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구체적으로 궁금하지는 않았다. 그런데 우리 마을 사람이 그곳에 대해 말한다면?

신나는애프터센터 마을인문학도서관에서는 지난 2월 20일 사람책 읽기 ‘은평청년 잠비아에 가다’가 열렸다. 주인공은 지난 일 년간 잠비아에서 지내며 봉사활동을 하고 귀국한 반나무(본명 반순미). 은평지역사회에서 활발히 활동하던 25세 청년이 왜 그곳에 가게 되었는지 일 년간 어떤 것을 보고 듣고 느꼈는지 많이들 궁금해 했다. 그래서 그를 ‘사람책’으로 지정하여 읽기 행사가 열린 것.

‘사람책’은 책 대신 사람과 사람이 만나 대화하고 소통하는 행사를 일컫는다. 2000년 덴마크에서 시작되었는데 사람에 대한 편견이나 세상에 대한 고정관념을 줄여보자는 취지가 애초부터 있었다고 한다. 유명인이나 ‘성공’한 사람이 책이 되는 게 아니라 인생에서 들려줄 이야기가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책이 될 수 있다. 그러므로 모든 사람은 한권의 책이 될 수 있는 것.

반나무는 사진 한장 한장을 넘기며 약 45분 동안 잠비아에 대한 이야기를 생생히 들려주었다. 주식은 옥수수가루 찐 것 애벌레는 보양식 친구를 소중히 여기는 문화 주요 산업 친족 성폭력의 현실 왼손을 이용하지 않는 이유 영어를 배워야 하는 상황 등. 독자들은 키득거리다가 탄성을 내며 안타까워도 하다가 곰곰이 생각에 잠기기도 하며 사람책을 들었다.

반나무는 아프리카에서 사는 모습과 우리 사는 모습이 크게 다르지 않고 아프리카에 대해 막연했던 편견이 깨지는 시간이었으며 얻은 것은 ‘사람’이었다고 말했다. 사람책의 발표가 끝나자 독자들은 매우 자세한 질문들을 던지며 눈앞에 그려지고 있는 그곳에 선과 색을 더했다. 신기하게도 사람책을 통해 멀었던 아프리카 생각해본 적 없던 잠비아 루사카 어느 마을 사람들이 아는 사람이 된 것 같고 조금 친해진 것 같았다.

신나는애프터센터에서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사람책 읽기’ 행사를 열 계획이다. 평범한 사람들의 특별함을 발굴하고 다양한 인생을 간접적으로 듣고 경험하는 자리를 열 명의 청소년과 열 명의 성인 주민이 모여 ‘신나는기획단’을 이루고 기획 진행할 예정이다. 편견을 넘어 친구가 되는 시간에 주민들을 모두 초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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