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필요하다” 주민의견 시 교육청에 전달
조희연 교육감 “서울시와 학교용지 등을 검토해 볼 것” 

지난해 2월 응암 2구역 재개발 현장 모습. 이곳에 계획된 중학교 부지는 2017년 해지됐다.

지난 2월 3일 녹번·응암동에 중학교가 필요하다고 요구하는 주민들이 ‘은평 응암·녹번동 중학교 건립 의견서’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에게 제출했고 조 교육감은 서울시와 (학교용지 등을)검토해 보겠다는 의견을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2016년부터 은평지역에서는 은평시민사회를 중심으로 한 ‘응암중백지화저지대책위’가 응암2구역 학교부지 해제를 강력히 반대해왔다. 녹번동과 응암1동 인근에 중학교가 없어 학생들이 원거리 통학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울시교육청은 교육부 중앙투자심사 결과에서 부적정 통보를 받았고 연서중 이전설립을 위한 협의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재개발조합의 학교용지 해제요청을 외면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내놓으며 결국 학교부지는 해제됐다. 

녹번 1구역 주민 입주가 시작되면서 중학교 통학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인근에 중학교가 없다보니 통학시간이 1시간 가까이 걸리는 불광중·영락중·충암중 등으로 가야했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7천여세대가 거주하는 지역에 중학교가 없어 학생들의 통학 피로도가 높다며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녹번동에 거주하는 김현정 씨는 “2015년에 이사 올 때 응암중이 계획되어 있던 것을 보고 입주한 것인데 입주하자마자 부지가 해제됐다”며 “현재 인근 초등학교에서는 중학교가 멀리 있다는 이유로 전학을 가고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가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조금이라도 가까운 곳에 아이를 보내고 싶은 마음과 원래 중학교가 생길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이사 왔던 것이 이기심으로 비춰지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에 주민들은 ‘녹번·응암동에 중학교가 필요하다’는 내용이 담긴 의견서를 박주민 의원실을 통해 조희연 교육감에게 전달했다. 이날 조희연 교육감은 서울시와 (학교용지 등을)검토해 보겠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시 교육청 관계자에 따르면 “서울시와 협의하여 학교 부지를 검토해보겠다는 것은 맞지만 예전이나 지금이나 학령인구 감소 등으로 학교 신설 수요가 없는 건 여전하다”고 말했다. 이어 관계자는 “학군 내에서 지역 간 균형배치 차원에서는 다른 학교의 이전을 검토할 수 있다는 정도”라고 밝혔다.

하지만 학교 이전 계획을 서울시와 검토하겠다는 시교육청의 입장에 대해 서울시는 공식적인 입장표명은 없는 상황이다. 2년 전 학교 부지를 해제한 것은 시교육청인데 현재 학교 이전 용지로 서울시가 운영 중인 아동양육시설인 ‘꿈나무마을’이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지난해 10월부터 꿈나무마을 운영 개선을 위한 마스터플랜 등이 포함된 ‘서울시 아동복지정책 기본계획 마련을 위한 연구용역’ 중이다. 시 관계자는 “연구 용역은 아동복지시설 운영에 대한 전반적인 계획을 구상하기 위해 진행되는 것이며 중학교 이전 또는 신설 문제에 대한 의견은 갖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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