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양경규 정의당 비례대표 후보

양경규 정의당 비례대표 후보 <사진 : 정민구 기자>

양경규 정의당 사회연대임금특별위원회 위원장은 87년 민주노조운동의 태동과 함께 활동을 시작해 진보정치 시대를 열어왔다. 이번 총선에서 정의당 비례대표 후보로 나서며 우리사회 불평등과 차별의 문제해결이 시급하다며 소득 양극화 해소를 위한 법안을 책임 있게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은평에서는 진보정치학교 ‘오늘과 내일’을 통해 ‘한국사회와 진보정치, 대안세계를 위한 고민들’ 등을 꾸준히 강의하며 지역주민을 만나왔다. 인터뷰는 지난 7일 오전 서울혁신파크에서 진행했다. 

이번 총선에서 정의당 비례대표 후보로 나선 이유는?

극단적으로 드러나고 있는 불평등과 차별의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다. 소득 양극화 해소를 위해 관련 법안들을 책임 있게 만들고 싶다. 정의당이 총선 공약으로 최고임금제를 발표했는데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불평등문제는 땅과 주택의 문제와 연관돼 있다. 주택은 초과돼 있고 집 없는 사람은 태반이다. 가장 중요한 건 전·월세 등의 임대료 문제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않으면 서민의 주거안정은 어렵다. 임대료 제한뿐만 아니라 계속주거권도 함께 확보돼야 한다. 전월세 임대료 제한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게 임대료를 안 올리는 대신 임차인을 내보내고 다른 사람을 들이면 되니까 임대료 통제만으로는 안 된다. 

우리나라는 자산소득, 부동산 소득, 임금소득 격차가 심각하다. 이 문제는 단순하게 고임금자의 소득을 제한하는 걸로 해결되지 않고 눈에 보이는 소득만을 제한해서도 안 되고 민간부분은 강제할 수도 없다. 

한 해에 수조원의 수익을 올리는 회사의 노동자들이 임금인상을 요구하는 건 당연하다. 이를 두고 탓할 일은 아니다. 노동자들의 임금협상도 산별교섭 법제화를 통해 진행하면서 대공장 노동자뿐만 아니라 하청노동자, 비정규직 노동자도 함께 상생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본인을 민주적사회주의자라고 소개하고 있다. 

앞에 아무리 좋은 말을 있어도 사회주의는 부정적인 이미지와 분단국가로서 트라우마를 갖는다. 민주적 사회주의를 풀어 말하면 ‘사람은 사람답게 사회는 평등하게’다. 사람에게 주요한 게 자유를 포함한 인권인데 전통적인 사회주의는 이 문제에서 실패했다고 보고 다만 평등이라고 하는 기본가치를 살려 인간의 풍부함과 자유로움을 보장하는 게 필요하다고 본다. 

자본주의는 자본을 중심으로 돌아가고 사회주의는 사회를 중심으로 돌아간다는 건데 사회를 중심에 둔다는 건 그 안에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의 연대와 협동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연대와 협동을 만들기 위한 여러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주는 게 사회주의 가치라고 보면 되고 그 과정을 민주적으로 만들어가는 게 중요하다는 의미다. 

이번 총선 후보로 나서면서 이 시대의 화두는 무엇이 되어야 한다고 보는지?

세계의 급격한 변화 속에서 한국사회는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지 들여다보는 게 중요하다. 불평등과 차별의 문제는 단순히 돈의 문제가 아니다. 환경과 생태의 급격한 변화, 4차 산업 혁명과 인공지능의 발전이라는 변화 속에서 일자리가 줄어드는 문제는 필연이고 과학기술혁명을 부정할 수는 없다. 일자리문제는 인간의 기본권 문제로 접근해야 하고 그 측면에서 기본적인 노동권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등을 고민해야 한다. 인간의 기본권리가 확장되지 않은 채 단지 일자리 문제로 바라보면 안 된다. 지금은 과거처럼 획기적인 고성장도 어려운 시기다. 

이번 총선에서 한국사회 전반적인 문제들이 본격적으로 고민되고 검토되어야 하는데 우리정치가 이를 못 따라가고 있다. 페미니즘, 청년문제, 인종차별 등이 또 다른 사회변화의 측면으로 작동하고 있는데 크게 이슈화 되지 않고 있다. 한국은 여기에 분단문제까지 안고 있다. 앞으로 한국사회가 어떤 전망과 고민을 해야 하는지 치열하게 고민하고 대안을 마련해야 하는 시점이다. 

양당정치의 폐해는 많은 시민들이 공감하고 있다. 하지만 대안세력도 부족해 보인다. 정의당도 좀 더 약진해야 하지 않나?

정의당은 좀 더 분명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 변별력이 없으면 착한 민주당 정도에 머무를 수  밖에 없고, 좀 더 급진적이고 분명한 대안제시를 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2004년도에 무상급식 얘기할 때 당시에는 굉장히 급진적인 듯 보였지만 대중에게 필요한 정책이었다. 기울어진 운동장에서는 대중들에게 좀 더 급진적인 이야기를 해야 한다고 본다. 경쟁과 효율이 지나치게 강조되는 시대에 연대와 협동이라는 보편적 가치 확장을 위해 진보정당이 던져야 할 주제와 과제가 분명히 있다. 

여의도 정치도 중요하지만 지역에서도 꾸준한 활동이 필요하지 않을까?

진보정당들이 일상적인 지역기반확장을 위해 활동을 했고 노동자들이 밀집된 부산, 울산, 경남 등에서는 성과도 있었다. 하지만 중앙을 돌파하면서 지역 활동을 한다는 게 커진 반면, 지역을 강화하면서 진보정당을 확장하는 부분은 취약한 면이 있다. 이 부분에 대해 정의당이 깊게 고민하고 지역정치를 활성화시킬 수 있는 전략을 고민해야 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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