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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배노동자 ‘과로사’ 문제 해결이 필요하다. 
  • 최승현 / 노무법인 삶 대표
  • 승인 2019.08.13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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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 : 경향신문

올해만 9명의 집배노동자가 과로사를 했다. 그리고 그 집배노동자들의 과로사에 분노하여 우정사업본부(우체국에는 집배업무 뿐만 아니라 다른 여러 업무가 있습니다.)의 노동자들이 파업을 결의하기도 했다. 우정사업본부의 대표교섭노조이며 최대 조합원을 확보하고 있는 우정노조는 6.24 전체 조합원 28,802명 중 27,184명이 참석 해 92%인 25,427명 찬성으로 7월 9일 파업을 결정했다. 60년만의 파업이 이뤄질까, 진정 과로사 문제가 해결될까, 모두 주목을 했지만 파업 직전 7월 8일 우정노조는 우정사업본부와 합의를 하며 파업을 철회했다. 

집배노동자들은 얼마나 과로를 할까? 정규직인 집배노동자는 국가공무원으로 대부분 주6일 노동을 하는 노동자이다. 국가공무원은 근로기준법이 적용되지 않는다며 주40시간에 연장 12시간까지의 적용도 배제하고 있다. 비정규직인 집배노동자는 근로기준법의 주52시간을 꽉꽉채워 일을 시키고 있다. 하지만 주52시간을 넘어서는 노동은 체크를 하지 않으며 무료노동으로 진행됐던 것이 현실이다. 

보통 아침7시 전 후에 출근을 해서 저녁7~8시 전후에 퇴근을 한다. 출근을 하면 그 출근시간으로 노동시작시간이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실제 출근시간보다 20-30분 이후로 인정출근시간으로 체크가 된다. 그리고 그것을 기준으로 연장근로수당 등을 지급한다. 이것은 퇴근도 마찬가지이다. 지속적인 무료노동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출근하자마자 우편물을 분류하고, 배달을 나가는데,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는 일은 상당히 고된 육체노동이다. 택배는 무게가 무거워서 문제이고, 등기는 전화연락을 받지 않는 민원인들과 등기 수령에 대한 다툼으로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는다. 아파트나 높은 상가는 뛰어다닐 수  밖에 없고, 엘리베이터를 이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지역의 경우는 장거리 운전을 하면서 고된 노동을 한다. 배달 도중에 식당에 들러 주문을 해두고, 그 사이에 또 몇 곳을 배달하고, 20분 만에 밥을 먹고 다시 배달을 나간다. 그래야 조금이라도 일찍 퇴근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배달을 마치고 나서 우체국에 오면 다음날 배달을 할 물량들을 분류해야 한다. 

누군가가 아프거나 휴가를 가거나 하면 그 일을 대신해야 한다. 겸배라고 하는데, 노동강도를 2배로 높인다. 이 겸배는 다른 노동자들에게 미안할 것 같아서 쉬지도 못하게 하는 것이 된다. 사실 적정 휴식 일을 고려하여 인력을 늘리면 될 일인데,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이다. 

집배업무의 가장 힘든 것은 명절 성수기이다. 명절 전에 몰리는 택배물량을 배달하는데 꼭두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일을 하는 것이다. 새벽 두 시에 출근을 한 노동자도 봤고, 보통 평소보다 한 두 시간 일찍 출근해서 한 두 시간 늦게 퇴근을 하고 주말을 반납한다. 하루에 15시간, 16시간씩 며칠을 연속으로 일을 하는 노동자들을 보기도 했다. 주말에도 하루도 쉬지 못하고, 명절 전 보름 가까이를 일을 한다면 사람의 몸이 버텨낼 수 있을까.

집배노동자들의 연간 노동시간은 2,745시간으로 전국 평균 2,052시간보다 693시간 더 길다. 일수로 87일, 주 5일 기준으로 연간 4개월 더 일하는 것이다. 과로사를 할 수 밖에 없는 노동시간이고, 노동 강도인 것이다. 

2017년 집배원 과로사 사건들이 본격적으로 드러나면서 노·사·전문가로 구성된 노동조건 개선 기획추진단이 그 해 8월에 결성됐고, 그 기획단에서는 2018년에 집배원 2000명 증원을 권고하기도 했다. 

그래서 이번 파업에서 노동자들의 요구사항은 2000명 증원 요청과 주5일제였다. 하지만 우정사업본부는 위탁 택배원 500명 증원을 얘기하다가 최종 “집배인력 750명을 배정한다”로 노사합의를 했다. 

출근을 하면서 내가 퇴근을 제대로 할 수 있을까 고민하는 사람들이 집배노동자들이다. 옆에서 죽어간 동료들을 보면서 그것이 나의 모습일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집집마다 편지와 택배를 배달하는 노동자들의 고통이 이번 파업결의 90%이상에서 드러난 것이다. 

이번 우정노조의 파업철회는 집배노동자들의 열망을 가라 앉혔고, 계속되는 죽음을 걱정할 수  밖에 없게 했다. 일을 하면서 보람을 느끼고, 건강하게 살아 가는데는 그냥 노동조합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민주적인 노동조합이 필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된다.

최승현 / 노무법인 삶 대표  nanalga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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