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표 사업의 진화

지난 4월부터 2019년 서울시 참여예산 사업의 일환으로 은평지역사회 혁신계획 ‘구산동도서관마을 가는 길 알려주세요’ 사업이 시작되었다. 구산동도서관마을은 주택가 한 가운데에 위치한 탓에 설명을 들어도 찾기가 어려웠다. 2018년 문재인 대통령 방문 이후 눈에 띄게 늘어난 탐방객들과 처음 찾아오는 이용자들에게 이정표는 더욱 절실한 상황이었다.

이에 서울시 참여예산사업 구단위계획형 사업으로 구산역과 버스 정류장에서부터 도서관에 이르는 길을 알려주는 표지판을 설치하였고 밤에도 예쁘게 빛나는 태양광 설명판을 예일여고 입구에 세웠다. 또한 도서관 근처 주요 골목에 태양광 표지판도 설치되어 개관 초부터 제기되었던 도서관 가는 길 찾기의 어려움이 다소 해결된 것이다.

도서관마을의 친구들

한편 이 사업의 또 다른 줄기는 구산동도서관마을과 친구 맺기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구산동도서관마을이 주변의 상가, 학교들과 친구 관계를 맺어 책과 책꽂이를 지원하고, 친구 상가와 학교들은 구산동도서관마을을 알리는 홍보대사가 되는 것이다. 지난 8월부터 인근 상가와 학교를 돌며 프로젝트를 설명하고 친구 신청서를 받았다. 그 결과 주변 상가 60여 곳, 학교 10여 곳이 동참했고 ‘도서관마을의 친구’라는 명패를 사업장 입구와 학교도서관 입구에 달았다. 이 사업은 11월 중순까지 순차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구산동도서관마을 인근 목공방에서 제작한 예쁜 책꽂이에 책과 도서관 프로그램 홍보지를 함께 넣어 배부될 것이다. 단지 명패를 다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일상에 책이 스며들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여 ‘책 읽는 마을, 책 읽는 은평’ 구현에 한 발짝 더 다가서게 되었다. ‘도서관이 있어서 동네가 좋아’, ‘구산동도서관마을이 내 친구야.’ 라는 친밀감으로 보다 적극적이고 공고한 문화적 관계망을 일구어 낸 것이다.

친구들아 고마워

은평구청의 민관협치과, 문화관광과 내의 도서관진흥팀, 구산동참여예산위원회, 구산동주민센터와 통장님에 이르기까지 함께 머리와 손발을 모았던 민관기획팀, 무더위에 상가를 돌며 친구 맺기 신청서를 받으러 다녔던 도서관의 직원들... 이들의 땀이 명패를 달러 다니면서 받은 지역 주민들의 응원과 지지의 마음으로 조금이나마 닦였길 바란다. 바쁜 일손을 멈추고 설명을 듣고, 사인을 하며 밝게 웃어주던 이웃들, 이들과 친구가 된다는 것은 도서관으로서도 영예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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