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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기한 지난 약품에 규정 위반 포획틀 사용까지신뢰 잃은 동물 병원에 길냥이 못 맡긴다
  • 정민구 기자
  • 승인 2019.04.29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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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평구 캣맘 “함부로 생명 다루는 병원에 TNR 맡기고 싶지 않다”
고양이 TNR 사업 예산 5800만원 규모…올해 360마리 예정
TNR 동물병원 선정·평가 등 감시 체계 요구

은평구청의 길고양이 TNR 사업 사전점검 과정에서 유통기한이 지난 의약품이 발견되고, 규정과 맞지 않는 포획틀을 사용하는 등 문제점이 발견돼 길고양이를 돌보는 캣맘들이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캣맘들은 “오랜 기간 동안 길고양이 TNR 사업을 해 온 동물병원들이 위생·규정 위반 등을 해 구청 관할 부서에 문제제기를 했지만 구청 측이 미온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동물병원 규정위반 문제는 지난 4월 10일 은평구청이 길고양이 TNR 사업을 실시하게 될 은평구 소재 동물병원 세 곳에 대해 실사 점검을 실시하면서 드러났다. 관계 공무원이 캣맘들에게 현장 점검 때 촬영한 사진을 보냈고 캣맘들은 사진 속에서 사용기한이 지난 의약품과 규정상 수술 후 후처치 기간 동안 사용 불가능한 포획틀, 고양이가 아닌 돼지 전용 항생제 등을 사용하고 있음을 발견했다.

A동물병원에서는 사용기한이 2015년 11월 28일까지인 의약품이 발견되었다. (가운데 약품) 

사진 속, 사용기한이 지난 의약품은 A동물병원에서 촬영된 것으로 사용기한이 2015년 11월 28일까지였다. 해당 약은 TNR에 필요한 약을 중심으로 담당 공무원이 사진을 촬영한 것인데 이미 약은 사용된 상태로 소량만 남아있는 모습이다.

이에 대해 구청 관계자는 “해당 약품은 TNR 사업이 필요치 않은 것으로 사전 점검에 성실히 임하지 않은 점에 대해 중대한 과실이라 보고 경고 조치를 내렸다”며 “구청은 경고 3회가 주어지면 계약해지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용기한이 지난 약품을 보관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문제가 되기 때문에 구청 차원에서 행정처분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B동물병원에서는 고양이 중성화 수술 후 회복기간 중 뜬장을 사용해야 하지만 동물을 포획할 때 쓰는 포획틀을 사용할 예정인 것으로 사전점검 결과 드러났다. 은평구 길고양이 중성화 사업 용역 과업지시서(안)에 따르면 “수술 후 후처치 기간 동안 포획틀이 아닌 5cm내외의 뜬장 등의 시설에서 보호한다”는 규정이 있다. 즉 고양이 중성화 수술 이후에는 포획틀이 아닌 배설물이 밑으로 흐를 수 있는 뜬장에서 회복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포획틀은 보통 야생동물을 잡아두는데 사용하는 용도로 마감이 부드럽지 않아 안전에 위험이 있다.

B동물병원이 중성화 수술이후 길고양이들의 회복용으로 사용 예정이라며 은평구청 공무원에게  보여준 포획틀. TNR 사업 과업지시서에는 포획틀이 아닌  뜬장에서 고양이가 회복할 수 있도록 하라고 명시돼 있다.

캣맘은 “사진 속 포획틀은 야생동물을 포획하기 위함이지 동물들이 치료 후 회복하는 공간으로 사용하는 용도가 아니다”라며 “게다가 B동물병원 포획틀은 구멍이 뚫려 있어 고양이 발이 쉽게 빠질 수 있는데 병원이 배변을 쉽게 처리하기 위해 벽돌위에 포획틀을 올려놓기까지 해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는 환경”이라고 말했다.

C동물병원에서는 길고양이 중성화 수술에 사용하는 항생제가 돼지 전용인 것으로 나타나 캣맘들이 충격을 받기도 했다. 사진에 나타난 ‘세프론세븐’ 주의 사항에는 “지정된 동물 이외에는 안전성 및 유효성이 확립되어 잇지 않으므로 임의로 사용하지 말라”는 내용이 담겨있다. 

구청 관계자는 “돼지 전용 항생제가 고양이에게 유해하다고 확인된 보고는 없지만 일반적 상식에서 돼지 전용이 아닌 고양이에게 맞는 항생제를 사용해달라고 요구를 했고 병원에서도 이를 수락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신사동 주민 캣맘 김해인 씨(가명)는 “길고양이 TNR사업을 하는 특정 동물병원에서 지난 5~6년간 위생·안전 등에 관한 문제들이 지속적으로 일어나 은평구 캣맘들이 꾸준히 문제제기를 했지만 변화가 없고 결국 이번 사전점검에서도 문제가 발생했다. 구청은 안전하게 정책이 실시될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해야할 때”라고 말했다.

이어 “동물병원들을 감시하고 평가하는 구조가 없다보니 문제가 일어나도 똑같은 병원이 사업에 입찰해 매년 같은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라며 TNR 실시 동물병원 평가 및 선정위원회 구성 마련을 요구했다.

길고양이 TNR은 길고양이를 Trap(포획)하고 중성화수술(Neuter)해서 길고양이가 살던 곳으로 방사(Return)하는 활동으로 인간과 동물이 도시에서 함께 살아가도록 길고양이의 개체수를 조절하는 사업이다. 서울시는 길고양이 TNR 사업을 지원하고 있으며 지난해부터는 중앙정부에서도 자치구에 예산을 지원하고 있다. 은평구에는 연간 5800만원 예산 규모로 길고양이 360두를 수술시킬 수 있어 길고양이를 돌보는 캣맘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은평구 캣맘들은 “중앙정부도 나서서 예산을 적극 지원해가며 길고양이 TNR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를 집행하고 관리 감독하는 은평구가 사업의 취지를 무색하게 만든다.”며 은평구청이 고양이 TNR사업을 제대로 수행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민구 기자  journalkoo@ep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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