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나타나는 가려움, 피부가 붉게 여기저기 부어오르고 눈 주변이나 얼굴이 붓기도(맥관부종) 합니다. 우리는 이걸 두드러기라고 하지요. 두드러기의 원인은 사실 찾기 힘듭니다. 음식이 원인이 될 수도 있고, 운동이나 감정변화, 압박 같은 다양한 원인이 있을 수 있습니다만, 전체적으로 따져도 원인을 찾을 수 있는 가능성이 50%가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특히 여러 가지 요인이 합해져서 두드러기가 나타나는 경우가 가장 많아서 그렇습니다. 

가령 지금까지 평생 새우를 맛있게 아무 문제없이 잘 먹어왔는데, 오늘 저녁에 먹은 칠리새우 요리가 두드러기의 원인이라고 들으면 황당하지 않으시겠어요? 갑자기 새우 알레르기라도 생긴 건가? 앞으로 다시는 새우는 먹지 못하는 건가? 여러 생각이 드실 텐데요, 같은 새우라도 그 새우를 먹을 때의 나의 상태에 따라 두드러기가 나타날 수도 혹은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새우를 독한 술과 함께 먹었다, 화가 잔뜩 나 흥분한 상태에서 먹었다, 며칠 전에 장염을 앓았던 상태에서 먹었다 등등 단순한 한 가지 원인이 아닌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두드러기는 보통 기초 체온이 약간 올라가는 상황에서 심해지는데요, 그래서 술을 마시거나 맵고 뜨겁고 자극적인 음식을 먹은 후, 오후부터 저녁까지, 운동을 하고 난 직후,  샤워·사우나·목욕·찜질을 하고 난 후 심부체온이 0.5~1.0℃ 정도 올라가는 것이 두드러기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간혹 스트레스 상황에서도 두드러기가 나타납니다. 예전에 성폭력 사건 해결을 위해 피해자의 대리인을 맡고 있을 무렵이었는데, 피해자에게 갑자기 두드러기가 나기 시작했습니다. 가해자 조사를 앞두고 점점 불안하고 긴장하더니 온 몸이 벌겋게 부어 긁기 시작했던 것입니다. 극심한 스트레스가 이렇게 두드러기로도 나타날 수 있구나, 불안과 분노라는 감정으로 인해 심부체온이 올라가면 그것이 신체적으로도 이렇게 표현될 수 있구나 하고 정말 안타깝게 느끼기도 했습니다.

피부과 교과서의 내용을 옮겨 오자면 일종의 ‘콜린성 두드러기’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젊은 사람들에게 잘 생기는데, 상대적으로 젊은 사람들이 체온이 높아지기 쉬우니까 그런 것입니다. 두드러기가 나타나면 원인을 잘 찾아내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딱 하나의 이유가 아닐 수도 있으니 최근의 나의 상태에 영향을 끼치고 있는 다른 요인들까지 같이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물론 약도 필요하지만, 심부체온을 낮추고 진정시킬 수 있는 추가적인 방법도 항상 같이 고민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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