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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 꿇어서라도 된다면?
  • 손창명 시민기자
  • 승인 2019.11.04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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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7년쯤 전에 주간보호센터에 다니던 내 아이는 그곳을 그만 두게 되었다. 자폐성장애인인 내 아이가 5, 6개월 이용하던 중 다른 이용자를 물었고 물린 이용자 어머니가 강력하게 항의하고 문제를 제기하면서 더 이상 이용할 수 없게 되었다. 

지금도 주간보호센터 공급은 부족하고 그런 분위기는 오히려 더 심해졌다. 물론 모든 주간보호센터가 그런 것은 아니다. 그러나 거의 대부분의 주간보호센터는 공격성이 있는 발달장애인을 꺼리거나 이용을 할 수 없는 상황이 된다. 발달장애인은 주간보호센터를 이용할 수 있는 선택권이 없다. 그것은 오로지 센터의 권한이다.

바로 얼마 전에 강서구에서 특수학교설립을 놓고 비장애어머니들의 반대에 부딪혀 장애자녀를 둔 어머니들이 무릎 꿇고 눈물을 흘리던 일이 있었다. 뉴스를 본 많은 사람들은 의견이 분분하기도 했지만 누가 옳고 그름의 문제는 아니었다. 의식의 문제도 아니다.

오로지 내 자식만을 생각하게 하는 엄마로서의 당연한 이기심이기도 할 것이다. 그렇다고 그런 부모마음을 탓할 일도 아니다. 내 자식을 위한 일이라고 굳게 믿고 있는 부모들을 향해 비난해서는 안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이용자 어머니들 앞에서 무릎 꿇고 애원이라도 하고 싶다. 내 자식도 주간보호센터에 같이 다닐 수 있게 해 달라고, 어쩌다 한 번 물어도 제발 참아달라고, 제발 한번만 봐달라고, 같은 장애자식을 키우니까 조금은 내 마음을 알지 않겠느냐고. 같은 장애자식을 키우고 있지만 결코 우리가 될 수 없는 우리 발달장애인 어머니들.

주간보호센터의 공급이 수요에 미치지 못하는 한 발달장애인 자녀가 있는 어머니들 가슴은 점점 시퍼렇게 멍들어 갈 것이다. 앉았다 하면 한숨소리에 눈물바람을 일으키는 발달장애인어머니들.

이 문제가 무릎을 꿇고 사정해서라도 해결될 수 있다면 대상이 누구든 정중히 무릎을 꿇을 것이다. 그렇게 할 수 있는 건 나와 내 아이가 그래도 이사회에서 사람답게,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주간단기보호센터의 공급은 수요자의 욕구가 채워 질 때까지 계속되어야 한다. 공급의 부족으로 인해 장애자식을 키우는 어머니끼리 갈등이 생겨서는 안 된다. 장애자식의 존재만으로도 늘 버겁고 아픈데 같은 엄마들끼리 서로 힘이 되고 위안이 되는 우리가 되어야 한다.

손창명 시민기자  epnews@ep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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