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신문·행안부 등 주최한 '다산목민대상'서 수상 후 주최측이 발행한 책 다량 구매
-은평구청 “수상에 대가성 없었으며 주민과 구청이 3,4년간 노력해 받은 상”

내일신문이 발행한 <다산에게 길을 묻다>는 내일신문이 보도한 기사를 엮은 책이다. 은평구청은 1권당 15,000원에 구입했으나 책에는 가격이 명시돼 있지 않았다. 이 책은 서점이나 온라인을 통해서도 구입할 수가 없으며, 국립중앙도서관 등에서만 자료 열람이 가능한 상황이다.

은평구청이 지난해 내일신문 등이 주최하는 ‘다산목민대상’에서 대통령상을 받은 이후 내일신문에서 발행한 책을 대량 구입하고 내일신문 광고비를 타사에 비해 높게 책정 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디어오늘’은 ‘은평구, 신문사 주최 상 받고 광고로 보답했나’ 기사(10월 22일자)를 통해 은평구가 상을 받은 다음 달인 지난해 6월 내일신문에서 발간한 ‘다산에게 길을 묻다’란 책 1000권을 수의계약으로 구매해 은평구와 보건소 각 부서와 동주민센터에 배포한 사실을 전했다. 구매된 책은 은평구와 보건소 38개 부서에 부서별로 20권씩 총 760권, 16개 주민센터에 각 15권씩 총 240권이 배포됐다. 책 구매비용은 총 1500만원으로 ‘홍보담당관 신문 등 구독예산’에서 750만원, ‘기관공통 사무관리비’에서 750만원을 충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2018년 6월 15일 은평구청이 다산목민대상 제정 10주년 기념으로 <다산에게 길을 묻다> 책자 구매 배부 계획이 담긴 공문 내용.

이어 ‘다산목민대상’ 수상 이후 내일신문 광고 예산이 늘어난 사실도 전했다. 지난해 10월과 12월 각 550만원씩 총 1100만원을 내일신문 광고비로 책정했는데 이는 전년대비 광고비가 3배 이상 증가한 금액이다. 

이에 대해 은평구청은 “수상에 대가성은 없었으며 ‘다산목민대상’은 주민과 구청이 3,4년간 노력해 받은 상”이라고 밝혔다. 책자를 1000권 구매한 것이 과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다산목민대상’ 수상 단체의 혁신사례를 벤치마킹해 우수사례를 공유하고 연구하기 위한 것일 뿐”이라고 전했다. 또한 “책을 제작한 업체인 ㈜디자인내일과 내일신문은 별도법인으로 수상에 대한 대가라고 볼 수 없다.”고 전했다.

하지만 ㈜디자인내일은 내일신문 직원들이 출자한 회사로 내일신문사에서 발행하는 다양한 매체들의 디자인인쇄를 대행하는 업체로 확인됐다. ㈜디자인내일 본사도 종로구 내일신문사옥 3층에 위치하고 있다. 

‘다산목민대상’은 2009년 내일신문과 다산연구소가 만들고 행정안전부와 농협이 후원하면서 시작된 상으로 다산의 목민정신을 행정 현장에서 구현하고 있는 기초지방자치단체에게 주는 상이다. 매년 대상인 대통령상 1곳, 본상인 행정안전부장관상 2곳을 선정해 수여하고 있다. 

지난해 제10회를 맞은 ‘다산목민대상’에서 은평구청은 대통령상인 대상을 받으며 상금으로 2천만원을 받았다. 은평구청은 ‘구민감사관제 운영’과 ‘시민단체 등과 청렴마을은평 거버넌스 구축’ 등으로 구정 감시기능을 강화하고, 예산편성·집행·평가 등 전 과정에서 주민참여를 보장하는 ‘은평형 주민참여예산제’ 운영, 북한산 한문화체험특구 지정 등이 심사위원들의 좋은 평가를 받았다. 민선 5, 6기 동안 꾸준히 주민참여를 활성화 시킨 노력의 결과라고 볼 수 있다. 

‘다산에게 길을 묻다’는 매년 ‘다산목민대상’을 수여한 지방자치단체들의 수상 사례 기사와 지자체장 인터뷰 기사를 엮어 출판한 책이다. 지자체들이 관례적인 행정을 바꾸고 변화를 일으킨 사례들이 담겨 있으며 은평구 관련 내용에는 ‘재개발 갈등 위한 도시재생 모범 사례’와 김우영 전 은평구청장의 인터뷰가 실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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