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평구 진관동에 위치한 금성당·샤머니즘박물관에서 제2회 샤머니즘 아카데미가 열렸다. 팔도굿의 정통한 각 곳의 만신들을 모아 우리 문화에 깊게 스며들어 있는 무속에 대한 생생한 이야기를 듣는 자리다. 미신으로만 치부되거나 혹은 타종교에 비해 박한 평가를 받는 우리 전통 신앙의 의미를 제대로 확인할 수 있다.

지난 8월 28일 금성당·셔머니즘 박물관 양종승 관장이 <한국의 굿과 무당>이라는 주제로 아카데미의 시작점을 끊었고 두 번째 시간에는 평안도 굿 전수자 이정연(평안북도 무형문화재 제 2호 성황대제 보유자) 큰 무당이 무당의 삶을 이야기했다. 1937년 처음 신내림을 받은 후부터 만신이 되기까지, 신을 모시며 살아온 인생과 무당으로써의 삶의 애환을 풀어냈다. 그는 또한 성황대제의 넋두리 일부를 무반주로 부르며 자리에 함께한 사람들을 위한 축원을 빌었다.

양종승 관장은 “팔도의 무속이 현재까지 전승되어 왔지만, 오늘날 한국사회에서 무당의 사회적 위치는 아직도 폄하되고 왜곡되어 있는 상황이다. 그들의 목소리는 제한적인 영향력을 가지고 개인이나 학자들에게 국한되어 전달되고 있는 실정이다. 샤머니즘아카데미를 통해서 무당의 삶에서 우러나오는 애환과 즐거움, 시대의 역사 뒤편에서 숨죽이거나 때로는 분출했던 그들의 역할은 무엇인지 들어보는 시간을 갖고자 한다”며 이번 샤머니즘 아카데미의 의의를 전했다.

앞으로 매주 수요일 오후 3시부터 오후 6시까지 금성당·샤머니즘박물관에서 프로그램이 진행될 예정이며 10월 30일까지 매 회차마다 각 지역의 큰 무당과 만신들이 강연을 한다.

오는 18일에는 4주차 강연으로 ‘황해도 만구대탁굿’, 5주차에는 ‘경기도 굿’, 6주차에는 ‘서울 새남굿’, 7주차에는 ‘황해도 대동굿’, 8주차에는 ‘전라북도 굿’, 9주차 ‘충청도 내포 앉은굿’, 10주차에는 ‘히말라야 샤머니즘’ 굿을 주제로 우리나라 무형문화재 보유자가 직접 강연을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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