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분 발언 통해 "계곡에 설치한 하상보호공이 오히려 생태계 망쳐"

백화사 계곡에 하상보호공 설치 이후 오히려 죽은 계곡이 되다시피 했다 (사진 : 유지민 기자)
백화사 계곡에 하상보호공 설치 이후 오히려 죽은 계곡이 되다시피 했다 (사진 : 유지민 기자)

생태계를 살리기 위해 진관동 백화사 계곡에 설치된 식물성 폴리우레탄 하상보호공이 오히려 일대 생태계를 망쳐 놓아 은평구청이 원상복구를 해야 한다는 발언이 나왔다. 문제 지적을 한 장연순 의원은 “지역 주민들에게 더 이상 메마른 계곡을 보여주지 않기 위해선 관련 예산편성과 복원계획을 통해 단절된 생태계를 연결하여 숨쉬는 계곡을 만들어야 할 것”이라 밝혔다.

22일 열린 은평구의회 정례회에서 장연순 의원(더불어민주당, 비례)은 “진관동에 위치한 백화사 계곡이 은평구청의 하상보호공 설치 이후 생태계가 망가졌다”고 지적했다. 하상보호공은 계곡 아래 설치되어 폭우로 와류가 생기는 경우 거친 물살로 인해 생겨나는 유실 피해를 방지하고자 설치하는 용도다.

2019년 은평구청은 백화사 계곡의 유실피해를 방지하고자 식물성우레탄 소재로 만들어진 하상보호공을 설치했다. 식물성 우레탄 소재로 시공한 이유는 생태복원력이 뛰어나고 시간 경과 시 식생이 활착되어 물고기 및 양서류 등이 서식할 수 있는 곳으로 탈바꿈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백화사 계곡. 식물성 우레탄 소재로 시공한 곳은 생태계가 죽어있고 공사를 하지 않은 곳은 생태계가 살아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사진 : 유지민 기자)
백화사 계곡. 식물성 우레탄 소재로 시공한 곳은 생태계가 죽어있고 공사를 하지 않은 곳은 생태계가 살아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사진 : 유지민 기자)

하지만 3년이 지난 현재 백화사는 죽은 계곡이 되다시피 했다고 장연순 의원은 밝혔다. 장 의원은 “백화사 계곡은 폭이 좁은데다 바닥 전체를 시공하여 3년이 지난 현재 죽은 계곡이 되었다”며 “식물성우레탄 소재를 사용한 하천들 중 성공한 사례는 하천 폭이 넓고 주로 측면부의 무너짐을 방지하는 차원에서 시공하였기에 식생의 활착도 수월하고 물고기 서식도 가능했던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장연순 은평구의원이 5분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 정민구 기자)
장연순 은평구의원이 5분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 정민구 기자)

장연순 의원은 “그나마 다행인 것은 하상보호공을 메우지 않은 계곡 상류 일부분과 하류는 물고기와 가재가 서식하고 있었다”며 “친환경 시공이라 하여 믿고 기다렸지만 3년이 지난 지금 백화사 계곡은 생태계가 단절 되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엔 최선이라 생각했지만 시간이 지나고 의식이 바뀌면서 아니라고 생각되는 것은 과감하게 바꾸는 용기가 필요”하다며 “당시에 2년이 지나서 백화사 계곡 일대의 자연생태계가 살아나지 않으면 원상복구하겠다는 약속을 지켜 달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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