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평의 다양한 이슈 다루는 제4회 '은평상상콘퍼런스' 열린다

2018 은평상상콘퍼런스 닫는 마당에 참여한 시민들 <사진 : 정민구 기자>

지역의 주요 이슈를 종합적으로 다루는 공론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담아 2016년부터 은평상상콘퍼런스가 열려 교육, 도서관, 마을, 문화, 사회적경제, 여성, 장애인, 미디어 등 다양한 분야의 목소리를 담았다. 오는 8월 27일부터 4일 동안 네 번째 은평상상콘퍼런스가 진행된다.

은평시민신문에서는 이번 콘퍼런스 추진위원인 부미경 은평상상 이사장, 유달리 은평상상 활동가, 이슬비 열린사회은평시민회 간사와 함께 이번 콘퍼런스의 의미와 내용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은평상상콘퍼런스가 4회째를 맞이하고 있다. 은평상상콘퍼런스는 어떻게 시작된 것인지?  

부미경 이사장 : 28개 기관·단체 네트워크로 이루어진 은평의 대표 조직인 은평지역사회네트워크는 어린이날 축제 등의 공동행사를 하면서 쌓은 신뢰가 바탕이 되어 만들어졌다. 

이후 골목축제, 상상축제도 벌이고, 지역 의제 공동 대응도 함께 해 나갔는데 지역사회 고민이나 발전방안 등에 대해 깊이 이야기 해보는 자리가 필요하겠다 해서 은평상상 포럼을 열었고, 이게 은평상상콘퍼런스의 기원이 되었다. 2015년에 은평지역사회네트워크 운영위에서 잠시 주춤하던 은평상상포럼을 복원해서 콘퍼런스처럼 크게 판을 벌여보고 싶었던 것으로 안다. 

하지만 자원도 사람도 부족해서 현실화하지 못하다가 2016년도에 혁신파크와 공동기획으로 첫 은평상상콘퍼런스를 열었다. 2017년도에는 시민 주체, 시민력 강화를 위해 은평시민협력플랫폼이라는 정책사업이 시작되면서 그 플랫폼을 중심으로 은평상상콘퍼런스를 진행했다. 

이 때는 욕심껏 주제를 기획해서 하다 보니 힘이 좀 부치기도 했다. 작년에는 은평시민사회의 전통인 십시일반의 정신을 살려나가자고 뜻을 모았다. 은평상상콘퍼런스가 지속가능하려면 지역사회 공동행사로서 의미를 다져나가야겠다고 생각했고, 그런 참여가 이루어졌다. 모든 참여 단위가 기획에서부터 실무까지 같이 해 나가는 경험을 했다.

은평상상 콘퍼런스를 시작하면서 어떤 내용을 담고 싶었나?

부미경 이사장 : 1회 때는 ‘시끄러운 상상-사람, 돈, 공간’을 주제로 했다. 2012년 이후로 시민사회의 활동이 다양해지고, 내용이나 방식이 폭넓어졌다. 그러면서 시민사회가 활동을 잘하고 있나, 활동가들은 안녕한가 등의 질문을 던지고 싶었던 것 같다. 단체, 네트워크만이 아니라 개인들의 참여도 있었다.

2회는 ‘전환’이라는 큰 화두를 던졌다. 여는 마당에서 조한혜정 선생과 지역에서 오래 활동해 왔던 활동가들이 같이 이야기 나누는 자리를 가졌다. 그때 나눈 이야기는 지금도 메시지가 있는 유의미한 내용이지 않나 싶다. 콘퍼런스 보고서가 2019 은평상상콘퍼런스 홈페이지에 있으니 찾아보셔도 좋을 것 같다. 시민협력플랫폼에서 정책연구 분야, 기금공간분야, 활동가역량강화 분야로 7개 테이블이나 열었다. 지금 다시 가져와 숙성시킨 논의를 해보아도 좋을 내용들이고, 당시에는 충분히 여물지 않은 상태로 테이블을 펼쳤다. 그런 모습까지도 좋은 경험의 과정이라고 본다.

3회 때는 2회 때를 평가하면서 큰 담론도 좋지만 당장 구체적인 실천과 맞닿는 이야기를 해보자고 했다. ‘일상의 다양성, 인정? 어, 인정’이라는 주제로 내 옆에 있는 사람, 우리 동네 사람이 나와서 이 주제로 5분 발언대를 꾸렸고, 각 테이블별로 다양성을 주제로 정말 다양한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그리고 23개 테이블에서 실천약속을 내고, 닫는 마당에서 모두 함께 그 약속을 공유하는 자리를 갖기도 했다. 그 약속들을 기억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테이블이나 영상제작을 해보려다 안 된 게 조금 아쉽다.  

이처럼 은평상상콘퍼런스는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다. 올해 펼치는 ‘10년의 꿈 되돌아보기-시민, 지금, 여기’도 그 과정에 있고, 내년 ‘10년의 꿈-상상하기’는 어느 활동가의 제안처럼 ‘은평의 다보스포럼’ 같은 느낌으로 펼칠 수 있을지 자못 기대된다.

은평상상콘퍼런스를 추진하고 있는 유달리 은평상상 활동가와 부미경 은평상상 이사장 <사진 : 정민구 기자>

4년째 진행하면서 느낀 점이나 성과가 있다면? 

부미경 이사장 : 콘퍼런스 내용을 높은 수준으로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건 참여하는 사람들이 충분이 같이 합의하고 같이 기획하고 힘을 모으면서 만들어가는 과정이 라고 생각한다. 이런 활동을 3~4년째 쌓아가고 있다는 게 굉장히 큰 성과라고 생각한다. 콘퍼런스에 참여하는 단위가 시민사회단체뿐만 아니라 중간지원조직, 사회복지기관 등 다양하다. 서로 간에 활동경험, 방식 등의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그걸 넘어서서 공동행사를 같이 기획해 내고 콘퍼런스 장에서 함께 하는 게 굉장히 특별하다. 

이슬비 간사 : 첫 번째 상상콘퍼런스부터 참여하고 있다. 솔직히 말하자면 준비하는 과정이 그렇게 재밌는 건 아니다. 그런데 신기하게 콘퍼런스를 마치고 나면 보람을 느낀다. 활동가들이 연대해서 어떤 행사를 만드는 게 참 어렵다. 이런 상황을 아는 다른 지역 분들이 은평은 역시 대단하다 이런 말을 할 때 내가 거기에 주춧돌 하나는 놓았구나 하는 생각으로 뿌듯하기도 하다. 

유달리 활동가 : 은평상상 콘퍼런스에 아직 참여는 못해봤지만 어떻게 시민사회에서 이런 콘퍼런스가 가능하지? 굉장히 놀랍다고 생각하고 있다. 시민사회는 늘 자신의 활동이 바쁘고 서로의 영역이 다르고 또 다른 영역에 신경을 쓸 만한 시간이 없다는 걸 잘 알고 있는데 그 영역들이 모여서 콘퍼런스를 열었다는 점이 은평시민사회에 굉장한 힘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도 은평상상 콘퍼런스를 준비하면서 많이 배우고 있다. 정말 다양한 사람과 단체가 참여하는데 서로 온도차가 있지만 맞춰가면서 이야기를 나누는 걸 보고 열린 마음이 있다는 것 느낀다. 

이번 주제가 ‘시민, 지금 여기’ 이던데 어떻게 주제가 선정됐나?

이슬비 간사 : 이번 콘퍼런스 추진위를 모집한 결과 35개 단체가 추진위에 함께 했다. 이번 콘퍼런스에서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은지 각 단체에서 의견을 주십사 요청 드렸더니 20개가 넘는 주제가 제안됐다. 그 주제를 세 갈래로 분류해보니 ‘세대와 균형’, ‘은평의 현재진단과 미래’ ,‘시민과 주민사회’였다. 

콘퍼런스 추진위원회 발족 워크숍 때 서른 명 정도가 참여했는데 이들이 토론을 하고 투표를 해서 결정한 게 바로 이번 콘퍼런스의 주제인 ‘10년의 꿈 되돌아보기’다. 이 주제는 2년 계획으로 하고 있는데 은평시민사회 초기부터 지금까지 돌아보는 일을 올해에 하고 내년에는 이렇게 돌아본 내용을 바탕으로 앞으로의 10년을 상상해보는 자리를 가지려고 한다. 

상상콘퍼런스는 몇 개 프로그램으로 진행되나?

유달리 활동가 : 이번 콘퍼런스 주제가 처음에는 ‘10년의 꿈 – 상상하기’였는데 앞으로 10년을 어떻게 꾸려 가면 좋을지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서는 무엇을 바탕으로 앞으로의 일을 상상할지가 과제로 다가왔다. 우리가 잘하고 있는지 돌아보고 문제가 있다면 그것도 점검해보고 싶어서 상상하기 전에 먼저 돌아보자는 게 공통된 마음이었다. 개인과 단체에 따라 과거를 돌아보고 잘 걸어왔는지 짚어보면 좋겠다. 총 프로그램은 19개인데 주제별로는 교육, 도서관, 마을공동체, 먹거리, 미디어, 사회적 경제, 사회혁신, 생태에너지, 아동청소년, 여성, 장애, 인권, 청년에 이르기까지 정말 다양하다. 

여는 마당 주제가 ‘지금까지’인데 어떤 내용인지 궁금하다.

이슬비 간사 : 여는 마당은 은평시민사회가 지금까지 일궈온 성과는 무엇인지 살펴보는 자리다. 외부인사를 부를까 고민도 했지만 은평 사람들이 나와서 이야기하고 소통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해서 지역활동가 4분을 모시고 전체시민사회가 어떻게 흘러왔는지, 은평에서는 은평지역사회네트워크를 중심으로 어떻게 발전해왔는지 등의 이야기를 들어보려고 한다. 그리고 전문성을 갖고 활동하는 분의 이야기와 이제 막 시민사회에 발을 들여놓은 분의 이야기도 함께 듣고 플로어 토론을 진행하려고 한다. 

"열 사람의 한 걸음은 힘들고 어렵지만

소중하고 더 큰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는 힘이 있다"

 

기대되는 프로그램을 소개한다면?  

이슬비 간사 : 28일 저녁에 진행되는 ‘마을에는 왜 청년이 없을까?’인데 마을에서 열리는 회의나 행사에 가면 청년들을 만나기가 어려운데 왜 그런지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다. 청년만 참여가 가능한 행사이고 참고로 진행은 제가 맡게 됐으니 청년들의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 

부미경 이사장 : 열리는 모든 프로그램이 기대되고 모두 참여하고 싶다. 우선 27일 저녁에 열리는 ‘마을시민활동가 교육생태계 구축과 시민교육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모색’에 눈길이 간다. ‘마을공동체, 도시재생, 자원봉사, 평생학습관, 참여예산, NPO(시민단체) 등이 모여서 마을시민활동가들은 어떻게 성장할 수 있고 어떻게 배움이 일어나는지, 오랫동안 논의를 해 왔다. 

따로따로 교육이 이루어지면서 불필요한 중복도 있으니 통합적인 마을시민활동가를 위한 교육생태계를 만들어보자는 고민을 했고, 여러 실험의 과정도 거쳤다. 이런 내용을 공유하는 자리이자 시민교육 활성화 방향에 대한 공론을 모아보는 자리이지 않을까 싶다. 또 시민교육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다양한 시민교육이 진행되고 있는데 이 교육이 잘 되고 있는 건지, 어떻게 하면 더 의미 있게 할 수 있는지 이야기를 펼치는 장이 될 것 같다.  

‘마을공동체 사업 7년, 우리를 변하게 한 것이 무엇’인지 이야기를 나누는 마당도 기대되고 ‘사회혁신플랫폼 서울혁신파크, 은평의 미래를 혁신하다’도 기대된다. 

특히 닫는 마당 ‘지금부터’가 무척 기대되고 설렌다. 행사기획팀에서 굉장히 많은 고민을 하고 만들었다. ‘지금까지, 지금부터’라는 제목이 이번 콘퍼런스의 기조를 잘 설명하고 있다. 4일 동안 난장을 펼치고 이야기마당을 통해 충분히 이야기하고 개별 영역의 고민을 서로 들여다보는 시간이 되면 좋겠다. 

그래서 닫는 마당에서는 평소에 못 만났던 활동가들이 만나고 잘 몰랐던 활동가들이 서로 만나서 인사도 나누고 앞으로 지역사회가 각각의 영역에 갇혀있지 않고 시너지를 내면서 함께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그래서 내년 콘퍼런스도 같이 꿈꿔보고 으쌰으쌰하는 자리가 되길 기대하고 있다.

유달리 활동가 : 여성운동에 관심이 많아서 27일에 열리는 ‘은평 여성 10년을 돌아보다’ 테이블이 기대된다. 은평 시민사회에서 여성운동이 어떻게 진행됐는지 알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갖고 있다. 또 미디어 쪽에도 관심이 많다보니 은평시민신문협동조합에서 진행하는 ‘자치분권시대, 지역신문 활성화 정책의 필요성’도 굉장히 기대가 된다. 

추진위원으로서 시민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말은?

이슬비 간사 : 이름이 콘퍼런스라고 해서 무겁게 느끼는 분들이 있을까 걱정이다. 이번 콘퍼런스에서는 시민사회를 잘 모르는 분들도 은평시민사회가 어떤지 궁금하고 알아보고 싶은 느낌이 들게 하고 싶었다. 어떤 분이 오셔도 환영할 거고 또 콘퍼런스에 참여해주시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된다는 점을 알아주시면 좋겠다. 

부미경 이사장 : 지역에서 활동하는 분들과 ‘나는 시민이다’ 이런 선언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시민으로서 어떠어떠한 것을 하고 싶다는 공동선언을 하면 재밌겠다는 생각이었다. 올해 콘퍼런스 주제가 ‘10년의 꿈 되돌아보기’이고 슬로건이 ‘시민, 지금, 여기’인데 ‘나는 시민인가, 나는 시민으로서 어떤 모습으로 있는가?’를 되돌아보는 시간이 되면 좋겠다. 

그리고 한 영역에만 머무는 게 아니라 서로 다른 영역이 교류하고 의사소통이 절실한 시대라는 걸 기억하면 좋겠다. 한 명이 잘해서 혹은 한 영역이 잘해서 지역이 변화하거나 어떤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얘기를 많이 하는데 이번 콘퍼런스를 통해서 서로 힘을 받는 자리가 되면 좋겠다.

유달리 활동가 : 은평상상 콘퍼런스를 생각하면 ‘한 사람의 열 걸음보다 열 사람의 한 걸음’이라는 문구가 떠오른다. ‘열 사람의 한 걸음’이라는 말에는 그 일이 힘들고 어렵다는 말이 숨어있는 거 같다. 그렇지만 또 한편으로는 힘든 만큼 소중하다, 더 큰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말도 숨어 있는 거 같다. 한 사람의 열 걸음보다 열 사람의 한 걸음의 가치를 알고 있는 여러분들이 이곳에 오셔서 함께 즐겁게 콘퍼런스를 경험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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