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평신협 민병규 이사장 인터뷰 

은평구 신사동에 은평신협 신사옥이 들어섰다. 지하2층 지6층 규모의 은평신협은 1,2층은 신협 공간으로 5,6층은 조합원과 지역주민과 함께 이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됐다. 특히 6층 다목적홀은 200석 이상의 규모를 갖춰 다양한 지역문화 행사와 예술공연 등이 가능하다. 5층 나비채홀은 다양한 문화프로그램이 운영되는 문화센터로 운영된다. 단순한 금융거래를 넘어 지역사회에 봉사하고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은평신협을 만들어가고 있는 은평신협 민병규 이사장을 만나 신협에 관한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은평신협 신사옥 준공을 축하드립니다. 지난 18일 많은 분들의 참석과 축하 속에 준공기념식도 잘 진행되었는데요. 이번에 신사옥을 준공하게 된 배경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신협이 생긴지 43년이 되었는데 아직까지 우리집이 없었어요. 내적인 성장은 많이 이뤘는데 조합원들을 밖에서만 만나는 게 아니라 우리 공간 내에서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자고 생각했죠. 어떻게 보면 신협의 오랜 숙원사업이었어요. 그런 사업을 하나하나 계획하고 풀어나가면서 드디어 조합원들과 지역사회와 함께 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게 됐습니다. 

신사옥을 둘러보니 지역주민들도 함께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는데, 특별히 지역주민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열린 공간을 배치하신 이유가 있을까요? 

신협은 일반 은행과는 달리 지역을 기반으로 하고 있어서 단순히 금융거래만 하는 게 아니라 내가 이 곳의 주인이라는 의식도 가져야 해요. 그래서 신사옥을 구상할 때 지역사회에서 같이 호흡하면서 교감할 수 있는 장소가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200석 규모의 다목적 홀이 꼭 필요하겠다 싶어서 건축하시는 분들한테 부탁을 드렸죠. 그랬더니 장애인 석을 포함해 201석을 만들어주셨어요. 결국 지역주민과 조합원들이 서로 소통하려면 공간이 필요하고 지역의 청년예술인들이 재능을 발휘할 수 있는 공간, 지역사회의 다양한 행사가 이뤄지는 공간으로 잘 만들어진 것 같습니다. 

신사옥 5층은 나비채홀인데요 나비채라는 이름은 ‘나누고 이기심과 배타심을 비우고 행복을 채운다’는 의미로 지었어요. 이 공간은 문화센터로 활용될 예정이고 앞으로 60여개의 정규과정과 일회성 행사 등을 포함해 140여개의 과정이 운영될 계획입니다. 신협이 지향하고 있는 지역사회와 호흡하고 지역과 더불어 성장하려는 마음처럼 잘 운영되리라 기대합니다. 

은평신협의 역사와 신용협동조합은 무엇인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은평신협 신사옥 모습. (사진: 은평신협 유튜브)
은평신협 신사옥 모습. (사진: 은평신협 유튜브)

은평신협은 1979년 수색성당 신자들 53명이 수색성가정신협을 만들면서 시작됐는데 성당 안에서 18년 정도 활동하면서 성장했고 그 이후에는 성당 밖으로 나가 은평 지역사회와 함께 하기 시작했어요. 

신협을 정의하는 말이 여러 가지가 있는데 새마을운동하면 근면, 협동 이런 거 생각나듯이 1960년대부터 신협은 자조, 자립, 협동의 정신으로 이어왔어요. 신협은 지역사회 생활금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역에서 탄생했고 지역주민들과 함께 하면서 지역에 기여하는 활동을 계속 이어오셨는데요, 어떤 활동을 하고 계신가요? 

저는 2008년도에 은평신협에 왔는데요, 그 당시 은평신협의 재무상태가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었어요. 그래서 재무상황을 개선시키기 위한 노력과 신협이 본질적으로 해야 하는 일들을 하나씩 해 나갔습니다. 과거에는 국가의 복지가 지금처럼 골목 안으로 충분히 들어오지 못했는데요 그 때 신협에서는 탁아소, 노인정도 운영하고 지금은 주민센터에서 교양 프로그램을 많이 하는데 예전에는 신협에서 그런 프로그램도 진행 했습니다. 

그 뒤로 국가 복지가 성장하는 동안 신협은 같이 성장하지 못하고 어떤 일정한 틀에 갇혀 있었던 것도 사실이죠. 과거처럼 지역사회 개발사업 만으로는 부족하고 단순히 금융기관을 넘어 지역과 호흡하는 기관으로 정체성을 찾아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과거처럼 직접 그런 시설을 운영하는 것보다 지역에서 그런 일을 하는 분들을 돕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은평두레생협과 살림의료사협과 함께 은평협동조합협의회를 만들고 신협의 정체성을 찾아 나섰습니다. 지금은 은평도서관협동조합, 은평시민신문협동조합 등 9개의 협동조합이 함께 하고 있습니다. 결국 각 부분의 역할이 잘 돌아가도록 지원하고 성장을 돕는 일이 신협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일이 아닌가 합니다. 

은평신협과의 인연은 어떻게 시작되셨나요? 

저는 신협에서 34년 근무했어요. 전에는 신협을 감독하는 신협중앙회에서 홍보관련 책임자로 활동하기도 하고 한 지역을 감독하고 책임지는 일을 하기도 했습니다. 중간에 잠시 다른 일을 하려고 했는데 그게 잘 안됐고 그 때 선배가 은평신협에 가서 일을 좀 해보라는 권유를 했어요. 와서 보니 참 어려운 상황이었고 그 상황을 극복해가는 과정에 어려움도 많았지만 그런 어려운 상황을 잘 정리해 왔는데요, 은평신협이 더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면 그 모습을 보고 다른 신협도 힘을 더 얻지 않을까 합니다. 

은평신협에서는 성과도 많이 내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어떤 성과들이 있었을까요?

은평신협 신사옥 내 공연장 모습. (사진: 정민구 기자)
은평신협 신사옥 내 공연장 모습. (사진: 정민구 기자)

신협은 금융을 다루는 곳이니 재무성과가 가장 우선 돼야겠죠. 아무리 지역에서 훌륭한 일을 한다 해도 주된 업무가 금융업무니까요. 은평신협은 경영 평가부분에서 일등급을 계속 유지하고 있고요. 지난해에는 서울 지역에서 경영평가 최우수 조합이 됐습니다. 서울지역을 이끌어 가는 리딩 신협이 됐죠. 그 결과로 이번에 신사옥도 마련할 수 있었습니다. 

은평신협 조합원과 지역주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 부탁드립니다. 

남을 돕고 싶어도 어떻게 도와야 될지 모르는 상황이 많은데요 특히 우리나라는 자원봉사가 활발하지 못한 환경이죠. 은평신협은 단순한 금융거래 뿐 아니라 생활 속에서 이웃을 돕는다는 생각으로 ‘두손모아봉사단’을 만들었어요. 봉사를 하고 싶어도 어디에 해야 하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거든요. 신협 이외의 금융기관에서 봉사라는 이야기를 하는 곳이 없어요. 금융기관 임직원들은 할 수 있겠죠. 은평신협은 조합원이 주인이고 그 주인이 봉사를 통해 얻어가는 보람과 나눔을 느낄 수 있습니다. 

예전에 폐지줍는 어르신을 봤는데 오후에 보니 폐지를 판 돈을 예금하시더라고요. 그 모습을 보면서 저 어르신은 여행 한 번 가기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저런 분들과 신협 조합원과 함께 여행을 가면 좋겠다고 시작한 게 ‘테마여행’입니다. 신협 조합원들은 신협과 금융거래를 하면서 은평신협이 지역주민들과 함께 봉사도 하고 여행을 가는 기쁨을 나누는 모습을 보면서 간접적으로 지역을 돕고 있다는 걸 알고 그런 마음이 늘어났으면 좋겠어요. 앞으로도 그런 활동을 많이 만들어 가려고 하고 은평 지역주민들하고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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