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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대안 없는 방청 불허 ‘회의 생중계’ 도입 필요하다
  • 정민구 기자
  • 승인 2019.06.17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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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2일 열린 은평구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은백투 주민들이 방청을 시도하려하자 구청 공무원들이 입구를 막고 입장을 못하도록 하는 모습.

은평구의회가 12일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은백투 주민들의 입장을 불허했다. 이유는 충돌 예방이란다. 충돌이란 시민들이 의회 방청도중 소란을 피우는 일이 일어나면 수습하는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양측의 부딪힘을 말한다. 

백보 양보해서 충돌예방 차원에서 불허했다 치자. 그러면 시민들은 은평구의회 회의를 볼 수 있는 다른 대안이 있어야 한다. 아무런 대안 없이 회의 방청을 거부했다. 시민 입장에서는 투표를 통해 뽑은 시민의 대리인이 의회에서 어떤 일을 하는지 알 권리가 있다. 의회 방청을 불허하고 공무원을 동원해 입구를 봉쇄한 일은 직권남용이라는 평가를 받는 지점이다. 

현재까지 은평구의회 회의를 볼 수 있는 방법은 속기록을 보는 방법과 회의 날짜에 직접 찾아가 방청 하는 방법뿐이다. 속기록은 의회 폐회 이후 약 한 달 뒤에 은평구의회 홈페이지를 통해 볼 수 있다. 하지만 실제 회의 현장에서 지켜보지 않으면 의원들의 발언이 어떤 맥락에서 나왔는지 알기 어렵다. 결국 회의를 직접 방청하는 방법이 의회를 이해하는데 가장 좋다.

하지만 이번 방청 불허처럼 시민 생활과 밀접하거나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사안이라고 해서 시민들의 방청을 불허한다면 시민들은 일상적인 의회 감시활동을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게다가 일어나지 않은 일을 두고 충돌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이유로 의회 방청을 불허한 일은 의회가 시민의 방청을 걸러서 받겠다는 전례로 남게 됐다.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는 범죄가 일어나기 직전에 범죄를 예방한다. 은평구의회가 충돌을 사전에 예방한다는 차원에서 방청을 불허하려면 영화에서처럼 충돌이 일어날 것을 미리 예측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은평구의회에 그런 신박한 능력에 어디에 있는 것일까? 만약 앞으로도 충돌을 예방하다는 이유로 방청을 불허한다면 우리는 심각한 민주주의 훼손장면을 보게 되는 것이다. 

특히 은평구의회는 회의를 생중계 하거나 회의가 끝나자마자 곧바로 임시회의록이 게시되지 않고 있다. 시민들은 회의에서 의원들이 어떤 이야기를 나누었는지 빠르게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속기사가 회의록을 빠르게 작성해도 임시회의록 게시판은 닫혀있고 시민단체들이 온라인 회의 생중계를 줄기차게 요구해도 이를 실현시킬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다. 소통하는 의회를 만들겠다고 한 8대 의회의 모토가 허상으로 비춰질 수밖에 없다.

이번 시민 방청 불허 사건은 ‘의회 회의 생중계’ 도입이 얼마나 절실한 사안인지 다시 확인시켜 주었다. 대의 민주주의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는 감시하는 시민들의 눈이다. 권한을 가진 의회가 독단적인 결정을 할 경우 이에 대한 제동을 걸 수 있도록 시민들의 감시가 현실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려면 시민들이 모든 공식 회의를 지켜볼 수 있게 생중계 도입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 그래야 회의가 중단되는 사태나 충돌을 우려해 시민들의 직접 방청을 불허한다 하더라도 생중계라는 대안을 제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시민들도 의회 생중계를 통해 언제든 의회를 감시하고 이를 의식한 의원들이 회의에 성실히 참여하며 정제된 언어로 집행부를 감시·견제할 수 있다.

정민구 기자  journalkoo@ep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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