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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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쪽 눈 주위 피부에 발갛게 습진이 올라온 30대 여성분이 진료실에 오셨습니다. 1주일 전부터 심해졌는데, 너무 가렵고 이제는 하얗게 피부에서 비늘이 일어난다고요. 이럴 때 제 질문은 거의 정해져 있습니다.

1. 최근 눈 주위에 새롭게 바르기 시작했던 화장품 있으세요?

2. 최근 눈 부위를 깨끗이 씻어냈던 적 있으세요?

첫 번째 질문은 화장품에 의한 접촉성 피부염을 감별하기 위한 질문입니다. 쉐도우와 같은 화장품, 아이크림 같은 보습제들도 접촉성 피부염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성분에 특별히 알레르기를 잘 유발하는 물질이 없더라도 내 피부와 맞지 않으면 접촉성 피부염은 얼마든지 생길 수 있습니다. 접촉성 피부염 중에서 지연성 반응은 최대 72시간 정도 지나야 나타나므로 화장품 바르기 시작한 첫 하루 이틀 정도가 괜찮다 보니, 그 화장품이 원인이 아닌 것으로 착각할 수도 있습니다. 

또 땀, 눈물과 만났을 때만 접촉성 피부염을 일으키는 물질들도 있습니다. 그러니 지난 1주일 정도 동안 새롭게 시작한 모든 화장품, 약품, 썬크림 등을 살펴보아야 합니다. 접촉성 피부염의 치료를 위해서는 원인이 되는 물질을 끊어야 합니다.

두 번째 질문은 눈 주위 피부가 과도하게 건조해져서 건조 피부염이 생겼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질문입니다. 클렌징은 원래 피지샘이 분포해있지 않은 눈 주위, 입 주위에는 하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 눈 주위와 입 주위 피부는 피지샘이 많지 않아 건조해지기가 쉬우므로 오히려 보습을 더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나 간혹 딥 클렌징 오일을 눈 주위에 발랐다거나, 혹은 쉐도우, 아이라인 같은 화장품이나 썬크림을 바른 후 닦아내기 위해 클렌징 제품을 눈 주위에 사용한 경우, 피부가 과하게 건조해져서 건조 피부염이 생기기도 하는 것입니다. (특히 요즘처럼 날씨가 쌀쌀해지고 건조해지기 시작할 때 자주 나타납니다) 이런 건조 피부염의 관리를 위해선 보습이 정말 필수적입니다.

진료실을 방문한 분은 최근에 좋은 클렌징오일을 선물 받아 얼굴 전체를, 눈 주위를 포함해서 꼼꼼히 씻었다고 합니다. 눈 주위는 절대 클렌징하는 게 아니라고 말씀드리면서 약을 처방하고 보습을 잘 하도록 당부했더니 그 분이 물어보시더라고요. “예전에 새로 쓴 화장품 때문에 눈 주위가 빨갛게 되어서 약을 처방받은 적이 있는데, 바르는 약이 똑같네요? 원인에 따라 다르게 치료하는 게 아닌가 봐요?”

첫 번째 이유와 두 번째 이유가 정반대에 가까워 보이니 이런 궁금함이 생기셨나 봅니다. 이유는 달라도, 피부에 나타나는 양상은 습진성 변화라 아주 비슷합니다. 관리도 비슷하고요. 특히 오래될수록 점점 약과 관리가 닮아가는 데요, ‘피부의 만성 습진’은 그 원인이 무엇이든 염증을 조절하는 약을 쓰고 보습을 잘 해주는 것이 제일 중요하거든요. 원인에 따른 처방이라면 화장품을 끊는다, 클렌징을 끊는다는 부분입니다. 그러니까 그것도 너무 중요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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