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나무마을 퇴소자, “6년간 지속적인 학대 있었다”

마리아수녀회, “아동학대 의혹 사과, 아동복지 사업 종료” 

은평구 응암동에 자리 잡은 꿈나무마을 보육원에서 지속적인 아동학대가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의혹제기에 나선 이는 꿈나무마을 보육원 출신 박지훈 씨(가명)다. 박 씨는 지난해 8월 아동학대 혐의로 이 시설 보육교사 3명을 고소했다. 초등 5학년 때부터 고1까지 6년간 이들로부터 장기적인 학대를 받았다는 주장이다. 박 씨는 꿈나무마을에서 핸드폰 등으로 맞아 머리가 찢어진 일도 다수 있었고 몽둥이로 맞는 일 뿐만 아니라 강제로 정신병원에도 입원되는 등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폭력이 일어났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14일에는 보호대상 아동과 시설퇴소자 인권단체 ‘고아권익연대’는 꿈나무마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해당 시설의 아동학대를 고발하며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가해자 사과 등을 촉구했다. 박지훈 씨는 “(학대에 대해) 수녀님들께 이야기했지만 아이들 탓으로 돌리고 제대로 조치를 취하지 않았으며 (퇴소 이후 가해자에게) 사과 받으려고 전화도 했지만 “차별한 일도 없고 손도 대지 않았다”고 (학대사실을) 부정했다”고 전했다. 

꿈나무마을 퇴소 이후 박 씨는 우울증 등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 2020년에는 ‘꿈나무마을 내 집단아동학대사건과 시설관계자의 은폐’에 대해 조사해 달라는 진정을 국가인권위원회에 제기했다. 진정내용에는 ‘2010년부터 2018년까지 꿈나무마을 보육시설 생활관에서 보육교사의 아동학대와 성폭력, 시설관계자의 방임과 사건축소 등으로 100여 명이 아동학대 피해를 입어 심각한 사회부적응을 겪고 있다’는 내용이 자세히 서술돼 있었다. 하지만 국가인권위는 진정원인이 된 사실이 발생한 날부터 1년 이상 경과했다는 이유 등으로 이를 반려했다. 

'꿈나무마을' 퇴소자 박지훈(가명)씨가 지난 1월 19일 꿈나무마을 앞에서 공개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사진 : 정민구 기자)
'꿈나무마을' 퇴소자 박지훈(가명)씨가 지난 1월 19일 꿈나무마을 앞에서 공개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사진 : 정민구 기자)

박지훈 씨는 “서울시에도 연락을 했더니 퇴소인은 우리 담당이 아니라고 하더라. 이건 알면서도 서로 폭탄 돌리기 하는 거랑 같았다”며 “아이들도 시설이 곧 집이라고 생각하니 얘기를 못했다”고 말했다. 

고아권익연대 조윤환 대표는 “시설 내 인권유린은 진화되고 지능화됐지 조금도 없어지지 않았다. 제대로 조사만 했어도 폭력을 예방할 수 있었는데 이건 전적으로 국가 잘못이고 사회, 지자체 잘못”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지역주민의 관심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아이들의 몸짓, 눈빛에 관심 가져 달라”고 호소했다. 

꿈나무마을 이 모 보육교사는 2017년 아동학대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2015년 9명에 대해 총19회에 걸쳐 주먹으로 때리는 등 신체적 학대행위가 있었기 때문이다. 

꿈나무마을은 1975년 서울시의 위탁을 받아 정식 개원했다. 개원 당시이름은 서울 소년의집이다. 개원 당시부터 2019년까지 꿈나무마을은 운영한 곳은 (재)마리아수녀회다. 지난 21일 마리아수녀회는 아동학대 의혹에 대해 사과하면서 아동복지 사업을 종료하겠다고 밝혔다. 마리아수녀회는 “알로이시오 신부로부터 지난 1964년 시작된 가장 가난한 아동을 돌보는 모든 사업에서 손을 떼겠다”면서 “가난한 이들 중에서도 가장 가난한 이들에게 봉사한다는 창립 정신을 다시금 되새기면서 가장 아픈 아이들을 어루만지고 그들의 응어리가 풀어질 수 있도록 남은 힘을 모두 쏟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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