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9일 대통령선거가 있었죠. 흔히들 ‘투표는 민주주의의 꽃’ 이라고 합니다. 국민이 주권자임을 행사하는 강력한 수단이라는 뜻에서 나온 표현이지요. 하지만 그 강력한 수단을 이용하는 것에도 많은 장애와 불평등이 존재합니다. 만 19세 이상부터만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문제, 사전선거를 통해 완화되긴 했지만 본선거 당일 투표소 접근에 대한 문제 등이 그렇습니다. 나이가 적은 사람도, 이동이 불편한 사람도 거주지와 거소지가 다른 사람들도 아무런 불편 없이 권리를 행사해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합니다. 선거철에만 국민을 주권자로 인정(?)하는 것도 문제입니다. 우리는 슬프게도 대통령선거, 국회의원선거, 자치단체 선거, 이렇게 세 번의 선거 때에만 주권자로 대우받습니다.

국가의 주인은 국민입니다. 대통령이나 비선실세가 저들이 주인인 양 권력을 휘두르지 못하도록, 지역의 정치토호들이 주인인 시민들을 무서워할 수 있도록 하려면 우리가 주권을 일상적으로 행사해 진짜 주인이 누구인지를 상기시켜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정보공개청구는 우리가 주권자임을 알려주는 민주주의의 좋은 도구입니다. 선거처럼 나이 제한이 있는 것도 아니고, 성별이나 지역의 제한이 있지도 않지요. 권력행사(정보공개청구)의 횟수나 시기에 대한 제한 역시 없습니다. 인터넷으로도 할 수 있고, 직접 찾아가서 말로도 할 수 있으니 거동이 불편한 사람들도, 글을 모르는 사람들도 누구나 이 민주주의의 도구를 사용할 수 있죠. 

몇 년에 한 번씩 행사하는 선거가 우리를 대변해 줄 사람을 뽑는 민주주의의 꽃 이라 한다면, 정보공개청구는 나의 주권을 직접 쉽고 편리하게 행사할 수 있으니 민주주의의 흔한 꽃이라 할 만 합니다. 지금. 꽃 피우기 좋은 5월입니다. 

저작권자 © 은평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