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암고 급식막말, 숭실고 교장공석에 이어 하나고 입시부정까지

충암고 ‘급식막말’, 숭실고 ‘교장공석’에 이어 이번에는 하나고가 입시부정, 교사채용비리, 학교폭력 은폐 등이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이 중 입시부정은 그 논리와 방법에서 충격이라 아니할 수 없다. 합격선 근처에 있는 남학생들과 여학생들의 순서를 바꾸어 당락을 결정했고 이를 문제시 하는 교사에게 하나고 교감은 이사장의 지시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

전경원 하나고 교사는 한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이 같은 내용을 밝히며 학교 관계자들이 ‘남학생들이 사회에 나가면 학교에 도움이 된다’는 편협한 생각을 갖고 있음을 덧붙였다.

지난 2009년 하나고 설립 당시 오세훈 서울시장은 '하나고 부지 임대차계약'을 체결하며 하나고 부지를 50년간 임차하면서도 낮은 요율을 적용해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었다. ‘자사고 지정’ 당시에는 신청에서 지정까지 하루 만에 이어지는 등 각종 특혜 의혹을 받고 있다.

지난 4월 급식막말로 물의를 일으킨 충암고는 지역주민들이 ‘급식막말 교감을 보직해임하고 교육청 권고사항대로 사과 및 관련자 징계하라’는 이슈청원을 다음 아고라에 올린 것이 충암고의 명예를 떨어뜨렸다며 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해 빈축을 사고 있다. 게다가 이 사건을 최초 보도한 K신문을 언론중재위원회에 기소하는 등 앞뒤가 바뀐 행보를 벌이고 있다.

급식비를 내지 못한 학생들에게 ‘밥 먹지마’ 등의 막말로 공개망신을 준 일은 온 국민에게 충격을 준 일이다. ‘어쩌다 학교까지 이지경이 되었냐’는 한탄이 이어진 인권감수성이 빵점인 사건이 것이다. 학교 명예를 떨어뜨린 것은 급식막말을 퍼부은 교감과 이를 제대로 관리하고 지도하지 못한 교장 그리고 학교운영 및 관리를 제대로 못하고 있는 충암재단이지 시민들이 아니다.

충암고의 명예를 회복하는 일은 지금이라도 막말로 상처 입은 학생에게 사과하고 학내 인권감수성을 높이는 교육활동을 펼치는 것이다.

‘6년째 교장 없는 학교’라는 불명예를 안은 숭실고도 지난 7월 대법원 판결에서 길고 지루한 법정다툼에 마침표를 찍었으나 이사회 내부 갈등이 계속되고 교사, 학부모, 학생 등 학내 정상화를 위한 구성원들 간의 토론 및 의견조율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서울시 교육청이 무자격 이사 3인에 대해 이사 승인 취소 조치, 이사장 및 교감을 다시 선임할 것 등의 행정조치를 내렸지만 이사장으로 활동했던 장동갑 이사는 여전히 이사장 행세를 하고 있다. 대법판결, 교육청 행정조치 마저 편의대로 해석하며 학내 정상화를 방해하고 있는 것이다.

교육은 ‘백년지대계’라는 거창한 말까지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상식이 통하는 학교, 민주적인 학교를 꿈꾸면 안 되는 것일까? 학생들이 무얼 보고 배울까 기본적인 질문을 다시 한 번 던져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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