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과학도서관. (사진: 정민구 기자)
의정부과학도서관. (사진: 정민구 기자)

도심 속에서 우주를 관측해볼 수 있는 도서관이 있다. 지구 온난화로 지구가 위태로운 상황에서 어린이들이 체험으로 환경과 과학에 대해 배울 수 있는 이곳은 의정부과학도서관이다.

의정부시는 특성화 도서관 정책을 약 15년간 일관성 있게 이어오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렇게 만들어진 게 미술도서관, 음악도서관, 영어도서관, 정보도서관, 가재울도서관 등이다. 특성화도서관들은 전문성을 갖춘 독특한 도서관이라는 점에서도 눈에 띠는 장점이 있지만 새로운 관광명소로 자리 잡고 있다는 점에서 과거 군사도시의 이미지를 벗어던지기 위한 노력이 잘 드러난다.

의정부과학도서관은 의정부시의 특성화도서관 정책의 첫 번째 사례다. 도서관 고유 기능에 더해 과학체험관을 설치해 과학교육 실현으로 과학에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기 위한 취지였다. 의정부과학도서관이 만들어질 당시 우리나라 최초 우주인 선발로 천문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때였는데 의정부시는 신곡2동 추동근린공원 아래에 총 192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도서관을 조성했다.

도서관 규모는 지하 1층에서 지상 3층으로 이루어져 있었고 지하1층은 회원가입 및 희망도서∙상호대차도서 등을 수령할 수 있는 통합데스크∙독서와 휴식을 함께 할 수 있는 북카페∙공연 및 강연이 가능한 아트홀이 조성되어 있었다. 지상 1층은 어린이청소년자료실∙정기간행물코너∙PC코너가 있었고, 2층은 일반자료실∙노트북코너, 3층은 어린이과학체험실∙배움터∙독서토론실 등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의정부과학도서관의 자랑 ‘어린이과학체험실’

의정부과학도서관 어린이과학체험실의 '4d영상체험실' (사진: 정민구 기자)
의정부과학도서관 어린이과학체험실의 '4d영상체험실' (사진: 정민구 기자)

의정부과학도서관의 최고 자랑은 ‘어린이과학체험실’이다. 현재 어린이과학체험실은 2020년 3월부터 8월까지 6개월 동안 리모델링을 거쳐 새롭게 개관하여 유치원에서 초등학교 저학년 어린이들이 체험해보기 좋은 공간으로 거듭났다.

현재는 이곳을 이용하기 위해 매일 같이 인근의 유치원과 초등학교에서는 단체로 예약을 하여 체험학습을 한다. 그만큼 아이들이 안전한 공간에서 우주와 환경 교육을 체험을 통해 함께 할 수 있는 점은 큰 장점으로 다가왔다.

체험학습실에서는 운동 법칙을 배우는 ‘롤링볼 트랙 만들기 게임’, 토네이더 원리를 눈으로 체험해보는 ‘토네이도 체험’, 모래놀이를 통해 촉감 체험을 하는 ‘모션 샌드’, 전기가 어디에서 오는지 확인해 보는 게임, ‘4D영상체험실’ 등이 있었다.

모래놀이를 통해 촉감 체험을 하는 ‘모션 샌드’ (사진: 정민구 기자)
모래놀이를 통해 촉감 체험을 하는 ‘모션 샌드’ (사진: 정민구 기자)

‘롤링볼 트랙 만들기 게임’은 다양한 방식으로 레일을 구성해 운동 법칙을 실험해볼 수 있는 보드게임이었는데 직접 체험하게 된다면 성공적으로 굴러가는 트랙을 만들기 위해 오랫동안 붙잡고 체험해볼 수 있었다.

또한 4D영상체험실은 5분 분량의 짧은 영상을 보며 아이와 어른이 함께 상영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었다. VR체험도 이 4D영상체험실에서 할 수 있었는데 한 달에 한번 문화가 있는 날에 이용할 수 있었다. 또한 우주선체험, 별자리 영상 감상 등도 가능했다.

지난 10년 넘게 체험실 해설사로 근무 중인 이수경 해설사는 이번 리모델링을 위해 기획을 적극적으로 해왔다. 이수경 해설사는 “의정부에는 특히나 부모들이 아이들을 데리고 갈 공간이 부족한 현실이다.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는 서울을 가야하거나 다른 지역으로 이동해야하는데 이러한 점과 의정부과학도서관의 정체성을 고려해 이번 ‘어린이과학체험실’을 기획하게 된 것”이라 설명했다.

의정부과학도서관 노미라 관장은 “어린이과학체험실이 미래의 주인인 어린이가 과학 문제에 대해 생각하고 답을 찾기 위해 도서관 내 과학 도서를 활발히 이용하고, 다시 체험실을 방문하는 등의 과정을 통해 창의형 융합 인재로 성장할 수 있는 매개체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앞으로는 우주 날씨를 확인해야 할 시대가 올 것”
도심 속에서 누구나 쉽게 찾아오기 쉬운 천문대 조성

의정부과학도서관의 의정부천문대.(사진: 정민구 기자)
의정부과학도서관의 의정부천문대.(사진: 정민구 기자)

밤하늘의 별을 보기 위해 천문대를 찾아가본 경험이 있다면 천문대가 도심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도시의 빛을 피해야하고, 높은 산에 위치해야하다 보니 천문대를 일상적으로 찾아가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그렇지만 의정부과학도서관의 의정부 천문대는 다르다. 도심 속에 있는 산에 만들어져 조금만 걸어 올라가면 천문대를 만날 수 있다. 

이 천문대는 2019년 이전까진 의정부과학도서관에 위치했다. 그렇지만 의정부과학도서관 주변에 고층 아파트가 생겨나면서 천문 관측이 불가능해졌고 현재는 천문대만 주변 시야 방해가 없는 송산배수지 체육시설로 옮겼다.

천문대는 지상 3층, 건축총면적 676.7㎡ 규모로 지었다. 1층 문을 열고 들어가면 천장에 반짝이는 별 모양 전등과 벽면에 그려진 천체망원경이 방문객을 반겨주었다. 2층은 전시실인 아스트로관과 배움터, 3층은 주관측실과 보조관측실로 구성되어 있었다. 

의정부천문대 전시실인 '아스트로관' (사진: 정민구 기자)
의정부천문대 전시실인 '아스트로관' (사진: 정민구 기자)

전시관인 아스트로관은 영상과 체험을 통해 청소년들이 우주과학을 쉽게 배울 수 있도록 다양한 체험과 전시 공간을 마련해 놓았다. 달의 위상 변화, 일식과 월식 원리, 태양계 행성을 쉽고 재밌게 배울 수 있도록 시각자료를 다양하게 전시해 둔 점이 인상적이었다. 

3층 주관측실에는 200mm 굴절망원경을 갖추고 있었고 보조관측실에는 6개 소형망원경을 설치해 다양한 태양계 행성을 관측하는 상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었다.

태양을 관측하는 ‘주간천체관측’ 프로그램은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30분 간격으로 진행하는데 망원경 속 흑점 필터가 맨눈으로 보기 힘든 태양빛을 줄여 관측이 가능했다. 김상희 주무관은 “단순히 망원경으로 4~5초 정도 태양을 보는 것은 크게 의미를 못 가진다. 태양 관측 후 영상미디어를 통해 태양의 활동, 태양이 영향이 지구와 인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상희 주무관은 “가령 태양풍이나 흑점의 활동은 전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데 앞으로 우리가 살아갈 세상은 단순히 지구의 기상만 알아야할 것이 아니라 태양의 활동도 알아야한다. 이처럼 태양 관측의 의미까지 알아야 단순히 보는 것 이상의 의미를 얻어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별자리를 배우고 난 뒤 보조관측실로 자리를 옮겨 별과 달을 관측이 가능하다. 망원경 6개에 각각 날짜, 시간, 경도를 다르게 입력하면 자동으로 별을 찾아줘 다양한 별 관측이 가능하다. 다만 주야간 관측 모두 계절에 따라 이용시간이 바뀌기도 하니 천문대 홈페이지에서 공지사항을 확인한 뒤 방문하면 헛걸음하는 일이 없다.

코로나 이후 1인 좌석 많아진 과학도서관
산속에서 조용한 독서 즐기기에 안성맞춤

의정부과학도서관 종합자료실 모습. (사진: 정민구 기자)
의정부과학도서관 종합자료실 모습. (사진: 정민구 기자)

의정부과학도서관은 위치상으로 언덕 위에 위치하고 있다. 추동근린공원 아래에 위치하고 있다 보니 비교적 차가 많이 다니는 도심보다는 조용하다는 장점이 있다. 그래서인지 도서관 내부 분위기는 조용하면서도 뻥 뚫린 공간이 주는 안락함이 있었다.

의정부과학도서관은 최근 리모델링을 진행하여 도서관 칸막이를 모두 없앴다. 최근 만들어지는 도서관 트렌드처럼 서가를 이용해 자료실을 구분했고, 코로나19 유행으로 넓은 공간이지만 1인 좌석을 많이 놓아 홀로 독서를 즐기기에 좋아보였다.

열람실이 없는 도서관이기도 했는데 리모델링 이전에도 의정부과학도서관에는 열람실이 없었다고 도서관 관계자는 전했다. 이곳을 찾는 시민들도 자유롭게 좌석에 앉아 개인 공부를 하거나 책을 읽는 모습이 자연스러워 보였다.

의정부과학도서관은 ‘과학’ 특성화 도서관이지만 서가에 과학 서적만 꼽혀있는 것은 아니었다. 장서에는 모든 분야의 주제를 고루 갖추고 있어 모든 시민이 다양한 주제의 도서관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었다. 2022년 10월 기준으로 도서는 일반자료실에 72,585권, 어린이청소년실 자료실에 41,543권을 보유하고 있으며 서고 자료 포함 총 176,315권을 보유하고 있다고 관계자는 전했다.

그렇지만 도서관이 제공하는 강연이나 프로그램은 ‘과학’ 분야에 치중하고 있었다. 과학 특화 분야에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삶과 연계된 다양한 문제 상황을 과학적이고 창의적으로 해결하도록 돕는 ‘사이언스쿨’, 6~7세 유아 대상의 ‘놀이랑 과학실험실’, 지역사회와 함꼐하는 공학∙과학 분야 실험실 수업인 ‘찾아가는 사이언스쿨’ 등이 있었다.

또한 방학기간 중 초등학생 대상으로 천문우주 관련 전시물 체험, 기초 천문학 수업 및 만들기 수업, 망원경을 이용한 천체 관측 수업인 ‘천문교실’도 운영되고 있었다.

노미라 관장은 “리모델링을 통해 어린이과학체험실, 시민을 위한 열린 공간, 편안하고 아늑한 독서 공간, 다양한 소모임과 동아리 활동을 위한 독서토론실, 매월 새로운 주제로 진행되는 맞춤형 북 큐레이션 코너 등 가족 모두가 함께 이용할 수 있는 개방형 복합문화공간으로 변화한 만큼 모든 연령의 시민이 도서관에서 휴식과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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