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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 보니 모든 생명이 경이롭더라!나무이야기 - 세 가지 풀 이야기
  • 민성환 / 생태보전시민모임 일꾼대표
  • 승인 2019.07.01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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얕보지 말라, 크기가 작다고! 

무시하지 말라, 볼품이 없다고! 

작고 작은 풀꽃에게도 놀랍도록 신비한 재주가 있으니, 오늘 이후론 그 풀들이 예사롭지 않아 보일 것이다. 

꼭 그러기를.

도심 곳곳을 비집고 피어오르는 제비꽃

첫 번째 주자는 제비꽃.

이 꽃을 모른다면 외계인이 분명할 듯! 

제비꽃은 도심 곳곳에서 자주 눈에 띄는 풀이다. 길가 콘크리트의 갈라진 틈이나 돌담 사이에서도 발견된다. 제비꽃 씨앗에는 ‘엘라이오솜’이라는 젤리 상태의 물질이 붙어 있다. 돋보기로 들여다보면 잘 보인다.

개미가 이것을 좋아한다. 제비꽃 씨앗을 발견한 개미는 그 자리에서 이 젤리 같은 물질을 먹지 않고 제 집으로 옮긴다. 집에서 엘라이오솜을 맛있게 먹은 후 쓸모없어진 씨앗을 집 밖으로 내다 버린다. 게다가 반드시 흙이 있는 장소에 버린다. 참으로 부지런하고 깨끗한데다 호혜가 뭔지 아는 개미다.

이렇게 개미를 통해 엄마 제비꽃으로부터 멀리 이사 간 씨앗은 그 자리에 자리 잡고 싹을 틔운다. 도시 곳곳 흙이 조금이라도 남아 있는 공간에 제비꽃이 자리 잡고 살고 있는 이유이다. 

이쯤에서 궁금하다. 제비꽃은 개미가 그렇게 행동할 것이란 걸 어떻게 알았을까? 신통방통하다.

괭이밥이란 풀이 있다.

우리나라 어느 곳에서나 볼 수 있는 아주 흔한 식물이다. 도시 주택가 인근 공터에서도 보인다. 식물을 잘 모르는 분은 토끼풀과 헷갈려한다. 세 개의 하트를 합친 것처럼 생겨서 자세히 보면 구분할 수 있다. 이 잎을 먹기도 하는데 신맛이 난다. 이런 이유로 어디에선 ‘시금초’라 부르기도 한단다.

괭이밥

괭이밥은 고양이 밥이란 뜻에서 이름이 유래했다는 데 고양이가 소화가 잘되지 않을 때 이 풀을 뜯어먹기 때문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이 녀석에게도 숨은 재주가 있다. 식물들은 가능하면 씨앗을 멀리 보내려고 한다. 바로 주변에서 싹 틔운 식물은 결국 한정된 자원을 갖고 경쟁해야 하는 경쟁자가 되기 때문이다.

괭이밥은 이를 막기 위해 다음과 같은 방법을 선택했다. 괭이밥 씨앗 주머니는 마치 길쭉한 방망이를 닮았는데 잘 익은 이 꼬투리 안에는 작은 씨앗들이 가득 들어 있다. 잘 익은 꼬투리를 건드리면 팝콘처럼 씨앗 꼬투리가 뒤집히며, 딱딱 하는 소리와 함께 속에 있는 씨앗이 사방으로 튄다.

이를 ‘기계적 산포’라고 부르는데 봉숭아도 비슷한 방법을 쓴다. 유행가 가사에 나오는 것처럼, ‘손대면 톡하고 터질 것만 같은 그대~’ 괭이밥이다. 덤 하나. 괭이밥 잎에는 옥살산 성분이 들어 있어 녹슨 동전을 문지르면 광택이 난다. 일본에서는 이 잎으로 거울을 닦으면 사랑하는 사람의 얼굴이 나타난다는 로맨틱한 전설도 있단다. 이쯤에서 다시 궁금하다. 괭이밥은 이렇게 하면 씨앗을 멀리 퍼트릴 수 있다는 사실을 어떻게 알아냈을까?

다음은 질경이다.

질겨서 질경이다. 밟혀도 절대 죽지 않는다. 오히려 밟히는 것을 좋아한다. 사람이 왕래하는 길가나 운동장 가장자리 등 사람에게 밟히기 쉬운 곳에서 자라는 별난 기질을 타고났다. 나물로 해 먹을 정도로 잎은 부드럽지만 속은 단단한 심이 지나고 있어 잎을 찢어 살짝 잡아당겨보면 그 속에서 하얀 심이 드러난다.

질경이

다음은 질경이가 갖고 있는 숨은 재주 하나. 질경이 씨앗에는 젤리 형태의 물질이 있어 물에 닿으면 팽창하면서 끈적끈적하게 달라붙는 성질이 있다. 누군가 질경이 씨앗을 밟게 된다면 들러붙게 되는 것이다. 

그렇게 신발의 밑창이나 이동수단의 바퀴에 붙어 이곳저곳으로 퍼져나간다. 이쯤에서 또 다시 궁금하다. 질경이는 어떻게 사람들의 신발창을 이용할 생각을 했을까? 

사람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 씨앗을 멀리 퍼뜨리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당하고 있다, 질경이에게. 영~악~한 질경이!

이 세상 어느 것 하나 신비롭지 않은 게 없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모두 경이로운 존재이다. 몰라서 상대를 무시하거나 업신여기는 거라 생각한다. 자세히 들여다보자. 그럼, 이 세상이 좀 더 아름다워지지 않을까?

사람도 마찬가지다. 그런 사람 중 한 이가 스웨덴에 있다. 16세 소녀, ‘그레타 툰베리’. 시사에 밝은 사람은 들어본 이름일 것이다. 

지난해 8월 20일 월요일부터 북유럽에 기록적인 폭염이 닥치자 그녀는 기후변화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기 위해 학교 대신 국회의사당을 찾아 일인시위를 시작하였다. 그녀의 손에는 ‘기후를 위한 학교 파업’이라고 적힌 피켓이 하나 들려 있었다.

처음은 혼자였으나 이 소녀가 보낸 메시지에 공감한 전 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이 소녀와 함께 하기 시작했다. 소녀는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한다. “등교거부는 당신의 선택이다. 그러나 왜 우리가 더는 없을지 모르는 미래를 위해 공부해야 하나. 이것은 공부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몇 개월 후 이 소녀를 포함해 함께 한 수많은 사람과 단체가 노벨상 후보로 추천되었다.

지구가 위태롭다. 아니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이 위태롭다. 하나하나 들여다보면 경이로움 그 자체인 생명들이 기후변화위기로 낭떠러지에 떠밀려 서 있다.

시간이 별로 없다. 그레타 툰베리가 전하는 메시지에 마음이 동했다면 뭐라도 하자. 더 늦기 전에!

민성환 / 생태보전시민모임 일꾼대표  lpsk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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