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평구 정신건강복지센터 김성우 상임팀장 인터뷰]

 

▲은평정신건강복지센터 김성우 상임팀장

지난 5월 한 회계직원의 3억2천여만원의 횡령으로 논란이 불거진 은평구 정신건강복지센터의 전 직원이 해고 위기에 처했다. 횡령사건으로 인해 은평구 보건소와 서울시립은평병원이 오는 8월 말에 계약을 해지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은평구 정신건강복지센터 노동자들은 “고용승계 없는 해고는 남아 있는 직원들을 공범 취급하는 처사”라며 억울한 심정을 내비치고 있다. 다음은 지난 10일 은평구 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 김성우 상임팀장과 진행한 인터뷰 내용이다.

 

-현재 센터 상황은 어떤가?

“지난 7월 21일에 서울시립은평병원장으로부터 8월 16일부로 위·수탁계약을 해지 할 것이라는 통보를 받았다. 적어도 올해 회계연도까지는 근무를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중도에 계약해지 통보를 받아 갑작스러웠다. 이에 센터 노동자들은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을 통해 문제제기를 했고 서울시가 지난 8월 3일과 9일 중재를 나섰다. 현재까지는 8월 말까지 일을 할 수 있게 됐지만 고용 불안 문제가 크게 개선되진 않았다.”

-센터가 직영화가 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고용승계를 통해 직영운영이 되면 더 좋은 것이 아닌가?

“은평구 보건소에서는 기존 직원들의 고용승계를 하지 않겠다고 했다. 횡령 사건을 발견하지 못한 센터 직원들을 모두 공범 취급하고 있다. 보건소는 센터를 직영 운영하고 공개 채용에 지원하라고 한다. 하지만 그렇게 된다면 현재 비정규직으로 일하는 근무조건보다 처우가 나빠진다. 보건소에서는 공무원 시켜주는 것이라며 현재 노동 조건보다 더 좋은 것이라 이야기한다. 하지만 보건소는 센터 직원들을 시간선택제 공무원으로 채용할 예정인데 그렇게 된다면 임금은 60~70% 수준으로 줄어든다.”

-센터 직원들은 억울한 점이 많았을 것 같다.

“센터 내 업무는 정신건강 보건 실무를 보는 부서와 회계·행정 업무부서가 철저하게 분리돼 있다. 센터 직원 1명당 연간 60~80명, 상담 건수로는 1500건에 달하는 사례관리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실무를 보는 직원들은 자기가 맡은 일을 하느라 아무도 회계직원이 5년간 3억2천여만원을 횡령하는 부정을 저지르고 있을지 상상도 하지 못했다. 

은평구 보건소는 실무를 보는 직원들을 공범자로 취급하고 있는데 사실상 피해자다. 부정을 저지른 회계직원은 횡령을 위해 각종 세금과 퇴직금 등을 과소 납입했다. 현재 직원들 중 아무도 퇴직금을 제대로 받지 못할 것이다. 게다가 이번에 구속된 회계 담당직원은 은평구 보건소가 연간 2회 나오는 지도점검을 나올 때마다 칭찬을 받을 정도로 일을 잘했던 사람이었다. 이는 결국 4년간 은평구 보건소도 횡령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 횡령 건 발견으로 정규직인 보건소 직원은 표창을 받지만, 비정규직인 센터 직원들 전원은 해고를 당한다.”

-남아있는 노동자들이 앞으로 바라는 점이 있다면?

“이번 사건에 대해 책임자인 센터장과 상임 팀장인 내가 징계를 받는 건 당연하다. 그렇지만 센터 내 노동자들이 전부 공범자는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해고는 너무 과한 조치다. 센터 내 직원들은 공범자가 아니라 피해자임을 알아줬으면 좋겠다. 그리고 충분한 협의과정을 거쳐 센터가 고용승계를 통한 직영화가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다. 일 중심이 아닌 사람이 중심이 되는 협의과정을 통해 센터가 직영화가 되어 현재 노동자들의 고용이 안정되고 센터를 이용하는 주민들의 피해가 없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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