학교이기 때문에 역시 마찬가지죠. 당연히 음악가들이 배출이 되고 당연히 그래야 된다고 생각을 많이 하죠. 엄청나게 많은 동아리도 생겼고 많이 변했지만 그래도 합창이 지속될 수 있는 것은 그런 저력 때문이겠죠.

숭실고 출신인 세월호 김관홍 잠수사를 추모하는 행사를 했다. 학교차원에서 추모행사를 한 이유가 있다면?

최덕천 숭실고등학교 교장. 사진 = 정민구 기자

세월호 추모행사를 은평구 숲속극장에서 했죠. 그날 저도 김관홍 잠수사를 봤던 것 같아요. 그 다음날 돌아가셨죠. 사실 김관홍 잠수사가 숭실 출신인지는 저도 몰랐어요. 이 분이 너무 훌륭한 분이다, 그래서 서북병원에 조문을 갔는데 거기서 알았어요. 거기서 아버님을 뵙고 우리 아들이 숭실 나왔다고 해서 알았어요. 그래서 몇 년도에 졸업했나 보니까 93년도였고 제가 가르쳤더라고요. 제가 가르쳤음에도 불구하고 기억이 안 나더라고요. 한 학년이 600명이 넘을 때고 워낙 오래되기도 했고요. 그 때 그 영정을 보면서도 떠오르지가 않는 거예요. 그런데 학교에 와서 앨범을 보는 순간 바로 알겠더라고요. 아 얘였구나. 너무 놀랐어요. 그래서 정말 의인이다. 감히 우리는 흉내 낼 수 없는 의인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고, 그러고 나서 우리 전교생이 누구나 알고 있어야 할 당연한 일이다. 이 사실을 알려야 되겠다 싶었어요. 우리가 그 분을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이 뭔가 작게나마 모금운동 하고 학생들과 교사들이 참여하고 학부모님이 대거 도와주시고, 두고두고 기억해야 할 일이다. 당연히 해야죠. 교육기관인데. 그걸 안 하면 안 되죠. 참 훌륭한 분이었죠.

퇴직 이후에는 무슨 일을 하실 계획인지?

파이프 오르간을 조율하고 수리하는 일을 할 겁니다. 제가 90년대 중반에 방학 때마다 오스트리아에 파이프 오르간 회사에 가서 직접 조율하고 수리 공부를 쭉 했거든요. 3년 동안 계속 했고 그 이후에는 그 쪽 직원들이 직접 방학 때마다 우리나라에 와서 저와 여기서 작업을 하기도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이야기는?

제가 처음 교장이 됐을 때도 그 얘기를 했는데, 지역사회와 학교는 꼭 같이 가야 한다. 학교 내의 교과, 교육 과정은 우리 학교 내에 있지만, 이게 제대로 이루어지려면 지역사회와 꼭 같이 가야 한다. 그래야 학교에서 배출된 학생들이 지역사회와 같이 생활할 수 있다, 그래서 제일 먼저 얘기했던 게 교문을 오픈하자고 했어요. 

우리 학교가 봉산 들어갈 수 있는 좋은 길목이거든요. 그렇다면 지역주민들 얼마든지 들어갈 수 있게 해주자. 학교를 통하지 않으면 돌아가야 하거든요. 뒤에 편백나무 숲도 조성이 잘 돼있어요. 그렇게 학교 시설을 개방하자. 지금 주택가 이쪽에 골목이 있고 아이들이 손잡고 아침 일찍 가는 모습을 굉장히 많이 보거든요. 아이들이 골목에서 뛰어 놀아요. 그 아이들이 학교 안으로 들어와서 놀 수 있게 해주자. 앞으로 학교와 지역사회 간에 서로 할 수 있는 부분이 무엇인지 고민을 하고 실천하길 바랍니다. 

박은미 기자  yasodhara@ep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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