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살아가며 숱한 우여곡절을 겪는다. 그 인생의 롤러코스터 같은 경험들 속 일부분이며 어쩌면 누구나 한번쯤 지나왔을 법한 감정이 ‘외로움’이다.

함께하면서 문득 존재이유를 느낄 수 있을 때가 ‘내가 살고 있는 세상’이다. 또 그 속에서 누구도 알아주지 못할만한 나 혼자만의 속내를 한가지씩은 가지고 있을 것도 같다. 유난히 그것이 느껴지는 계절이 가을이기도 하다.

더불어 사는 세상이기에 누구나가 행복으로 가는 열차에 탑승하기 위해선 서로를 알아주고 이해할 줄 아는 마음가짐도 필요하다. 내가 살아가기 전에 우선 남을 먼저 한 번 더 생각할 줄 아는 자세라면 타인에게 인정받고 남 또한 나에게 우선 다가올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자기주장이 앞선 이기주의적 욕심으로 본 사회의 차가운 시선만이 가득하다. 한 발 양보하면 한 손 먼저 다가올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지금의 세상은 너무 냉소적이다.

장애를 안고 살아감에 있어선 누구나 외로움과 세상의 냉대에 대해 경험해 봤으리라고 생각한다. 심지어는 가족 간에서도 느낄 수 있었던 소외감. 예전보다 많이 따뜻해진 시선이라고는 하지만 아직은 갈 길이 멀지 않을까... 나부터도 내가 가진 뇌전증에 대해 환절기 저녁 날씨만큼이나 여전히 싸늘한 한기를 느끼고 있다. 나부터도 남에 대해 잘 이해하지 못했던 것 같아 앞으로 더욱 조심해야 하겠다.

군중 속에서 장애에 대한 곱지만은 않은 시선들 속에서 느끼게 되는 ‘누군가에게 소외되었다’는 감정. 매 마른 사회의 장애에 대한 비장애인들의 불편한 마음들을 온전히 느끼게 한다. 이런 느낌들은 단지 그런 사이의 벽에서 뿐만이 아닐 수 있다.

이번 가을은 유독 내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농부는 곡식의 수확에서 느끼는 즐거움을 태풍 때문에 고스란히 잃기도 한다. 예상치 못한 시련 때문에 희망에서 좌절로 곤두박질하기도 한다. 중도장애가 가져온 시련은 내게 농부의 상실감을 느낄 수 있게 했다. 하지만 농부가 다음해에도 씨를 뿌리듯 희망은 언제라도 존재한다.

저작권자 © 은평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