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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열고 이야기 나누다보면 소통을 이루게 되죠"시민들 소통 촉진하는 '소통이룸협동조합'
  • 박은미 기자
  • 승인 2019.10.29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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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실리테이터는 21세기 소통과 이해라는 키워드가 각광을 받으며 우리에게 새롭게 다가온 분야다. 퍼실리테이터라는 말 자체가 매우 생소하고 뜻을 해석하기도 쉽지 않으니 그냥 들었을 때는 이름만으로 무슨 일을 하는지 유추하기 어렵다. 퍼실리테이터의 동사형인 facilitate는 ‘가능하게(용이하게)하다’의 뜻을 가지고 있다. 어떤 일이나 현상을 보다 수월하게 해준다는 말인데 이걸 가능하게 하는 사람이라는 뜻이 퍼실리테이터다. 그렇다면 퍼실리테이터는 과연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을 말하는 것일까? 이 퍼실리테이터들이 모여 협동조합을 만들었는데 이들은 과연 어떤 활동을 하는 사람들일까?

은평에는 많은 시민단체와 협동조합, 마을공동체들이 존재한다. 은평에는 수많은 워크숍과, 주민회의, 자치, 협치 분야의 회의가 자주, 많이 열리곤 한다. 회의란 피곤하고 지루하고 쉽게 싸움으로 번질 수 있는 자리이다. 사람들은 서로 생각을 나눌 때 수동적이고 방어적인 태도를 취하기 쉽고 이는 곧 원활한 회의 진행이 안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비효율적으로 의미 없이 흘러가는 회의는 지루하고 지치는 자리가 되기 마련이다. 참여자들은 몰래몰래 핸드폰에 의지하거나 무의식적으로 고개만 끄덕이며 멍-을 때린다.

이런 상황에 반전을 주는 사람들이 바로 퍼실리테이터다. 회의나 워크숍 등에서 소통 전문가로 진행을 촉진시키는 사람. 소통이룸협동조합의 박상현 이사는 “퍼실리테이터는 쉽게 얘기하면 우리 세탁 세제 중에 ‘퍼실’이라는 게 있습니다. 이 세제는 빨래할 때 촉진제 역할을 하는데, 이것이 완벽하게 일치하지는 않아도 비슷한 측면이 있다고 봅니다. 우리는 촉진제 역할을 하지요.”라고 말한다. 퍼실리테이터는 많은 사람들이 서로 마음을 열고 이야기를 나누게 한다. 퍼실리테이터는 답을 주는 사람이 아니고 지식을 전달하는 것도 아니다. 다만 참여자들이 스스로 답을 찾도록 과정을 설계하고 진행을 돕는 역할이다.

2016년 주민참여예산사업으로 ‘시민소통리더양성과정’이 열렸다. 박상현 이사도 이때 교육을 받았다. 1년 동안 상·하반기로 나뉘어 하루에 4시간, 8주 동안 교육을 받았다. 수업이 끝나면 학습자들끼리 모여 예습 복습을 하는 스터디 모임을 자체적으로 가졌다. 중간에 방학기간에도 일주일에 한 번씩 모여 스터디를 할 정도로 열정적으로 임했다. 이때 함께 공부한 사람들이 교육과정이 끝나고 아쉬움에 의기투합을 했다. ‘이대로 교육만 받고 흩어질 수 없다’는 마음이 결국 2018년에 ‘소통이룸협동조합’을 구성했다.

박상현 이사는 실제 회의,워크숍 자리에 퍼실리테이터의 유무가 많은 차이를 만든다고 말한다. 경직되고 지루할 수 있는 자리를 처음 소개부터 부드럽게 풀어가면서 참여자들이 자신감과 안정감을 느끼도록 하고, 토론이 무르익어 생각이 격렬하게 오고갈 때면 부드럽게 중재한다. 이야기가 산으로 갈 기미가 있으면 얼른 중심을 잡도록 유도한다. 이렇게 퍼실리테이터와 함께한 회의나 워크숍이 끝나면 ‘비효율적으로 의미 없는’ 시간을 보냈다고 생각하기 어렵다. 답을 구했던 못 구했던 간에 즐겁게 소통하는 것만으로도 사람들은 매우 유익한 시간을 가졌다고 느끼게 된다. 서로를 이해하는 시간을 보내는 것은 양질의 즐거움 느끼게 한다.

박상현 이사는 “은평의 주민들은 참여하고자 하는 욕구가 높습니다. 아무래도 앞서서 시민단체 활동 등을 했던 분들이 은평에 좋은 영향을 뿌렸고 주민들이 흡수한 것 같아요.”라고 전했다. 그는 은평은 세대 간의 갈등이 비교적 크지 않다고 말했다. 은평의 어르신들은 기다리고 들어주려하고, 젊은 세대는 들어준다는 안정감을 느끼고 자연스럽게 참여를 하는 모습이 많이 보인다는 것이다.

안정감을 느끼는 것은 중요하다. 사람들이 이야기를 하려면 그곳이 안전한 공간이라는 생각이 들어야 한다. 듣지 않고, 외면당하고, 비난받을 것 같은 이야기를 하고 싶은 사람은 없다. 듣고 이해하고 공감하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은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지역이 발전하는 데 힘을 보태고 싶다는 마음으로 출발한 ‘소통이룸 협동조합’은 주민들의 목소리가 행정이나 한국사회에 반영될 수 있도록 장을 만드는 것이 그들의 역할이라고 말한다. 

박상현 이사는 “더 많은 은평주민들이 지역사회가 건강해지는데 본인의 입장과 생각들을 소신 있게 이야기하고 반영되는 과정 속 그 중간에 우리가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경험상 은평은 상당히 많은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른 자치구를 방문했을 때 그 차이를 확연히 느낄 수 있어요. 은평의 시민들의 수준과 사회 참여도가 높고 마인드와 자세가 달라요.”라고 전했다.

 

인터뷰 진행 : 박은미 기자
인터뷰 정리 : 이재경 기자

 

박은미 기자  yasodhara@ep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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