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병원 인턴수련을 마치고, 전문의 수련을 들어가기 전 1년을 쉬면서 요양병원 당직의사를 하면서 몇 달을 보낸 적이 있습니다. 

야간 당직을 시작하던 날, 요양병원에 입원한 환자들의 차트를 하나하나 열어보면서 그들이 가지고 있던 병력을 확인했습니다. 놀랍게도 대부분의 환자들이 크게는 척추 골절, 고관절 골절 등 크고 작은 골절 과거력을 가지고 있거나 현재 골절 상태로 입원해서 치료받는 환자들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당시에는 임상의사로서의 경험이 많지 않아 그 환자들의 골절이 삶에 어떤 의미를 가져오는 것인지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던 중, 외할머니가 고관절 골절로 응급실로 가셔야 한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고, 응급수술을 받으셨습니다. 그 이후 할머니는 휠체어에서 일어나시지 못한 상태로 현재 요양병원에서 노후를 보내고 계십니다. 이번 코로나 시기를 보내며 자녀들과 제대로 만날 수도 없고 영상으로 그리움을 대신해야 하는 외할머니의 모습을 보면서 노년의 삶은 걸어 다닐 수 있는 두 다리의 건강함과 가동범위를 제한 없이 사용할 수 있는 두 팔의 자유로움이 삶의 질을 좌우한다는 것을 가슴 아프게 느꼈습니다.

노년의 건강한 삶을 유지하고 뼈를 건강하게 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건 어떤 게 있을까요?  

이미지 :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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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뼈 건강 지킴이 ‘칼슘’ 

칼슘의 중요성은 아마 많이 들어보셨을 것입니다. 그래서 이미 우유를 열심히 마시고 있는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뼈 건강이 더욱 중요해지는 50대부터는 하루 권장량이 보통 1일 800-1000mg(대한골대사학회 권고 기준)입니다. 이것은 매일 우유 1리터를 마셔야 채울 수 있는 양이고 두부 5모를 먹어야 다다를 수 있는 양이며 흔히 알고 있는 칼슘왕 멸치를 매일 3큰술(45g)로 챙겨 먹어야 하는 생각보다 귀찮고 생각보다 많은 양입니다. 

어쩌면 그래서 우리나라 대부분의 사람들은 칼슘 부족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평상시에는 사람들은 잘 느끼지 못하다가 병원에서 건강검진을 하고 골밀도 검사를 해서 골감소증, 골다공증 판정을 받고나면 칼슘을 먹어야 한다는 부담감에 부지런히 음식을 챙겨먹거나 그것이 힘들면 건강보조식품들로 빠르게 채우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칼슘을 영양제로 찾다가 우연히 성분들을 유심히 들여다보면 다양한 종류의 칼슘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가장 많이 사용되는 탄산칼슘, 이것은 위장장애가 심해 흡수율이 떨어져서 그것을 대신할 수 있도록 만든 구연산 칼슘, 그 외에도 체내에서 칼슘을 잘 흡수할 수 있도록 만든 다양한 성분의 칼슘들을 만나게 됩니다. 그러나 칼슘은 잘못하면 혈관에 침착되어 심혈관 질환을 일으킬 수 있어서 과량으로 단독 복용하는 것은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대신 다음에 설명할 뼈 건강 지킴이인 비타민D와 같이 섭취한다면 안전하게 칼슘을 섭취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 뼈 건강 지킴이 ‘비타민D’

최근에 부쩍 비타민D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 같습니다. 비타민D 주사를 찾아서 맞으러 오시는 분, 체내 비타민D 수치를 알고 싶다고 하는 분들을 진료실에서 만나면 그 인기를 새삼 느끼게 됩니다. 이렇게 인기 있는 영양소, 비타민D를 섭취하는 분들 중 그 영양제를 유심히 들여다보며 자신이 섭취하는 비타민D의 총량을 계산해 본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비타민D의 하루 권장량은  800-1000 IU (IU:비타민의 활성의 양 국제단위, 1ug=40IU) 입니다. 여러분, 지금부터 자신이 먹고 있는 모든 영양제에서 비타민D를 찾으시고 다 더해보십시오. 그 결과 4000 IU, 혹은 0.1mg을 넘어선다면 그 중에 하나는 빼시길 바랍니다.

하루에 4000IU 이상은 권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만약 혈액검사의 기회가 있어 비타민D 검사를 해서 30ng/ml 이상의 농도를 가지고 있다면 조금은 안심하셔도 됩니다. 2008-2010년 국민건강영양조사를 통해서 10세 이상의 우리나라 사람들의 평균 비타민D 검사를 했더니 18.4ng/ml 로 나타났습니다. 골절을 예방할 수 있는 건강한 혈중농도는 30ng/ml 로 우리나라 사람들은 상당수가 비타민D 부족입니다.

다행인 것은 여러분은 스스로 비타민D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피부에서 잘 합성될 수 있도록 햇빛이 쨍쨍한 봄, 여름, 가을 한낮에 선크림을 바르지 않고 민소매와 짧은 바지를 입고 일주일에 3회 이상, 10-20분 정도 열심히 산책하십시오. 

이미지 :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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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위와 같은 파워 산책이 어렵고 힘든 분들은 주치의를 찾아가 칼슘과 비타민D 복합제를 처방받아 매일 꾸준히 복용하십시오. 혹은 위장장애 있어 도저히 약물을 복용하기 힘들거나 기저질환으로 먹는 약이 너무 많아서 하나 더 추가하기 싫은 분들, 매일 챙겨먹기 귀찮은 분들은 비타민D 주사를 정기적으로 맞는 방법으로 뼈 건강을 위해 꾸준히 노력하시길 바랍니다. 

칼슘과 비타민D로 뼈를 건강하게 지키기 위한 필요조건들을 충분하게 채우셨다면, 근력 운동을 틈틈이 시작하세요. 그러면 영양소들이 차곡차곡 쌓여 뼈가 내실을 다지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유산소 운동으로 균형감각을 잘 유지하십시오. 그것은 골절로 활력이 제한된 삶이 아닌 건강하고 자유로운 노년의 삶으로 여러분을 인도해 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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