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 픽사베이
이미지 : 픽사베이

진료실에서 만나는 분들은 다양한 이유로 찾아옵니다. 그런데 어떤 이유로 오셨든 결국 드리는 말씀이 있습니다. “건강관리 하셔야죠. 운동 꾸준히 하시고, 맵고 짜고 자극적인 음식 줄이시고, 몸무게 늘지 않도록 하시고요.” 이제는 이 말이 “안녕하세요” 수준으로 제 입에 붙어있는 것 같습니다, 오늘은 그중 ‘운동’에 대해서 더 자세하게 말씀드리려고 해요. 

Sitting too much kills ; 오래 앉아있으면 죽는다고?

10년 전, 『오래 앉아 있으면, 운동해도 당뇨·심장병 위험 크다』라는 제목의 신문기사를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장시간 앉아 있는 습관을 가진 사람은 당뇨병과 심장질환 사망 위험이 크고, 운동을 열심히 하더라도 그 위험이 없어지지 않는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때 저는 1시간 이상, 중강도 이상의 운동을 거의 매일 열심히 하던 때였는데 마른하늘에 날벼락이었습니다. 그때도 일을 하며 하루에 8시간은 꼬박 앉아있어야 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이었죠. 

자세히 보니 ‘앉아 있는 시간이 긴 사람은, 서 있는 시간이 긴 사람보다 건강하지 못하다’는 결론을 도출한 연구 논문을 기반으로 한 기사였습니다. 논문에서 ‘하루 30분 운동하는 생활 습관을 가진 사람이라도 나머지 23.5시간을 더 건강하게 보내기 위한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라고 조언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운동을 바라보는 관점의 변화

이후 여러 연구들이 이어지면서 ‘운동’에 대한 접근이 약간 달라지고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예전에는 ‘더 빨리! 더 힘차게! 1시간은 해야지!’하는 느낌에서 ‘오래 앉아있으면 안 좋아. 일어나서 뭐라도 해. 5분이라도 괜찮으니까 운동해. 더하면 더 좋지’하는 방향으로요. 

오래 앉아있으면 안 좋으니 뭐라도 하라는 내용은 NEAT(non-exercise activity thermogenesis ; 비운동성 활동 열생성)라는 말로 정리됩니다. 가사일도 열심히 하고,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면서 한 두 정거장 먼저 내려 걷고, 앉지 말고 서서 일하는 등 무엇이든지 몸을 쓰는 것이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뜻입니다.

운동은 어떻게?

운동해야 한다고 마음을 먹었다면, 어떤 운동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 진료실에서도 많이 듣는 질문입니다. 그러면 보통 “지금 하시던 운동 그대로 하세요”라고 하거나 “걷기나 요가부터 시작하세요”라고 말씀드립니다. 어떤 운동이라도 괜찮으니 무리하지 말고, 유산소 운동, 근육 운동, 유연성 운동 모두 포함해서 하면 되고, 배드민턴이나 수영 같은 재미있는 기술 운동도 다른 사람들과 즐겁게 어울려 하시면 됩니다. 다만, 회복하는 운동과 유지하는 운동, 강화하는 운동이 조금씩 다르다는 것을 알고 강도를 조절하면서 해야 합니다. 또 강조하는 것은 어떤 운동이라도 괜찮으니 ‘꾸준히’ 하셔야 한다는 것입니다.

운동합시다

마지막으로 WHO 세계보건기구에서 최근에 권고한 내용을 소개합니다. 2020년, 10년 만에  WHO 신체활동지침이 개정되었는데 주목할 만한 변화가 있었습니다. 제목부터 <신체활동지침>이 아닌 <신체활동과 좌식 행동에 대한 지침>으로 바뀌어서, 앞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오래 앉아있는 것이 건강에 해롭다는 것이 강조되었습니다. 여러 내용들을 쉽게 전달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 뭐라도 하는 것이 아무 활동도 하지 않는 것보다 낫다

● 그래도 최소한 1주일에 중강도 운동을 2시간 30분에서 5시간 정도는 하자

● 근육운동은 1주일에 이틀은 따로 하자

● 더 할 수 있으면 더 하자   

운동합시다!

 

저작권자 © 은평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