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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평구의회 개혁, 미룰 일이 아니다[편집장 칼럼] 기초의회 무용론, 다시 은평에서 나오지 않으려면
  • 박은미 기자
  • 승인 2019.04.11 16:17
  • 댓글 0
지난해, 새로운 은평구의회를 바라는 은평시민의 서명을 받았던 전례가 있다.

지난해 은평구정개혁시민모임(준)은 구의회 모든 회의 온라인 생중계, 해외연수 폐지, 업무추진비 투명 공개 등 ‘은평구의회 개혁 5대 요구안’을 주민 1,065명의 서명을 받아 은평구의회에 전달했다. 의회개혁을 바라는 1,065명의 시민들은 은평구의회가 주민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특권을 내려놔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의회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의회 내부에서도 나왔다. 초선 의원을 중심으로 “구민 누구나 은평구의회 회의를 생방송으로 시청할 수 있어야 한다.” , “지방의회 국외연수를 폐지하자.” 등 의회가 스스로 개혁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지만 이 또한 한 때의 주장에 그치고 있는 모양새다.

하지만 은평구의회는 6개월이 지나도록 주민들의 이런 요구에 대해 논의하겠다는 수준의 답변 이외에 이렇다 할 변화를 모색하고 있지 못한 상태다. 은평구정개혁시민모임(준)의 5대 개혁과제 요구안에 대해 은평구의회는 지난 1월 해외연수개선안과 온라인 회의중계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은평구의회 스스로도 시대적 흐름에 따라 온라인 회의를 공개하는 것이 구민의 알권리를 충족하고 의정활동을 투명성을 높이는 일이라 밝혔다. 그럼에도 그에 따른 구체적인 계획안은 아직까지 마련되지 못하고 있다. 논의와 검토만으로 시급한 의회개혁을 언제까지 미루기만 할 것인가?

은평구의회는 은평구민들이 투표를 통해 선출한 주민대표기관이다. 주민들은 주민들을 대표해 활동하고 있는 구의원들이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 알 권리가 있다. 또한 상임위원회, 본회의 등 각종 공식회의에서 어떤 발언을 하는지 실시간으로 알고 의견을 제시할 권리가 있다. 이미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 절반이 넘는 곳에서 생방송을 진행하고 있으며 상임위 활동까지 생방송을 진행하는 곳이 확대되고 있다.

인근 서대문구의회는 최근 구의원 해외연수 시 셀프 심사를 차단해 투명한 해외연수 문화를 만들기 위한 규칙을 마련했다. 그동안 부실 심사와 외유성 해외 연수에 대한 비판에 따른 것으로 의회의 신뢰회복을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인 것이다. 이를 위해 의원들 간의 다양한 의견과 개선방향 등을 듣고 의견을 모았고 행안부 표준안보다 더 세부적이고 강력한 규칙안을 만들었다. 투명한 의정활동을 펼쳐나가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구로구의회는 2014년 해외 연수 시 관광성 일정을 일체 배제하고 비판적인 주민과 시민단체가 심의위원회 위원이 되어 의회를 감시하고 견제하는 역할을 하게 해 외유 논란을 불식시켰다. 의원들 간의 충분한 토론을 통해 해외연수 주제를 정하고 분명한 목표를 정하는 과정을 거친다. 해외연수 당사자는 심사위원이 될 수 없음은 당연하다. 또한 해외연수에서 부여된 의원 개별임무 보고서 제출을 명시해 의원 스스로 기록하고 생각하게 한다.

영등포구의회는 지난 2009년 자치구 의회 최초로 청각장애인을 위한 동시 수화통역을 실시했고 구의회 홈페이지 인터넷 생방송을 통해 실시한 수화방송을 통해 장애인의 알권리를 보장했다. 강남구도 2015년부터 청각장애인의 알권리를 위해 수화통역 생방송을 시작했다.

이렇듯 많은 자치구에서 의회 스스로 변화를 모색하고 개혁을 하려는 움직임은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은평구의회는 시대의 흐름과 변화를 거부하고 안주할 때가 아님을 직시해야 한다.

의회를 견제할 기구가 마땅히 없는 상황에서 은평구의회의 모든 회의를 생방송으로 중계해 시민들이 의회가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볼 수 있도록 현장을 공개하는 일은 중요하다. 그래야 시민들이 구의원들이 어떤 조례를 만들고 있는지 어떤 구정질문을 하고 있는지 바로 알 수 있다.

되풀이되는 기초의회 무용론이 다시 은평에서 등장하지 않게 하려면 무엇보다 의회 스스로가 변화에 나서야 한다. 아무리 좋은 제도를 마련한다고 해도 그 제도가 실효성 있게 운영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은평구의회가 진정으로 시민을 위한 시민을 대변하는 역할을 수행할 의지가 있다면 논의하겠다, 검토하겠다는 말로 시간을 지연시키거나 당리당략에 따라 움직일 게 아니라 지금 당장 의회 개혁을 위한 실천에 한 걸음 내딛어야 한다.

박은미 기자  yasodhara@ep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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